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짜뉴스나 억측 같은 억울하고 불쾌한 프레임들이 꼭, 명확한 목적을 두고 치밀하게 짜여진 설계 하에 씌워지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를 다행과 불행 중 어느 쪽인지 판단해야 하는문제는 아직 어렵다.
목표며 계획 세우는것도 정성이라면 정성일 터. 그러니 그런공이라도 들인 가십이라면 '날 위해 애썼네...'할 구석이라도 있겠지만. 그런 거하나 없이 무지성으로 전개되는 무책임한 토크의 희생양으로 급 캐스팅 된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현타가 올 것 같아 말이다.
애니웨이.전자와 후자 중 어떤 방식으로 생산됐는지 알 수 없는가십의 주인공이됐음을 알았다고 해서,무슨주먹으로 명치를 내려치고 가슴에멍울이질 만큼 억울하지는 않다.
별별사 별별인. 별별 일다 있고 별별 인간이 다사는세상에, 내가 뭐라고그별천지에서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내가 힘든 건차라리 다른 지점.
아무리 역지사지, 감정이입, 유체이탈을 해도 도무지 알 길 없는 그 정신세계. 그걸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일이 굉장히도 나를 애먹였음이다.
누군가를 두고 거짓을 만들어 타인의 입들에 오르내리게 하는 그것은,대체 인간의 어떤 욕구에 기인한 행위일까. 그로써 얻는 것은 무엇일까. 얻긴 할까.
일종의 쾌감인가. 가만 있는 남을 찍 긁어 스크래치 내고만족을 느낀다라면, 대체 그 감정선은 얼마나 삐뚤어지고 왜곡된 정서란 말인가.
-그래서요?
"자기가 본 건 아니고 같이 밥 먹은 사람이 보고 말해줬대요. 쌤은 숙녀씨랑 같이 근무한 게 몇 년인데 남자친구 있는 것도 몰랐냐고 하는데 자기가 너무 민망하더래요.그러면서 궁극적으로 하려고했던 말은 숙녀님이 너무 자기 얘기를 안 하고 과원들과 어울리질 않고 개인주의고 정이 없다.그런 얘기였어요. 제가 이 얘길 하는 이유는 숙녀님 얘기를 숙녀님 없는 데서 그렇게까지 하는 건 아닌 거 같다고 생각해서"
음, 이건 단순한 호사가, 빅마우스가 아니다.
재평가가 시급한 상황. 이 정도면 필시 난 사람 중에 난 사람일지도 모를 일이다. 보통사람, 정상인이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고?
두유언더스탠이 아니라 깁미더언더스탠.
세상 물정 모르고 사람 경험 없는 미취학 아동도 아니고 은둔형 외톨이도 아닐진대.
나이도 드실 만큼 드셔, 아는 것 많고 가진 것 많다고 늘상 얘기하시는, 매일이 공사다망 하시다는 분께서,왜 사무실쭈구리를 자초하며 지내는, 본인에 비하면 새파랗게 어린애에게 그런황송한 투자를, 심혈을 기울이시는 건가요?
대체 어떤 창의력이어야 밥집에서 마주친, 심지어 본인은 같은 식당에 있던 것도 몰랐다가 나중에 안 사실을 가지고 저런 픽션을 논픽션인양, 거리낌 없이 생산하고 유통시킬 수가 있는 걸까.
끊임없이 묻고 생각했다. 만행인지 기행인지 모를 빅모씨의 행위예술을 이해하고자 나는 나름다방면으로 애썼다. 물론 그 노력들은 내가 내게 내린 사후처방으로,어디까지나 어느 정도 이성을 차린 정제된 나이기에 가능한 도전이었다.
나도 사람인데. 백세 시대 맞추려면 60여 년을 더 살아야하는 앞날 창창한, 아직도 미숙한 부분이많은 애인데, 그 얘길 라이브로 듣던 당시에도 그런 평정심과 해탈을 유지할 순 없는 노릇.
분노와 발작. 억울함과 설움. 나도 모르던 내 안의과 폭풍 같은 감정들의 버튼이 죄다 눌리키고 말았던그때. 나는 혼란스러웠다.
여기서도 긍정 긍정 긍정!하며, 사십 년 가까이를 살고도 처음 겪는 경험과 감정이 있다니. 인생은 이래서 살아볼 만한 것이구나 정신승리를 해야 하는 지점인 건가? 잠깐은 헷갈리기도 하면서.
- 그게 언제고 어느 식당인지 그날 모든 게 기억나요. 빅모씨는 그 식당에 제가 있었다는 것도 나중에 저한테 듣고야 알았어요. 그런데 무슨. (중략) 웬일로 점심에 나간다니까 김 언니가 어디 가냐물어봐서, 누구 만나러 간다고도 말했어요.김 언니도 그 쌤 알만큼 저랑은막역한 사람이에요. 근데 손을 잡고 밥을 먹어? 자긴 보지도 못 한 지인을남친으로 만든 것도 어이없지만.막말로 남자친구라 쳐요. 손 잡고 밥 먹으면 왜?너무 보이잖아요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하려고 잡은 포인트가. 이 보수적인 회사에서 시집 안 간 여직원이 회사 근처 식당에서 남자친구랑 점심 먹으며 손 잡고 히히덕? 것도 그래요. 제가 제 얘길 뭘 안 해요. 저도 친한 사람한텐 해요.그러니 그사람한텐 제 얘길 할 이유가 없잖아요.빅모씨랑 저 인사도 안 해요. 아시잖아요. 근데 어느 지점에서 뭐가 서운하다는 거야. 얘기 곳곳에 다 덫을 놨어요. 사람들이 듣고 이 지점에서 욕 안 하면 그 뒷 지점, 거기서도 안 하면 그 뒤에서 하게끔. 저 한 마리 잡자고 쥐덫을 사정 없이도 놓으셨어요. 너무해요 진짜. 어떡한담. 저 당장 내일 그 식당 가서 CCTV 달라고 하고 싶은데. 못 참겠는데"
와르르 둑이 터졌다.애초에 믿은 적없고 내 사람이라생각지도않았으니 배신감은 없었지만그보다 더한 문제가 있었다.
아무것도 아닌 사실을 가지고 아무 거인 양 만들어내는 일을아무렇지 않게 일삼는 사람이 내 가장 가까이에 앉아있다는 것.
내가 지난 세월, 그 사람 입맛대로 각색된 이야기에 수준 이하의 인물로 얼마나 등장했을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
정말 교묘하게, 내 걱정인 듯 나를 생각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해놨지만 사실 속뜻은 그저 내 욕. 연륜이라곤 1m도 자리잡지 못한 것 같은, 아쉽기만 한 세 치 혀의 타깃으로 날캐스팅했다는 게... 실로 큰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