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조사국24시 - 17
신정부의 출범과 함께 해체된 저승사자반의 운명
새로운 정부는 기업우선주의를 외치며 출범하였기에 특별조사라는 형식으로 기업에 압박을 주는 4-4-4반의 존재는 처음부터 껄끄러운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새 정부 출범이후 조사국 축소라는 문제가 화두가 되었고 기업에게 저승사자로 인식되어 온 우리반은 자연스럽게 해체되는 운명에 직면하게 된다.
1반 이동기 사무관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서기관으로 승진하면서 본인에게 눈에 가시같던 4-4-4반의 해체를 단행한다. 서기관 승진이 좌절된 이규종 사무관은 노량진세무서 운영지원과장으로 하향전보되고 나와 정기동 반장은 강북세무서 조사과로 발령이 났다. 유반장, 이차장, 희주는 조사1국 정기조사반으로 편입되어 새로운 근무지로 이동하게 된다.
“그동안 고생 많이 했어요. 어디 가서도 모두 건강하게 지내요.”라고 말하며 이규종 사무관은 우리반 모든 직원과 악수를 하며 사무실을 나섰다. 우리반 모든 직원은 모두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아쉬워했지만 정해진 운명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사무관님의 짐을 차에 실어다 드리고 정반장과 나는 우리의 짐을 택배로 강북세무서로 부쳤다.
조사국 근무 마지막 날 새로운 근무지 출근을 위하여 모든 준비를 마치고 청진동 골목식당에서 마지막 회식을 하였다. 귀가 전 나는 내가 3년간 몸담았던 조사국 건물을 다시 한번 쳐다 보았다.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조사국 사무실의 불빛은 꺼지지 않고 모두 켜져 있었다.
“언제 다시 이곳에서 근무할 수 있을까요?”라는 나의 말에 “그럼. 나는 모르겠지만 규현씨야 아직 젊으니 다음에 반장으로 진급해서 근무하면 되지.”하며 정반장은 내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그때도 우리반 모든 직원이 같이 근무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나는 말했지만 살짝 미소만 짓고 대답하지 않는 정반장의 얼굴에서 그런 미래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를 받으며 우리는 귀갓길을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