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없는 연꽃테마파크

함안 한 달 살기 : 아라가야 Go Go 걷기 챌린지 7구간


함안 한 달 살기 중이다.

아라가야 역사 순례길 (아가 가야 Go Go 걷기 챌린지)는 6구간 - 1구간 - 2구간 - 3구간 - 4구간 - 7구간 - 5구간 순으로 걷고 있다. 6구간을 맨처럼 걸은 이유는 6구간에 있는 함안말이산고분군 사진 공모전에 참여하기 위해서 함안말이산고분군을 지나는 6구간을 먼저 걸었다. 그다음은 차례차례 1~4구간을 걸었고 5구간은 교통편을 몰라서 미뤘다가 마지막으로 걸었고 이동하기 편리한 구간부터 시작했다.


7구간은 참 평이한 구간이었다. 특별히 헤맬만한 곳도 없었고 갈림길이 있지도 않았다. 계절상 연꽃테마파크에서 활짝 핀 연꽃을 못 본 게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시작 남문 마을


숙소를 가야읍으로 옮기면서 걷기 챌린지 어느 구간과도 연결이 되어서 초6 아들과 좋다는 소리를 밥 먹듯이 해댔다. 버스 시간 맞추느라 고민할 필요도 없고, 버스 기다리느라 미리 나갈 필요도 없고, 밤이 어두워서 버스를 놓칠까 봐 조바심도 없어진 게 가장 편하다. 10~20분 거리는 버스보다 차라리 걷는 게 더 낫다. 버스를 기다리는 게 더 시간이 걸린다. 함안에서 뚜벅이로 살려면 외곽으로 나갈 경우를 빼고는 버스보다 자기 다리를 믿는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남문 외 고분군


가야읍에서 남문 마을로 20분 정도 산책하듯이 걸었다. 6구간 함안박물관에서 남문 마을을 걸었던 기억이 있어서 쉽게 찾았다. 헤맸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길을 생생하게 기억해 냈다. 왜 헤맸는지도 알게 되었다. 초반엔 미니 현수막 표지만 보고 갔기 때문에 뒤집어 있거나, 떨어져 있거나 우회 도로 안내가 있으면 여지없이 빙빙 돌았다. 다양한 표지가 존재하는 것을 모른 것이다. 때론 입간판으로, 때론 미니 현수막, 때론 스티커로 붙여져 있다는 것을 3~4구간 걷다 보니 알게 된 것이다. 단편적인 생각만을 하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아라가야 Go Go 걷기 챌린지 2구간 입구인데 함안 남문 외 고분군이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남문 외 고분군 근처


풀밭 길로 쭉 나 있어서 걷기도 편하고 갈림길이 없어서 좋기도 했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남문 외 고분군 근처


주변에서 들리는 새소리가 아주 시끄러웠던 반면에 길은 사람들이 없어서 조용한 산길이었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남문 외 고분군 근처


낙엽이 떨어진 곳에 아직도 피어 있는 꽃이 눈길을 끈다. 너도 이제 사그라질 테지. 푸른 나뭇잎 대신 네가 이 길을 지키고 있구나.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남문 외 고분군 근처


이런 큰 나무를 보면 경건하다. 나무는 땅과 하늘을 이어주며 땅까지 정화시켜 준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우리의 아주 오래전 조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우린 같은 별에서 생겨난 생명체라는 공통점이 있다. '코스모스' 책에 의하면 본질적으로 같은 단백질 분자와 핵산 분자가 모든 동물과 식물에 공통적으로 관여한다는 것이다.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 나무와 나다. 그래서 우리가 나무 옆에만 가면 편안함을 느끼는 걸까?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남문 외 고분군 근처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남문 외 고분군 근처


숲 속에서 아들과 둘만이 아무 말 없이 새소리, 바람 소리, 낙엽 밟는 소리만을 들은 채로 걸었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가야 마을 입구 주차장


가야 마을 입구 주차장을 따라서 가다 보면 헤맬 필요가 없이 잘 안내되어 있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가야 마을 입구 주차장


딴 길로 샐 수 없게 안내되어 있군.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연꽃테마파크


횡단보도를 건너자 연꽃테마파크가 보인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연꽃테마파크


여름에 왔더라면 너무도 좋았을 것을 연꽃이 다 지고 이곳에 왔다. 이런 아쉬움도 있어야지.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연꽃테마파크


연꽃이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함안군청 홍보용 연꽃테마파크 동영상 캡처


함안군청 홍보용 연꽃테마파크 동영상을 봤는데 어마어마했다. 못 보다니 너무 아쉽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연꽃테마파크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연꽃테마파크


돌다리라도 건너면서 아쉬움의 발자국을 남겨본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연꽃테마파크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연꽃테마파크


연못에 비친 모습이 대칭되어 운치를 자아낸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연꽃테마파크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연꽃테마파크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연꽃테마파크


아쉽지만 연 잎 하나라도 보려고 애써본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연꽃테마파크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연꽃테마파크


