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한 달 살기 : 아라 가야 GoGo 챌린지 2구간
아라가야 GOGo 챌린지 코스 2구간 표지
경남 함안 아라가야 역사 순례길 2구간 걷기 챌린지가 시작되었다.
6구간은 금요일 오후에 3.7km 걸었고 오늘은 토요일 1구간(1.4km)에 이어 2구간을 걷고 있다.
지금까지 4번이나 헤맸기 때문에 아들과 정신을 바짝 차리고 걷는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코스 2구간 지도
아는 사람은 보기만 해도 알겠지만 초행인 사람들은 지명과 건물명이 모두 낯설어서 지도를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가더라도 자꾸 까먹는다. 최대 실수는 저 QR코드를 무시하고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위성사진도 나중에야 알게 되어서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저의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글을 쓴다. 재미있게 즐기는 분도 있지만 나처럼 길치라서 힘든 분도 있을 테니까.
제일 자동차 정비 가는 길
마을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서 이 길은 절대 아닐 것 같다며 정말 제껴 놓았다는 점에서 실수를 한 것이다. 보나 마나 좋은 풍경을 순례길로 만들었을 것이라는 선입견에 발등이 찍힘 셈이다. 결국 주위를 한 바퀴 돌고 나서 이 길로 걸어갔다. 가는 도중에 아들이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한다. 건물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화장실을 찾았으나 없어서 직진하면서 찾기로 했다. 가다 보니 왼쪽에 컨테이너로 지은 사무실이 있어서 화장실을 써도 되냐고 물어보니 거기에는 화장실이 없고 건너편 제일 자동차 정비로 가보라고 하신다.
아들은 모르는 곳인데 어떻게 가냐며 망설였지만 역사 순례길 걷기 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부탁하면 괜찮다고 하고 가보았다. 친절하게 사용하라고 안내해 주셨다. 여행길에 화장실 문제는 항상 생기게 마련인데 아들은 아직 어디 가서 부탁해 본 경우가 없었던 것 같다. 멀리 가더라도 거의 아빠 차를 타고 간 경우가 많아서 휴게소나 주유소에서 해결했기 때문이다. 이런 것 자체도 삶에 대한 공부라고 생각한다. 아들아~ 모르는 사람에게 부탁도 해보고 흔쾌히 안내도 해주는 모습에서 사는 모습을 배워가길 바란다.
낮에는 기온이 높아서 겉옷을 들고 다닌다.
낮에는 날씨가 더워서 겉옷까지 벗고 다녀야 할 지경이었다. 추운 것보다는 더운 게 훨씬 낫다는 생각으로 걸어 나갔다. 더우니 들고 다니는 옷도 귀찮게 여겨지기만 한다.
제일 자동차 정비 ~ 성진 맨션 가는 길
2구간은 주황색 미니 현수막만 보고 다니면 된다.
갈림길이 없어서 직진만 하게 되니 특별히 고민하지 않고 쭉 직진한다.
인생에서도 직선 같은 일이 있으면 즐기며 가면 된다.
제일 자동차 정비 ~ 성진 맨션 가는 길
울타리를 넘어선 꽃들이 예쁘다며 아들이 한참을 쳐다본다.
주위의 꽃도 살펴보면서 지나시길.
함안 성진 맨션 앞 횡단보다
횡단보도 앞에서 성진 맨션이 보인다.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이번 2구간은 수월하겠구나 생각하는 순간 미니 현수막을 놓쳤다.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아들이 성진 맨션 앞에 놓인 현수막이 바닥에 팽개쳐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바람에 떨어졌는지, 누군가가 뜯었는지 모르지만 이정표 하나만 보고 오는 사람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횡단보도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가면 된다.
함안 역사순례길(아라가야 Go Go 걷기 챌린지) 2구간 굴다리 앞
다음 표지는 쉽게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미니 현수막을 보니 발걸음도 가벼운가 보다.
함안 역사순례길(아라가야 Go Go 걷기 챌린지) 2구간 굴다리 앞
아들은 신이 난 못 양인지 자활센터 굴다리를 지나면서 뛰어간다. 제발 그 기분 오래 유지하거라. 힘들다고 짜증 내기 없기다.
함안천 중검마을 앞
굴다리를 건너기가 무섭게 함안천 중검마을 앞에서 다리가 아프다고 앉는다. 이제 겨우 1.5Km밖에 안 걸었는데 벌써부터 아프다고 하면 어쩌누.
함안천 중검마을 앞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는 2코스 안내 표지판이다.
