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독서는 에너지 낭비 줄이는 방법

50 초보 독서법

메모하며 읽기가 좋은 이유가 뭘까?

생각의 물꼬 트는 메모

저도 몇 년 전까지는 책에 낙서하지 않고 깨끗하게 읽었어요. 오히려 형광펜으로 밑줄 그으며 읽는 남편을 타박하기도 했지요. 밑줄 그은 책을 읽고 싶지 않더라고요. 이미 밑줄 그은 문장에 자꾸 눈이 갔어요. 책을 읽다 보니 많은 작가가 책에 메모하면서 책을 읽으라는 문장을 수도 없이 봤어요. 독서 관련 강의를 들어도 항상 그랬고요. 그 이후로 책에 밑줄을 긋고 메모하기 시작했는데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조심 조심히 읽다가 일단 밑줄을 그으니 뭔가 낙서하고 싶어 졌어요. 생각나는 대로, 실천하고 싶은 내용 등을 마구 적고 있더군요. 예전에는 생각의 물꼬를 막고 읽었다면 지금은 자유로운 생각의 물줄기가 막 나오는 느낌이에요. 나중에 실천해야지 하는 생각들도 메모하지 않으면 10분 후 사라져 버려 아예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책 읽기 중 메모는 흘러가는 시냇물 중 나에게 필요한 물 한 모금을 텀블러에 담아두었다가 요긴할 때 마시는 물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꼭 필요한 부분만 메모하고 삶에 도움이 되는 메모는 실천하고 성장합니다. 메모 없이 많은 내용을 기억, 정리하려고 하면 에너지가 낭비됩니다. 에너지도 아끼고 나에게 도움 될 만한 내용 몇 가지만 메모하면 충분합니다.

후기 쓰기 편한 메모

이 책에서 본 문장과 저 책에서 본 문장의 내용이 비슷하여 떠오르면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 두 문장을 연결해서 써야겠다고 메모를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메모하면 후기 글을 쓸 때 뭘 써야 할지 고민하기보다 메모에 쓴 글을 보면서 그때 든 생각을 끄집어내어 씁니다. 메모한 것만 써도 후기 쓸 때 훨씬 수월합니다.

핵심어에 동그라미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핵심 낱말에 동그라미를 그립니다. 저자가 중요하다고 한 말인지 아닌지 상관없이 읽는 독자에게 중요한 낱말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됩니다. 시를 읽고 독자가 각자만의 해석을 하듯 일반 도서도 독자가 각자만의 해석으로 핵심어에 동그라미를 하고 인상적인 문장에 밑줄을 긋고 생각과 실천한 내용을 적으면 됩니다. 우리는 수험생이 아니라 내가 성장하고 삶에 적용하기 위한 독서를 하기 때문입니다. 책을 많이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작가와 독자가 같은 주제를 찾을 때가 옵니다.


요약 능력 키워주는 메모

와닿는 문장에 밑줄을 긋고 생각을 적다 보면 요약하는 능력이 길러집니다. 핵심어도 찾게 되고 이 문장에서 용기를 이야기하고 있는지 두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메모하면서 쓰다 보면 요약 능력이 생깁니다.


‘두려움이란 실체는 없다’라는 문장을 읽고 ‘두려움 극복 방법’이라고 메모를 합니다. 두려움이란 실체가 없는데 내가 두려워했구나, 두려워할 때마다 두려움이란 실체는 없다는 메모가 생각나겠죠. ‘실패는 실패가 아니라 성공으로 가는 계단이다’라는 문장을 보고는 ‘생각의 전환을 하자’라고 메모를 합니다. ‘실패를 내가 실패로 정의해서 도전하기가 두려웠구나, 이제부터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야겠구나’ 하고 자기와 마주하게 됩니다. 각자가 문장마다 느끼는 감정은 모두 달라서 어떤 메모를 하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중요하다고 메모한 내용이 가장 중요한 메모고 잘 쓴 메모입니다.


책에 메모하지 않은 이유

대학생이 된 딸도 책을 읽을 때 너무 깨끗하여 볼펜을 잡아주며 인상적인 문장에 밑줄도 긋고 생각나는 대로 메모도 하라고 했더니 하지 못하더군요. 어릴 적 그림책에 낙서하지 못하게 한 탓은 아닐까 하고 생각도 해봤죠. 지금에라도 메모하면서 쓰게 되면 내 생각을 글로 요약해서 쓸 수도 있고 나중에라도 내가 이 문장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하고 보게 된다면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도 알 수 있고 생각이 변해가는 것도 알 수가 있다고 장점을 나열했지만, 그냥 눈으로 읽기만 했어요. 저조차도 책에 메모하지 않으면서 읽은 세월이 길었기에 딸도 언젠가 어느 순간 메모를 하기 시작하게 되겠죠. 이렇게 사고의 틀을 깨기가 어렵습니다. 얼마나 많은 책에서 이 메모의 방법이 유용하다고 읽고, 경험에서 느껴야 바뀌겠지요.

메모로 책 구매 비용의 10배 이상의 가치로 돌려받자

메모하지 않은 이유를 살펴보니 가족끼리 돌려 읽으려고 깨끗하게 읽었던 것 같아요. 서로 돌려보려면 낙서가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가족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예전보다 생각이 매우 유연해졌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은 낙서할 수 없으니 깨끗하게 보려고 더 노력했고요. 이제는 밑줄을 긋고 책에 낙서하면서 내가 책 구매한 비용의 10배 이상의 가치를 얻자는 생각으로 접근합니다. 책을 상전으로 모시는 게 아니라 내 성장의 도구로 삼겠다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이 방법이야말로 작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쓴 이 책을 독자가 읽으면서 밑줄을 긋고 각자 실천할 내용의 아이디어로 연결되어 메모가 된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을 거예요. 이 책을 지저분하게 밑줄 긋고 그림 도 그리고 메모해 주세요.

‘단 하나의 밑줄이라도 그을 수 있다면 책값을 충분히 회수하고도 남는 성과를 올릴 수 있다.’

(‘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 도지 에이지)


나만의 언어(그림으로)로 메모하기

책에 나온 어휘대로 그대로 메모하기보다는 나만의 언어(또는 표, 그림)로 바꾸어 메모하면 기억이 오래 남습니다. 말의 중요성에 관한 내용이라면 ‘선언효과의 중요성’이라고 메모를 하는 거죠. ‘프랙티스’를 읽다가 다른 책이 생각났다면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된다'와 메시지 유사''라고 쓰고 나서 SNS에 후기 쓸 때 같이 언급하면 후기가 풍부해집니다. 실천할 내용도 책 모서리나 하단에 메모한 후 바로 실천합니다.


메모 독서는 그 많은 책 내용 중에서 나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문장, 실천할 문장, 더 궁금해서 찾아볼 문장, 내 가슴을 울린 문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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