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차장, 이 시대 아빠들의 슬픈 자화상

(단편소설) 만년 차장 한만운 개납 생존기 - 13 최종회

by 하기


13. 만년 차장, 이 시대 아빠들의 슬픈 자화상 이 시대 아빠들의 슬픈 자화상


일주일 간 중환자실에서 수술 후 경과를 지켜본 의료진은 별 이상이 발견되지 않자 나를 당초 입원했던 1인실로 전원하였다. 나는 아내와 함께 가볍게 움직이며 재활을 위한 노력을 하게 된다. 지장은 박사가 몸을 자꾸 움직여야 회복이 빠르다고 조언을 해주어 아내와 나는 식사 후에 병원 복도를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병원 측에서도 나에 대하여 특별한 호의를 베풀어 주었다. 병원 개원 후 첫 개심수술 사례로 언론에 홍보가 되었는지 현지 방송국과 신문에서 기자들이 나의 병실을 방문하기도 하였다. 수술 후 특별 환자식과 전담 운동치료사가 배정되어 나의 예후를 관찰하고 치료를 도와주었다.

이런 집중치료 덕분에 나는 하루하루 건강이 좋아지고 있었다. 수술 후 2주가 되자 체중도 거의 정상으로 회복되고 피부도 몰라보게 탄력을 회복하고 있었다. 지장은 박사는 이런 나를 보며 퇴원을 준비해도 되겠다고 왕진을 하며 말하였다. 그리고 가벼운 외출도 허가가 되어 나는 병원 측이 제공해준 리무진 승용차를 이용하여 두바이 시내 관광을 아내와 함께 하였다.

국제무역항으로 세계 금융의 허브가 된 두바이는 100층에 가까운 빌딩이 여러 개 들어서며 동양의 뉴욕을 꿈꾸고 있었다. 아내와 나는 시내 중심가인 두바이몰에서 지인들에게 선물할 기념품을 쇼핑하며 시간을 보냈다. 호텔 식당에서 정식을 하며 두바이의 야경을 바라보기도 하였다. 세계 최고층인 828미터의 높이를 자랑하는 빌딩 부르즈 칼리파에서 내려다보는 야경은 환상 그 자체였다. 수술만 아니라면 관광만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너무 무리하면 안 되는 처지라 식사를 마친 나는 병원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일어서려고 하였다. 그때 핸드폰에서 카톡 소리가 났다. 급한 연락이 있을 까하여 공항에서 와이파이가 가능한 휴대용 에그를 대여해 왔기에 연락이 온 것이다.

카톡 문자는 반동득 과장이 보낸 것이었다. 때마침 인사이동시기라 그에 관련한 내용인 듯했다.

“한만운 팀장님 수술 잘 되었다는 말씀은 사모님을 통하여 전해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인사이동으로 망우 세무서 개인 납세과 1팀 차장으로 발령이 나셨습니다. 돌아오시면 강북 세무서가 아닌 망우 세무서로 출근하시면 됩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아내는 나에게 무슨 내용이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망우 세무서 개인납세과로 발령이 났다고 말해주었다.

“이번에는 당연히 팀장이지?”하는 아내의 말에 나는 “이번에도 선임이 많아 차장이래. 차장이면 어때. 건강하게 오래오래 하면 되지. 안 그래.”하는 나의 말에 아내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썩은 미소만 짓고 있었다.



뱀다리 : 개인적인 사정으로 당분간 소설 연재는 중단하고 에세이 위주로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려고 합니다. 소설쓰기에 시간이 나지 않아서 부득이 시간이 적게 걸리는 글쓰기를 할 예정이지만 언제든지 소설 재고가 쌓이면 다시 연재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제목도 네버엔딩 국세청 스토리입니다^^ I'll be back.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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