살아가면서도 잘 가고 있다는 인정과 사랑의 표지판이 있다면 즐거이 갈 수 있을 텐데 기대만큼 받지 못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가 자신한테 해주는 방법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맞으면 맞는 대로, 헤매면 헤매는 대로 자기 수용을 하면서 나아가면 된다. " 잘하고 있어~", " 계속 가는 거야"
함안천 중검마을 앞
이번 풍경은 함안천이다. 마을 좁은 길이 아니라서 시원한 풍경이라서 좋다.
매일 산책하던 안양천이 생각난다. 시도 때도 없이 지나다니면서 산책을 하고 시집을 들고 가서 필사하고, 시를 짓기도 했다. 안양천 카페 트럭에서 커피나 쿠키를 사 먹던 생각도 난다. 문득 그리워진다.
함안천 중검마을 앞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어서 걷기 챌린지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아라가야 걷기 챌린지에 인터넷으로 1000명이 신청한 상태였고 나는 그 이후에 추가 신청자로 걷고 있는 중이다. 상품의 크기 다르다고 하나 상품보다 함안 구석구석을 걷고 싶은 마음이 크다. 거기다가 작은 기념품이면 족하다.
함안천 중검마을 앞
함안은 어디서나 이런 산들로 둘러싸여 있어서 눈을 즐겁게 한다.
내가 산책하는 안양천과 다른 점은 주변이 아파트, 건물로 둘러싸여 있다는 점이다.
함안천 중검마을 앞
노란 안내 리본도 결정적인 순간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모른다. 미니 현수막을 묶어두기가 어려운 곳에서는 이런 리본이 제격이라서 아들이 잘 찾아내곤 했다. 이렇게 작은 나뭇가지에 묶어놓은 센스라니.
함안천 중검마을 앞
함안천을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룰루랄라 신나게 걸으면서 간 기억이 난다. 뻥 뚫려 있는 시야가 훤해서 좋고 아들도 기분이 좋아서 가볍게 걸었다. 더욱이 두 갈래, 세 갈래 길이 없어서 헤맬 여지가 없어서 더 좋았다. 삶에도 이런 직진 코스만 있으면 좋겠지만 장단점이 있다. 헤매지는 않았지만 기억도 별로 없게 된다. 편안한 직진 코스를 가면서도 맞게 가는 건지 자꾸 확인하게 된다. 어제 헤맸던 기억이 좋지 않게 벌써 자리 잡았나 보다. 바짝 긴장하면서 걸어서 즐기지 못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천천히 여유를 부려야겠다고 생각하며 걷는다. 11월 아침 독서모임을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에크하르트 톨레)'를 적용한다. 조급할 때, 당황스러울 때, 갈등이 생길 때 잠깐 멈춰서 가만히 내면을 바라본다. 지금 이 순간에서 중요한 게 뭘까? 빨리 가는 게 중요할까?
함안천 상검마을 앞
멀리 '동산정'이 보인다. 다리 공사를 하고 있었지만 안내표지가 잘 되어 있어서 무난하게 진행하고 있다.
목표만을 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가다 보면 완주는 언젠가 하겠지만 즐기면서, 주위를 보면서, 아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걸어야겠다고 다짐을 하며 걸었다.
함안천 상검마을 앞
물은 역시 산과 잘 어울린다. 함안천과 산세가 좋아 걷기에 참 좋은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물이 흘러가면서 내는 소리도 정겹고 시원하게 들린다. 걷기를 하면서 물소리, 새소리, 낙엽 밟는 소리, 사람 발자국 소리, 가을이 익어가는 소리에 집중하면서 걷고 있다.
2코스 끝이자 3코스 시작인 동산정
보라색 3코스 표지판이 참 예쁘다. 2코스 2km가 끝났다. '동산정'을 안 올라가 볼 수가 없다. 아들은 그냥 지나가자고 했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가기 싫으면 앉아서 잠깐 기다리라고 한다. 투덜대며 뒤따라 온다.
함안 동산정 입구 나무
함안 동산정
동산정은 조선 전기의 정자로 1459년 동산 이호성이 건립한 후 1523녀 손자 이희조가 중수하였다고 한다. 500살이 넘은 정자다.
함안 동산정
함안 동산정
내 눈에는 툇마루의 문이 모두 올려져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여름에 더울 때나 풍경이 아름다운 경치를 볼 때 위에 걸어두면 앉아서 보면 사각 액자가 되어 눈이 호강하게 된다.
오늘 현재까지 1~2구간 3.4km 1시간으로 무난하게 걸었다. 살다 보면 이렇게 순탄한 길도 있는 날이 있다. 이런 날은 에너지를 비축해두면 된다. 뜨거운 햇볕 아래서 걸었다. 아직은 오후 2시라 마음만은 여유롭다. 이제 가장 힘들었던 3~5코스가 남았다.
* 이 글은 함안군청의 '함안 한 달 살기'에 선정 되어 지원받아 여행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