한번 기생충은 영원한 기생충?
아날로그 시계를 샀다.
지금 시간이 몇시인지 알려 줄 필요가 없는 목적을 잃은 시계이다.
내가 필요한 시계는 스크린 속에서도 흘러가는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가 아니다.
정적 속 시간이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시계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 툭.툭.툭
조금만 조용해도 생생하게 들리는 시계가 필요했다.
분명 외로워서 헤어짐을 선택했는데, 훨씬 더 큰 외로움이 왔다.
편안한 일상속에서 그저 흘러가듯 지내면 되는데 쉽지가 않다.
모든게 제자리를 지키고 흘러가고 있지만, 나만 정적이다.
조용하게 들리는 초침소리마저 없다면, 모든게 멈춘 것 같을 것이다.
초마다 들리는 툭소리를 듣고 있다보면 어느새 초침소리에 맞춰 지내고 있다.
12시 36분 54초 귀찮은 듯 대충 점심밥을 먹고
15시 57분 27초 나른한 오후엔 잠시 바깥에 마실도 다녀오고
22시 24분 41초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토닥토닥 글을 쓰기도 하며
매일 매일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사람에게 기대지 않기로 다짐한 나는 어느새 시간에 기대어 흘러가고 있다.
과연 나는 완벽한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까?
사람에게 기대지 않는 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해야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