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서 리뷰

천 개의 파랑, 천선란,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독서리뷰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은 2019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작품입니다.


딸이 사 온 책이라 읽어보고 싶었어요. 최근에 저는 AI 관련 도서를 많이 읽었는데요, 인간을 닮아가는 '휴머노이드(humanoid)'로봇에 관한 소설입니다.


경마장 기수인 휴머노이드 콜리, 부서진 콜리를 고치는 연재와 휠체어 타는 연재 언니 은혜, 두 자매의 엄마 보경, 연재의 친구 지수, 말 투데이와 경마장 인물들이 펼쳐지는 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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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제목을 보는 순간 메리 올리버 시인의 <<천 개의 아침>>시집이 떠올랐습니다. 시집 필사 & 공동 출간 선정 시집으로 선정한 시집이었거든요.


왜 천 개의 파랑일까 궁금증을 갖고 읽기 시작했어요. 최근에는 << 불편한 편의점>> 1,2를 읽으면서 소설에 대한 갈증을 풀고 있습니다. 자기 계발 도서, 인문학 도서를 읽다 보니 소설은 자꾸 뒤로 밀리게 되었는데 딸 덕분에 읽게 되었어요.


어떤 책이든 주는 메시지가 있고 나의 생활에, 나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소설이 사실 더 여운이 오래갑니다. 상상 속 인물들이 며칠간 계속 저를 쫓아다니거든요. 메시지를 들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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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시절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거야.

행복한 순간만이 유일하게 그리움을 이겨.

205p



삶에 지쳐있는 자매의 엄마인 보경이 콜리와 나누는 대화입니다. 소방관인 남편이 살아 있던 그리운 시절로 가는 방법은 현재에서 행복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그가 없는 현재는 냉혹한 현실만이 존재합니다.


누구에게나 이런 현실이 존재하기에 공감하며 읽을 것 같습니다. 현재가 행복하지 않다면 그리웠던 시절을 상상하기도 싫을 테니까요. 현재가 행복해야 힘들었던 시절도 웃으며, 지나 간 추억을 회상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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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아주 가끔, 스스로 빛을 낸다.

210p



연재가 콜리의 하체 부품들을 조립하느라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콜리가 말을 하는 내용입니다. 집중할 때만큼 아름다운 모습은 없겠지요.


사람은 아주 가끔 빛을 내는 게 아니라 아주 가끔 빛을 잃어버리지 않을까요?


빛을 품고 있는데 실망, 좌절, 사고 등으로 잠깐 빛을 읽을 뿐이죠.


단톡방에 " 사람은 언제나 스스로 빛을 내지 않을까요?"라고 올렸더니 감사하게도 제가 스스로 빛을 내는 사람 같다고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우리 모두는 언제나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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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리가 보는 하늘은 천 개의 파랑인데 오늘 날씨는 흐린 파랑 하늘입니다.




"고작 이틀에서 14일로 삶을 연장한다고 뭔가 달라질까?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생길까...?"

"당연하지, 살아간다는 건 늘 그런 기회를 맞닥뜨린다는 거잖아. 살아 있어야 무언가를 바꿀 수 있기라도 하지"

261p



달릴 수 없는 말, 투데이가 14일 삶을 연장한다고 뭐가 바뀔까요? 살아있어야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기회는 순간이고, 살아있어야 그 순간을 바꿀 수도 있으니까요. 14일이라면 엄청 많은 기회가 오갈 수 있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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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끊임없이 낯선 것에 도전하는 거잖아요. 안 그래요?"(319p)


끊임없이 낯선 것에 도전하고 계시나요? 그렇다면 잘 살고 계십니다. 저도 매해 새로이 낯선 것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때론 버겁기도 하고, 해내고 나면 뿌듯하기도 합니다. 이런 버거움과 뿌듯함이 없다면 저는 스스로 빛이 나지 않을 것 같아요.


편안한 삶을 살고 싶은 분들은 그렇게, 도전하며 살고 싶은 사람들은 또 그렇게 각자의 목표나 취향대로 살아가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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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콜리가 보는 하늘은 아주 다양한 하루하루가 아니었을까요?


각자의 삶만큼, 각자의 마음의 크기만큼, 마음의 색깔만큼 달라지는 부분을 하늘로 표현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그것도 앞으로 다가올 휴머노이드 콜리의 눈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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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몇 페이지 읽다가, 어제는 나머지를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문체는 아주 짧고 쉽게 되어 있어서 초등 고학년이면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가끔씩 소설에 빠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어제가 그런 날이었습니다.


마치 연재의 삶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그들의 생각을 엿볼 수도 있었고요. 휴머노이드에 대해서, 동물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왜 천 개의 파랑일까요?


그 궁금증을 따라가며 읽다 보면 금세 읽히는 책입니다. 내 삶에 감사하게 되고 그들의 삶을 응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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