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한 달 살기 6개월 후 함안사람 서울에서 만나다

함안 한 달 살기

"같이 뮤지컬 봐도 될까요?"


서울 혜화역 공연장 근처에서 난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작년 11월 경남 함안 한 달 살기 중 만났던 함안 블로그 기자님이다. 같이 약양생태공원 정자에서 노을 지는 장관을 초6아들과 같이 본 기억, 같이 불꽃무늬 그릇을 만들기 위해서 공방을 자동차 없이 뚜벅이 여행을 하는 모자를 위해 동행해 주셨다.


10km 달리기를 한 함안 봉성저수지에서 만난 첫날이 떠오른다. 이유 없이 울컥하는 이유가 뭘까? 사람의 인연에 대한 생각 때문일까?


오후 2시 공연이지만 어젯밤부터 설렜다.

아침 맨발 걷기 산책도 다른 날보다 일찍 해치워버리고 몇 시간 전부터 와서 그녀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것이라고 하기보다는 그녀를 기다리는 것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허둥지둥 오기도 싫고 일찍 도착해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싶어졌다. 오랜만에 함안에 대한 감흥을 느끼고 싶기도 하다.


함안에서 돌아오고 나서 한 달은 집에 적응하기 힘들어 해맸고 가끔씩 변해가는 계절에서 피어나는 꽃들이 인스타에서 피어났지만 안타까움만 가득했다. 볼 수 없음에 가고 싶음에 마음만 나댔다가 멈췄다가 잊히기도 했다.


언젠가 함안에 그냥 기차 타고 혼자 다녀올까 생각도 하고 근처 지나다가는 일부러라도 꼭 가야지 하는 생각도 혼자 해본다.


무슨 첫사랑에 빠진 사람 같다


한 달이 이렇게도 내 맘을 흔들어놓을지 몰랐다...


갑자기 인스타에서 서울에 왔다는 소식을 보고 바로 연락했다. 그분 스타일상 부담될까 봐 연락하지는 않으실 것 같았다. 서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나 존중하는 표현이다.


마침 혼자 뮤지컬 공연 보고 바로 함안행 기차 타고 가야 한다는 말에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 이야기를 나누다가 혼자 공연을 본단다. 그때도 공연을 좋아해서 자주 서울로 온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이지훈 배우 팬이라서 결혼식에도 초대되어 다녀왔었다는 이야기에 어머나~ 하면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


같이 봐도 되겠냐는 양해를 하고 티켓을 알아본다. 만날 시간이 없으면 만날 방법을 생각하면 된다. 이야기 나눌 시간이 없다면 같은 공간에서 공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교감할 수 있고 나중에라도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된다.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공간에 어떻게 함께 있느냐가 소중하므로.


네이버 티켓 예매는 이미 마감, 그럼 인터파크로 가보자. 다행히 기자님 옆 좌석이 비어있다. 옆좌석으로 예약 완료~

이런 순발력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지.


공연을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다.

비용과 시간의 한계 때문에 자주 보지 못할 뿐이다.

나도 그렇다.

가끔씩 특별한 날에만 비용과 시간이 해결될 때 볼 수 있기에 더 감사하고 특별한 여운으로 남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은 비용도, 시간도 나한테 어쩌지 못했다.

그냥 달려올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설명할 수 없다.

설명하고 싶지도 않다.


글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일이 있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