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조사국24시 - 19
일주일 정도 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던 나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버스회사에서 주는 위로금 100만원을 받고 사고에 대한 합의를 해주었다. 춘계체육대회에서 치악산 산행이 예정되었는데 아직 몸이 안 아물었으면 안와도 좋다고 직원들은 말했지만 토요일에 특별한 약속도 없어서 등산을 같이 가게 되었다. 사고도 있고 맞선도 연기되고 해서 꿀꿀한 마음을 산행으로 풀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직원들과 오순도순 산에 오르니 그동안의 스트레스도 풀리고 새로운 기운도 생기는 것 같았다. 봄의 산은 온갖 꽃들이 지천에 널려 있어 서로 봐달라고 아우성을 치는 것 같았다. 나는 꽃 구경을 하다가 평소에 보기 힘든 희귀한 꽃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기 위하여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순간 비탈에 발을 헛딛은 나는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졌다.
다행히 중간에 나무등걸이 있어 그걸 붙잡은 나는 더 이상 떨어지지는 않았다. 직원들이 조심해서 내려와 나를 부축하여 올라갔지만 발목이 이상했다. 걸을 수가 없을 정도로 아픈 나는 직원들이 119구조대에 연락하여 산 중턱에서 헬기를 타고 하강하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인근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찍어 본 결과 발목 뼈가 골절되고 부은 상태로 기브스를 하고 한달은 있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구급차에 실려 서울의 상계백병원으로 이송된 나는 응급실을 통해 정형외과 병동으로 입원하게 되었다. 누나와 형, 아버지 등이 문병을 와 나의 상태를 보고 걱정을 하였다.
“규현아. 괜찮니? 네가 자꾸 사고가 나서 내가 돈암동에 용하다는 점집에서 네 운수를 보았는데 네가 주어진 운명을 자꾸 거부할려고 하니 사고가 생긴다는 거야. 두 번째까지는 괜찮은데 세 번째에는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고 해서 내가 생명을 지켜주는 부적을 만들어 왔으니 이것을 지갑에 넣고 다니렴.”하고 걱정스러운 듯 누나는 나를 바라보았다.
“쓸데없이 그런 말에 너무 걱정하지마. 앞으로는 조심하고 또 조심할 게.” 부적을 지갑에 넣으며 나는 말했지만 혹시 주어진 운명이란 게 세영이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