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나는 드론을 이용한 불법추심업무를 하며 하루하루 먹고살았다. 텔레그래프라는 불법 메신저를 이용하여 개인 간 채권채무 증빙서류를 받고 채무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채권자의 채권회수를 도와주는 일이었다. 불법이긴 하였지만 수요가 많아 일은 끊이지 않았다. 경제적으로 오피스텔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궁핍해지면 죽음과도 같은 거리로 내몰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나는 돈을 모으는 일에 최선을 다하였다. 하지만 고정적인 수입이 아니었기에 때로는 수입이 없어 곤란한 상태에 빠지기도 하였다. 드론과 관련한 재산세를 체납하였더니 38 수색대에서 드론을 사용 정지시키고 임차보증금을 압류하여 아르바이트를 못하게 됐다. 나는 누나에게 돈을 빌려 압류를 풀어 위기를 모면했지만 이스피린을 1알씩만 먹어 약을 저장할 만큼 나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오피스텔에서 죽으면 그나마 화장이라도 해서 납골당에 안치되지만, 거리로 내몰려 코로나 38에 감염돼 죽어서 시체 야적장에 짐승처럼 집단 매장되는 일만은 피하고 싶었다. 그런 상황이 되기 전에 이스피린을 한꺼번에 복용해 오피스텔에서 죽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도 난 채권자의 의뢰를 받고 채무자의 집을 드론으로 몰래 관찰하고 있었다. 드론으로 관찰하다가 현금이나 금고 등을 발견하면 채권자에게 정보를 주고 채권자는 그것을 근거로 채무자를 독촉하여 채권회수를 해가는 시스템이다. 채무자의 집에서 금고와 현금을 발견한 나는 드론을 조정하여 좀 더 미세한 화면을 확보하기 위하여 창문 근처로 다가갔다. 정밀한 사진을 찍고 드론을 들어 올리는 순간 윗집의 창가에서 익숙한 얼굴이 나타났다. 제인의 얼굴이었다.
제인은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런데 혼자가 아니었다. 아기를 안고 있었다. 코로나 38 때문에 개인적인 임신이 금지되었지만 그렇다고 개인적인 임신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었다.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임신의 경우 엄격하게 통제가 되었지만 엄마가 아기를 개인적으로 키우는 것이 허용되었다. 아이가 여섯 살이 될 때까지 엄마와 아이와의 동거가 방역법상 예외적으로 인정되었다.
아기는 돌 정도 된 것 같았다. 엄마의 품에 안겨 눈을 감고 젖을 빨고 있었다. 나는 화면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아이의 볼에 손을 갖다 대었다. 나는 아기를 더 자세히 보기 위하여 화면을 터치하여 화상의 크기를 늘렸다. 아기는 내 손길이 느껴지는지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자는 듯 깨어 있는 듯 아기는 엄마의 젖가슴에 자기의 얼굴을 묻고 다시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