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여행한 사람들

체코 프라하

by 해보자

독일 베를린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동안 안 가본 동유럽에 가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검색해 보니 베를린에서 체코 프라하가 가깝고 물가도 싸서 버스와 게스트 하우스를 예약하고 바로 프라하로 향했다.

인생에서 가장 처음으로 혼자 하는 여행이 된 이 갑작스러운 여행은 설렘과 호기심으로 가득한 마음으로 시작되었다.


DSCF04261.jpg 아직까지도 가장 좋아하는 맥주는 이 필스너 우르켈이다. 출처: Steemit @mdosev

가장 맛있는 음식점을 검색해서 간 곳에서 시원한 필스너 우르켈을 마시며 체코의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계산하는 데, 여기는 팁을 내는 곳이라는 소리를 들을 적이 없는데 영수증에 'Service Fee'가 쓰여 있었다. 나는 서버를 불렀고 서버는 무슨 설명을 해주기보다 270 코루나 정도라고 쓰여있는 금액을 보고 내 손에 들려있던 300 코루나를 보며 "그냥 그거 다 주면 돼"했다. 나는 무례한 손님이 되기 싫어 일단 그 돈을 내고 서버가 돌아와 거스름돈을 주는지 기다려보았다. 하지만 적당한 시간이 지나도 서버는 다시 오지 않았다. 혼자라 수줍기도 하고 팁을 줘야 하는 나라인가 싶어서 그냥 음식점을 나왔다.


이제 도시를 돌아보기 위해 이 거리 저 거리를 걸으며 상점들을 둘러보고 있었을 때, 한 상점 주인과 조금 오래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때 주인에게 이 동네에 팁 문화가 있는지 물어봤는데,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슬로베니아에서 왔다며 체코 사람들은 관광객들에게 사기치 기를 좋아한다고 조심하라고 했다. 내가 못 받고 나온 30 코루나가 아깝기도 했지만 그 보다 순진한 나의 돈을 떼어먹으려고 했던(?) 그 사람이 미워졌다. 그래도 음식과 맥주는 정말 맛있었으니 참아주기로 했다. 그리고 나에게 솔직한 프라하의 모습을 알려준 그 상점의 주인에게도 정말 감사했다. 내가 거기서 뭔가를 산 것도 아닌데 이야기를 하다가 친해져서 숙소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들려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 사람의 이름도, 그리고 그 사람이 슬로베니아 사람이었다는 사실도 거의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여행 중에서는 그 사람이 생각나 마지막날 집에 가기 전에 문 닫힌 그 상점을 슬쩍 지나 보기도 했다.


체코 성에 혼자 걸어다 가다 언덕에 올랐을 때 그 절경이 너무 아름다워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커플에게 "나 사진 하나만 찍어줄 수 있어? 나도 너 찍어줄게" 하고 제안을 했다. 여자는 "아니, 괜찮아"라고 했다. 그렇게 거절하기도 쉽지 않을 텐데.. 그렇게 몇 분쯤 자기네들끼리 찍어보더니 잘 안 나오는지 나에게 돌아와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방해받고 싶지 않은 둘 만의 시간이지만 그 시간을 간직하기 위해서는 내가 필요했다 보다.

p8215704-768x1024.jpg?w=470 출처 : Curious Cat On the Run https://curiouscatontherun.wordpress.com/author/curiouscatontherun/

혼자 여행하면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이 그 도시사람 모두가 된다. 나의 여행을 응원해 주는 사람, 나에게 속임수를 쓰려는 사람, 방해받고 싶지 않은 사람, 단체로 유명한 천문시계를 보러 온 사람들 등 모두가 나의 기억 속에 남아있고 언젠가 눈을 감고 걸었던 거리들을 생각할 때 그 기억 속에 함께 남아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기억 속에서 그들은 나를 항상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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