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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보스턴 마라톤 중3 아들과 9박 10일 여행


미국 뉴욕 공항 가는 비행기 안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33인의 러너들과 가족들이 9박 10일 동안 마라닉 tv  구독자들과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부부가 러너인 부부, 남편이 러너인 부부, 아빠가 러너인 부부, 혼자 참가한 러너, 저는 중3 아들과 동행했고 풀코스 완주를 했습니다. (완주 후기는 블로그 있어요~^^)


집을 나설 때만 해도 설렘 가득했었죠. 중3 아들은 말도 별로 없었지만 서로 교감이 된다고 생각해서 즐거운 여행이 되리라 생각했어요.


초 6학년 때 함안 4주 체험 신청을 내고 여행할 때도 자잘한 갈등은 있었지만 둘 다 좋은 여행이었다는 추억을 말하곤 합니다. 그때는 둘이 간 자유여행이었고 이번에는 단체여행이라 빡빡한 일정으로 힘들다고 하더군요. 


특히 비행기 13~14시간은 너무 힘들었고 버스에서 2시간, 4시간 이동할 때도 있었는데 불편하다고 했어요. 여행은 불편함을 경험하고 감사함을 배우고 오는 길이라 생각해요. 항상 좋을 수만은 없죠. 힘든 시간이 있어야 기쁜 시간이 오고 힘든 이동 시간이 있어야 멋진 풍경을 보는 게 여행이니까요.


뉴욕 자유의 여신상



마라톤 대회 전 뉴욕 도착하자 만에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갔어요. 유람선을 타고 근처까지 갔어요. 아들은 "내가 자유의 여신상을 보다니..." 말하더군요. 저도 53년 인생에 처음 보니 감격스럽다고 말했죠. 


이런 머나먼 미국에 오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죠. 가고 싶다는 동경만 있었어요.


담임 쌤도 사진 보내달라고 해서 자유의 여신상 사진을 보냈다고 나중에 말해줬어요.








제게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아주 멋있었습니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영화에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아주 낭만적으로 봤거든요. 




  

뉴욕에 대한 그림책도 있었는데 거기에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아주 멋있게 소개되어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86층 전망대에서 360도 둘러볼 수 있어서 뉴욕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었죠.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사진 찍기가 참 힘들었어요.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복잡한 것 같지만 나름대로 도로의 규칙성을 갖고 있는 도로들이 눈에 띄었어요.



보스턴 마라톤 엑스포








보스턴 마라톤 엑스포












다음 날은 보스턴 마라톤 배 번호 수령과 피니시 라인을 가족들과 함께 가봤습니다.  아들은 러닝은 하지 않지만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고 배우는 중요한 기회였죠. 거기서 후원하는 아디다스 상품들도 보고 여러 가지 홍보하는 물건들도 구경했는데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았죠.





뉴욕 타임스퀘어



그 유명한 타임스퀘어도 가봤습니다. 전광판이 기업의 규모를 상징하는 것 같더군요. 역시 사람들의 인파가 중심도시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아요. 



보스턴 마라톤 완주 2024.4.15



128회 보스턴 마라톤을 완주하는 동안은 동행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점심을 같이 먹었다고 해요.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지냈는지 자세하게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것 자체가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가능하면 아침마다 러닝 하려고 했어요. 여행 와서 가장 좋은 건 아침 식사 준비를 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남는다는 거예요. 호텔 조식이 부실할 때도 있었는데 저는 제가 음식 준비를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아주 행복했죠. 비가 오는 날에는 호텔 피트니스센터에서 러닝머신으로 15분 정도 달리기도 했어요. 20분으로 세팅되어 있었어요. 


뉴욕 센트럴 공원, 찰스 강변,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 주변, 그 외 호텔 주변은 아침이라  항상 조용하고 러닝 하기에 좋았어요. 


느린 인터넷으로 블로그를 3~4편 쓰느라 마라톤 하는 것보다 인내심이 더 필요했죠. 결국에는 사진은 최소화하고 글 위주로 쓰자고 마음먹었어요. 


아들은 시차 적응과 버스 이동으로 저녁 9시가 되면 잠들어요. 집에서는 11~12시에 잠들었는데 피곤이 잠인가 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들은 자고 저는 제가 하고 싶은 블로그 쓰기나 조깅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함께 모든 시간을 다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각자의 시간이 여행에서는 항상 중요하거든요.


















캐나다 몬트리올, 토론토



캐나다에서는 프랑스의 영향으로 불어, 영어가 공용어로 쓰이는 나라답게 건축물도 미국과는 다른 분위기입니다. 


특히 토론토 구 시청과 신 시청은 바로 옆에 있는데 건물 구조가 아주 대조적이었어요. 이국적인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처음 캐나다를 여행하는 저로서는 감회가 새로웠어요.


캐나다 오타와 국회 의사당



사진 찍기도 싫어하고 같이 찍히는 것도 싫어하는 중3 아들이라 같이 찍은 사진이 별로 없어요. 그나마 동행하신 분들이 간간이 찍어준 사진이랍니다.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



시크하게 말이 없던 아들도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고서는 멋지다고 하더군요. 이런 광대한 폭포를 책에서나 봤다고 하면서요. 저도 나이아가라 폭포의 천둥소리 같은 폭포 소리와 그 거대함에 그동안 버스 이동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이 사라졌어요. 이 광경을 보려고 그 먼 거리를 이동했나 봅니다.



인천공항



아들은 귀국해서 3일 째까지 정신이 몽롱한 상태입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시차 적응하느라 몸이 아주 피곤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3 아들과 이런 여행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됩니다. 


아들은 초6 엄마랑 둘이 한 달 동안 여행한  함안이 더 좋았다고 하더군요. 단체로 이동하느라 마음껏 보지 못하고 출발해야 하고, 화장실이나 식사시간도 딱딱 맞춰야 하니 불편했다고요. 그런 게 단체여행이란 걸 배운 거죠. 어떻게 편하게만 살 수 있겠어요. 







캐나다 스타벅스



30분 시간이 주어졌을 때 둘러보지 않고 둘이서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즐기기도 했어요. 


주문을 아들이 했는데 알아듣지 못하더군요. 간단한 문장인데도 아들은 발음이 연음이거나 원어민이 아니면 알아듣지 못해요. 그러니 답도 할 수 없죠. 


다양한 발음을 경험해 본 저로서는 능숙하진 않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할 말도 간단하게 핵심만 해서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어서인지 엄마, 영어 잘한다고 했는데 그다지 잘하지는 않아요.


커피를 마시는 여유가 더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모든 일정을 다 보고 배울 수만은 없으니까요. 때론 앉아서 사색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제게도 필요했어요. 


다른 것을 다 잊고 현재의 시간을 오롯이 즐기려고 했어요. 그 시간은 관광을 하는 시간이 아니라 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었어요. 아들도 이런 시간을 좋아했어요.  사진 찍기가 싫은 아들과 커피를 마시고 싶은 저의 목적은 다르나 여유 부리고 싶은 마음은 같았어요. 


중3 아들과 대화는 많이 없었지만 지루한 비행기 안, 버스 안에서의 힘든 시간, 멋진 풍경을 같이 본 것만으로도 감사한 여행이었습니다. 


다시 미국을  갈 수 있을까요? 


다음에 저는 런던 마라톤 여행을 하고 싶어요. 


나중에 아들이 커서 미국을 가게 되면 엄마와의 여행을 기억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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