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서 리뷰

전혜린‘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30년 후 재독

독서 리뷰


20240215_100219.jpg?type=w773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전혜린, 민서출판



30년 만에 이 책을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북클럽 운영 중인데요. 2월 북클럽 나눔 중에 이 책에 대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구입하려고 보니 절판이 되었길래 중고서점을 뒤져서 구했습니다.


20대 이 책을 읽을 때는 전혜린이라는 고뇌하는 삶이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할지 모르는 저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도 이렇게 헤매고 있는데 전혜린이라는 사람도 많이 헤매면서 살고 있지만 자신만의 주장과 생각이 깊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항상 메모해둔 글이 있는데 생각이 나지 않았어요. 다시 읽으면서 어느 부분에서 나올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면서 찾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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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해서 쓴 문장이 자주 보입니다. 죽음에 대해서 고민했다는 것은 삶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했다는 증거입니다.


죽음을 기억하라, 죽음을 곁에 둬라, 수많은 사람들이 말하곤 합니다. 삶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뇌합니다.




인간은 유리알처럼 맑게, 성실하고 무관심하게 살기에는 슬픔, 약함, 그리움, 향수를 너무 많이 그의 영혼 속에 담고 있다.

31p



인간의 삶의 만만치가 않기에 슬픔, 약함, 그리움, 향수의 경험이 아로새기며 살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살았기에 맑게, 성실하게 무관심하게만 살 수 없는 영혼이 된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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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앞으로도! 꿈 없이는 살 수 없다. 눈에 보이고 손으로 잡을 수 있는 현실만이 전부라면 인간은 살아갈 가치가 없는 무엇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155p



현실만이 인간의 세상이라면 모두가 좌절할 것이고 노력하지 않을 것이요, 신기루 같은 꿈을 꾸고, 이루지 못할 꿈을 꾸면서 살다 보면 이루게도 되고 생각지 못한 일이 생기기도 하죠.


현실이 전부라면 이 얼마나 허망한 세상인가?


삶은 원래 의미가 없으며 살면서 의미와 목적을 찾는 게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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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전의 기억으로 찾은 문장은 320p에 앉아 있었다.



격정적으로 사는 것- 지치도록 노력하고 열기 있게 생활하고 많이 사랑하고, 아무튼 뜨겁게 사는 것, 그 외에는 방법이 없다.

산다는 일은 그렇게도 끔찍한 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더 나는 생을 사랑한다.

320p



20대에 읽을 때도 인상 깊은 문장이었나 봅니다. 다시 읽어도 삶의 해답은 이게 아닐까 싶습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방법밖에 없는 방법을 그때도 느꼈겠지요.


삶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 해야 할 일이 있는 사람, 돌봐야 할 사람이 있는 사람, 목적이 있는 사람은 격정적으로 살 수밖에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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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게 하라. 언제나 너희는 취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은 거기에 있다. 그것이 유일의 문제다.

너희들이 어깨를 짓누르고 너희를 지상으로 누르고 있는 시간이라는 끔찍한 짐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 너희는 여지없이 취해야 한다.

그러나 무얼 가지고 취하는가?

술로 또는 시로, 또는 당신의 미덕으로, 그건 좋을 대로 하시오. 그러나 하여간 취하여야 한다.


-샤를르 보들레르- 363p


보들레르의 시 역시 전혜린의 삶의 자세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전혜린이 자주 들었던 음악 두 곡 소개합니다.


게으름에 빠졌을 때 듣는다던 탄호이저 서곡


생각할 때 듣는다던 쇼스타코비치 심포니 5번

저도 책 덕분에 책 속에 소개된 음악을 여러 곡 들어봤습니다.


이런 격정적이고 열정적인 전혜린이 삶을 일찍 마감했다는 것은 아이러니이며 안타까울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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