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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선우 Dec 25. 2024

사랑의 의미

타로 이야기

사랑의 의미


생업의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고독처럼 가난이 옆에 와 어깨동무를 합니다. 이젠 초월할 때도 됐을 텐데 아직 물질계에서 공부가 끝나지 않아 위태롭고 불안한 이원념이 올라옵니다. 그럴 땐 이 요동하는 기운들이 나에게 무엇을 공부시키려 하는가?를 돌아봅니다.

‘변화’를 바라는 것입니다.

늘 하던 대로 하면 늘 요 모양 이 꼴일 테니…

다르게 바라보고 다른 선택들을 해보라는 것일 겁니다.

참지 않고 들썩였다면,

참아보라는 말입니다.

도전하지 않고 움츠리고 있다면,

감히 용기 내 해보라는 것입니다.

스승님께서 삶 속에서 공부 실천은 즉시 ‘기운’을 바꾸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처지면 올리고 과하면 줄이고 높으면 낮추고  술~술기운을 타고 가는 것이라고…

이 기운은 우울이나 불안이 아니라 무언가를 해보라는 의미이구나.

타로를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뭐든 어려운 공부는 잘되지 않다가 타로는 재미있었습니다. 2달 전 학당 공부 재 시작할 때 스승님께서 ‘타로 공부’는 관두라고 하셨습니다. 2년간 너무 열심히 했던 공부라, 제법 돈과 시간을 들인 공부여서 낙담이 컸고 제2의 직업으로  가려 준비 중이었거든요.  집으로 돌아와 그동안 사모았던 것들과 교재들, 관련 자격증들을 보며 너무 큰 공간이 이미 차지해버린 것을 어쩌지… 한 달 동안 고민하다 다시 스승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스승님께서 타로를 관두라는 것은 차원 높은 공부를 해서 한낱 앞날을 맞추는 점괘 푸는 걸로 에너지 낭비를 할까 염려하셔서 타로공부를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하셨습니다. 내담자의 기운을 바꿔주는 용도정도로만 봐준다면 해도 좋다 허락해주셨습니다.

불경기가 오자 존재감 없이 숨죽이듯 성질 죽이고 변화를 수용하던 제 일자리가 감원, 감축대상으로 거론되는 현실입니다. 그래서 야간 알바를 해볼까? 투잡을 뛰어야 하나? 이러던 차. 지도 교수님이 타로 야간 알바를 추천해주셔서 퇴근 후 8-12시까지 알바를 결정했습니다.

2시간의 기다림 끝 처음으로 상담을 받게 된 나.

어린 여자 대학생은 짝사랑 남에게 고백했다 차였고 그런 남자를 냉담하게 대했는데 요즘 밥도 사준다고 하고 커피도 사줄까 해서 헷갈린다며 짝남의 속마음을 물으러 왔습니다.

타로의 결과는 무참하게 나왔지만, 이대로 전하면 소녀의 낙담이 클 것입니다.

전 이런 이야길 해줍니다.

-사랑이 뭘까요?

사랑은 아름다운 감정인데요. 짝사랑도 사랑이잖아요? 그럼 그 찬란하고 두근거리는 감정은 가꾸는 거거든요. 내 사랑을 받아주지 않았다 해서, 내 것으로 가질 수 없다 해서 냉정 해지거나 망가뜨리고 싶다면 ‘사랑’이 아닐 수도 있어요.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는데요. 그 오빠 군대 갔다 와 이제 복학했고, 학점도 따야 하고, 취직준비도 해야 하고… 스스로 책임져야 할 많은 일 중 어쩜 팍팍한 생활 틈 속에 연애라는 감정을 가질 여유나 틈도 없어서 당신 마음을 알고도 거절했을 거예요. 자기가 그것까지 끌고 갈 여유가 없는데 고백했다고 다 받아주면 오히려 그게 책임감 없는 게 아닐까요?

짝사랑도 사랑이라면, 그 사람이 여유와 틈이 생길 때를 기다려 주는 것도 지혜예요. 당신이 태양 같은 사람이라 해서 모두에게 따뜻하고 좋은 것만이 아니라 직사광선처럼 너무 뜨겁고 눈부셔서 화상을 입을까 염려하는 맘도 알아줘야죠~ 틈 사이로 비추는 은은한 햇살로 계시다 틈이 날 때  다시 마음을 전해봐요 “

-우와~! 이건 적어야겠어요. 말씀 너무 아름다워요. 그 오빠 입장 돼 보니 제가 참 철없이 행동했던 거 같아요. 그 그것도 모르고 오빠가 나한테 어장관리 하는 줄 알았아요. 친구들도 다 그런 걸 거라고 했거든요.

-혼자 오해하다 좋은 인연 놓치는 사람들 많아요. 오해하지 말고 직접 물어봐요. 당사자한테 직접 듣는 게 제일 낫지 않을까요? 두 사람의 관계에 관련 없는 사람들의 판단은 오히려 ’ 독‘이 되지 않을까요? 직접 물어봐요.

그렇게 사랑에 대해, 소통 방법의 지혜, 엄마와 사이좋아지는 법, 아픈 언니를 염려하는 동생, 진로 고민, 앞으로의 삶등을 듣고 기운을 바꿔 긍정적으로 활기차게 살 방법을 고민해봐 줬습니다. 마음이 많이 풀렸는지 엄마한테도 말 안 한 혼자 해결했던 ‘아픈 과거’도 스르륵 보따리를 풀어나서 저도 같은 비밀 하나를 공유합니다. 자기와 같은 경험을 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어서 그녀는 안심합니다.

그리고 바로 결과가 바뀐 카드를 보여줍니다.

-이게 ’ 에너지‘이자 ’ 기운‘입니다. 긍정적으로 밝게 이 문제들을 해결하겠다 스스로 결정할 때 삶의 모든 결과들이 바뀝니다. 찬란한 젊은 시절 아름답게 사랑하고 신나게 사세요!

인사를 꾸벅 90도로 이사하고 가는 소녀를 보며 난 저 소녀에게 말해준 대로 살고 있는지 되돌아봅니다. 우울한 고용불안의 이원념을 즉시 바꿨는지? 변화에 대응할 말랑말랑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지? 삶은 삶을 통해, 타인의 거울을 통해 너 역시 말씀대로, 공부한 대로 살고 있는가를 묻습니다. ‘회사에서 불경기이니, 더 잘해보자! 으쌰으쌰 응원한 말을 너무 고깝게 듣고 삐져 있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을 하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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