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와 충돌하여 맞선은 취소되고

(단편소설) 조사국24시 - 18

by 하기

버스와 충돌하여 맞선은 취소되고



강북세무서 조사과는 집에서 가까워 나는 출퇴근이 훨씬 편해졌다. 가까운 거리라 기름값이 많이 들지 않아 나의 애마 프라이드를 타고 출퇴근했다. 조사과라 현지 출장이 많아 차가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했다.


강북세무서로 출근한 지 1주일이 되던 날 나는 누나가 소개해준 여자를 만나러 약속장소로 차로 이동 중이었다. 누나는 “그동안 조사국 근무때문에 많이 바쁜 것 같아 얘기 못했지만 엄마가 아프시니 너가 짝을 빨리 찾아 엄마의 맘을 편하게 해주어야 되지 않겠니.”하며 맞선을 주선한 것이다.


약속장소인 수유역으로 가던 길 방학사거리에서 나는 정지신호로 횡단보도 앞에 대기 중이었다. 그런데 뒤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리며 나의 몸은 앞으로 쏠리고 에어백이 터지며 그 충격으로 안경이 벗겨질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뒤에서 시내버스가 갑자기 나의 프라이드를 받았다.


자동차는 뒷 범퍼가 박살이 나고 나는 병원응급실로 실려갔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에어백이 적시에 터져 신경 쪽으로도 이상이 없다는 소견이었다. 다만 허리쪽에 약간의 통증이 전해져 와 정밀검사를 받았다. 100% 버스의 잘못으로 버스회사 측에서 보험처리를 해주어 비용은 들지 않았다. 사고의 충격으로 프라이드는 폐차를 하게 되었지만 몸이 이 정도인 게 다행이라고 의사는 나에게 위로아닌 위로를 하였다. 결국 그 날의 사고로 나의 맞선은 무기한 연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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