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의 달인: 복합 주택의 비밀

by 하기

절세의 달인: 복합 주택의 비밀


등장인물


이준호 : 50대 초반의 자산가. 15년 전 서울 변두리에 상가 겸용 주택을 매입하여 운영 중. 뛰어난 사업 감각을 가졌으나 세금 관련 지식은 부족하여 고민이 많다.


박민서 세무사 : 40대 후반. '절세의 달인'으로 불리는 베테랑 세무사. 날카로운 분석력과 합법적인 절세 전략으로 유명하다.


사건의 발단


2024년 늦가을. 이준호 씨는 15년간 정이 든 상가 겸용 주택(통칭 '준호 빌딩')을 양도하기로 결심했다. 부동산 시장이 최고점에 달했을 때라 시세는 20억 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곧 그에게 큰 고민이 닥쳤다.

준호 빌딩은 3층 건물이었다.


1층 (100㎡): 상가 (현재 공실)


2층 (100㎡): 주택 (이준호 씨 가족 거주)


3층 (100㎡): 상가 (미용실 임대)


총 연면적: 300㎡ (주택 100㎡, 상가 200㎡)


계산을 해보니 주택 면적(100㎡)이 주택 외 면적(200㎡) 보다 훨씬 작았다. 기존 법규에 따르면, 주택 외 면적이 주택 면적보다 크거나 같으면 주택 부분만 주택으로 인정받고, 나머지는 상가로 분류되어 엄청난 양도소득세를 내야 했다. 게다가 이 빌딩은 양도 가액 12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겸용 주택'이었으므로, 2022년 이후 양도분부터는 주택 면적이 더 크더라도 주택 부분만 비과세가 적용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준호 씨가 매입했을 당시의 구법을 적용해 주택 면적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준호는 "건물 양도가액 20억 중 상가 15억, 주택 5억으로 잡히면 세금만 수억 원이겠군. 잠이 안 온다!"라며 머리를 싸맸고, 결국 박민서 세무사를 찾아갔다.


절세의 묘수: '숨은 주택 면적' 찾기


박민서 세무사는 준호 빌딩의 도면을 펼쳐 놓고 소득세법 시행령 제154조 3항과 관련 예규들을 꼼꼼히 살폈다.


"대표님, 현재 도면만으로는 주택 면적이 주택 외 면적의 절반밖에 안 됩니다. 이대로 양도하시면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절세할 여지가 남아있습니다."


박 세무사는 준호 씨에게 건물을 구석구석 안내해 달라고 요청했다.


1. 지하실의 비밀 (제1의 공격)


준호 빌딩에는 1층 상가 아래에 50㎡ 크기의 지하 창고가 있었다. "여긴 그냥 잡동사니만 넣어두는 창고입니다." 준호 씨가 말했다.


박 세무사 : "대표님, 혹시 지하실에 창문은 있습니까? 전기나 수도는요? 이 공간을 가족들이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한 적이 있나요?"


이준호 : "창문은 조그맣게 있고, 예전에 아이들이 어렸을 때 여름에 습해서 에어컨을 달고 임시 놀이방처럼 쓴 적은 있습니다. 그때 썼던 전기선과 간이 싱크대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박 세무사는 지하실을 청소하고 간이 침구와 주방 용품을 놓았던 흔적을 사진으로 남겼다. 실제 사용 용도에 따라 주택 면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규정을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확보 면적: 50㎡ (지하실) $\rightarrow$ 주택 면적 합계 150㎡


2. 상가 딸린 방의 진실 (제2의 공격)


3층 미용실(상가) 한쪽에는 10㎡ 크기의 작은 방이 딸려 있었다.


이준호 : "이 방은 미용실 세입자가 손님 대기실이나 직원 휴게실로 쓴 곳이라 상가 면적입니다."


박 세무사: "잠깐만요. 계약서를 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세입자와 직접 통화해 보겠습니다."


세입자는 "사실상 직원 혼자 밤샘하면서 머물렀고, 생활용품을 가져다 놓고 주거용으로 썼어요. 화장실도 같이 썼고요."라고 진술했다. 박 세무사는 재빨리 세입자의 임대차 계약서(휴게 공간 명시), 주민등록등본, 그리고 인근 주민의 거주 사실 확인서를 확보했다. 상가에 딸린 방이라도 실제 용도가 주거용이었다는 증빙을 통해 주택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확보 면적: 10㎡ (3층 상가 부속실) 주택 면적 합계 160㎡


3. 계단 면적의 재분류 (최후의 공격)


건물 중앙에는 각 층 10㎡씩, 총 30㎡의 계단실이 있었다. 도면상 이 면적은 공용 면적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박 세무사 : "계단실 면적도 주택과 관계되는 부분은 주택 면적에 포함됩니다. 현재 계단은 1층 상가, 2층 주택, 3층 상가를 모두 연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층과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사실상 2층 주택 거주자가 주로 사용했다고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박 세무사는 1층 상가 이용객은 건물 외부 계단도 주로 이용했으며, 내부 계단은 주로 2층 주택 거주자(준호 씨 가족)의 통로로 쓰였다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정리했다.


확보 면적: 20㎡ (2층, 3층 계단 면적) 주택 면적 합계 180㎡


극적인 역전과 절세 효과


세무사의 노력으로 주택 면적은 극적으로 늘어났다.


기존 주택 면적 : 100㎡


확보된 주택 면적 : 80㎡ (지하실 50㎡ + 3층 방 10㎡ + 계단 20㎡)


최종 주택 면적 : 100㎡ + 80㎡ = 180㎡


주택 외 면적 (상가): 300㎡ {총면적} - 180㎡{주택} = 120㎡


주택 면적 (180㎡) > 주택 외 면적 (120㎡)


이준호 씨의 겸용 주택은 양도 시점에 주택 면적이 주택 외 면적보다 커졌기 때문에, 구법 (고가 겸용 주택 관련 법규 개정 전 취득분에 대한 특례)에 따라 건물 전체를 주택으로 간주하여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되었다. (다만 고가 주택인 12억 초과분에 대해서는 양도세가 부과되지만, 주택 외 부분까지 상가로 보아 과세되는 것과 비교하면 세금 부담이 압도적으로 줄어든다.)


이준호 씨는 수억 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게 되었고, 박민서 세무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민서 세무사 (조언) : "절세의 핵심은 서류입니다. 상가에 딸린 방이나 지하실처럼 모호한 공간도 실제 용도가 주거용이었다는 증빙 (임대차 계약서, 주민등록등본, 거주사실 확인서 등)을 미리미리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은 복잡하지만, 꼼꼼하게 따져보면 반드시 길은 있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taxstory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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