정자를 사이에 두고 연꽃이 쫘~악 피어 있다면.......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연꽃테마파크


멀리서 보이는 산자락과 가을에 물들어가는 나무 잎들들이 가을임을 확인시켜 준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연꽃테마파크


연꽃의 종류도 아주 다양한 것 같다. 이름도 '옥수 홍련'이다. 사람보다 더 멋지게 이름 짓고 대접받는 연꽃.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연꽃테마파크 전망대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연꽃테마파크 전망대


아라가야 Go Go 걷기 챌린지 7구간 알림 표지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연꽃테마파크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함안 공설운동장


연꽃테마파크를 지나니 넓은 함안 공설운동장이 나온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함안 공설운동장


한때 00 FC를 꿈꾸며 아들이 1년 동안 축구를 배운 적이 있다. 기본기를 배운 덕에 FC에서는 초보였지만 동네 친구들하고 할 때는 잘하는 편이라며 이야기를 꺼낸다. 축구는 자신의 길이 아닌 것 같다며 그만둔 적이 있지만 친구들과 주말이면 축구를 하곤 해서 경남 FC 축구 버스가 남다르게 보인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함안 공설운동장 주차장


함안 공설운동장 주차장에도 가을을 풍기는 멋진 나무들이 늘어서 있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함안 함주공원


함주공원에서도 불꽃무늬 토기가 보인다. 저 불꽃무늬만 보면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불꽃무늬가 가야 왕국의 상징이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함안 함주공원


함주공원 연못에는 물이 아예 없었다. 함주공원 단풍사진도 너무 예쁘던데 많이 져버려서 시기가 지난 것 같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함안 함주공원 입구


함주공원 입구로 올라가 보니 꽃향기가 은은하게 난다.

동그라미를 그리며 하얀 꽃이 별 모양이 되어 떨어진다.

하얀 동그라미 안으로 들어가서 향기를 맡아본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함안 함지공원 입구


아들은 향기를 맡아보니 향수해도 되겠다며 떨어진 꽃잎을 주머니에 담는다. 치자 향과 비슷하다. 나무 이름을 알고 싶다. 잎이 가시 모양이면 은목서, 둥근모양이면 금목서란다. 가시가 없어야 이름도 더 대접 받는구나. 이 나무는 은목서군.

아들아, 너도 향기에 끌리는구나.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함안 함주공원 입구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함안 함주공원 입구


눈이 떨어지듯 꽃눈이 떨어진다. 향기를 품고 떨어진다.

후두득 떨어지는 꽃잎의 순간을 잡아보려 애쓴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함안 함주공원 입구


이 가을에 다른 꽃이 질 무렵 네가 피니 더 향기롭구나.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함안 함주공원 입구


저기 '아라가야고도' 한자가 보인다. 아들하고 폼페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아라가야를 폼페이에 비유하는 데 폼페이를 아느냐고 물어봤다. 화산이 터져서 도시 전체가 화산에 묻힌 도시라고 알고 있었다. 어떻게 폼페이 도시가 있었는지 알 수 있냐고 물어보길래 아마도 건물을 짓다가 하나둘씩 발견하지 않았을까 하고 어설픈 대답을 해주었다.


KBS 역사 스페셜을 함안에서 보게 되었다. 11월 16일, 23일 화요일 밤 10시에 2차례 방송되었는데 아주 흥미롭게 지켜봤다. 제목도 '한국의 폼페이, 아라가야 - 말이산고분군'이었다. 더군다나 박물관을 다녀오거나 말이산고분군을 산책하듯 돌아다니기 때문에 우리 집 앞마당 이야기 같았다. 걷기 챌린지까지 하면서 여러 번 헤맨 길이 아니던가.


특히 1부 '마갑총'이라고 해서 말의 갑옷을 복원해서 직접 말에게 씌워보는 장면은 방송 덕분에 볼 수 있는 명장면이었다. '덮개석 별자리'에 대한 설명도 아주 재미있어서 시집 필사팀 메리 올리버의 '천 개의 아침' 운영 중인데 시구절 중 '하늘에 호소'를 읽다가 '별에게 호소'라는 자작 시를 써보았다. 아는 만큼 시에 담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함안 13호 고분 덮개석 별자리를 시로 지어봄 ' 별에게 호소' 자작시


함안 시외버스터미널 가는 길


꽃길이 7구간이 끝나감을 반겨준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시외 버스터미널 근처


신나게 낙엽을 차며 걸어본다.


아라가야 Go Go 챌린지 7구간 시외 버스터미널


드디어 7구간 종점에 도착했다. 7구간의 기억은 풀밭 길과 연꽃이 없는 연꽃테마파크를 상상으로라도 그리면서 걸었던 기억이 남는다. 이제 성산산성 5구간만 남아 있는 상태다. 5구간은 나에게 어떤 가르침을 줄까?


7구간은 없는 연꽃도 상상하게 만드는 힘을 선사해주었다.


*위 글은 함안군청'함안 한 달 살기'에 선정되어 지원받아 여행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