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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골절 수술 전 준비 완료, 생각보다 심하다,


발목골절 수술



병원의 아침은 일찍 시작된다.


밤새 붓지 말라고  주사를 주고, 혈압을 재고 2~3번 드나드는 바람에 잠을 잔 건지 모르겠다. 간단하게 생각한 골절이 주치의 수술 전 설명을 듣고 머리가 아파졌다. 


생각보다 심하다.


3군데가 골절되었다는 말은 지난번에 들었는데 수술 설명을 들으니 뼈를 맞추고 고정하기 위해 판(용어 까먹음)을 박는다. 한 군데 바깥쪽만 할 줄 알았는데 안쪽도 해야 해서 두 군데를 절개한다. 이 와중에 반 바지는 어떻게 입고 다니지, 스커트는 여름에 어떻게 입고 다니지 하고 걱정하는 나를 본다. 


아, 무섭다. 이렇게 써서라도 마음을 달래야겠다. 


의사는 안 좋은 상황을 모두 설명하는 법이지만 관절염, 날씨가 춥거나 비 올 때 시릴 수 있다고 한다. 3개월 후 일차적으로 안쪽에 붙여 놓은 판을  제거하는 수술을, 1년 후 나머지를 제거하는 수술을 한다. 수술 후 이틀 동안은 통증도 심하고 수술 당일은 8시간 가만히 누워 있어야 한다. 


절개도 바깥쪽, 안쪽 두 군데 해야 한다. 제거하는 수술도 두 번이나 있다니 생각하지 못한 내용이라 정말, 머리가 아프기 시작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초 긍정을 생각하는데 급 우울해졌고 두통이 이어졌다. 


발목골절 수술



왼쪽 발목을 수술하는데 오른쪽 다리에 압박 양말을 신고 대기 중이다. 피가 굳는 혈종이 생길 수 있어서 미리 신고 수술을 하게 되고 그 이후에도 신는다고 한다. 



발목골절 수술, 러닝 양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양말을 신으면서 마라톤 대회나 러닝 훈련을 갈 때 무릎 양말을 신던 생각이 떠올랐다. 발목 보호 혈액순환을 위한 러닝 양말이라 일반양말처럼  빡빡하게 들어가서 신기가 어렵다. 같은 원리인 듯 하다. 


풀코스 뛰고 벗으려면 쥐가 날까봐 아주 조심스레 벗는다. 러닝 양말이 압박 양말이 되는 현실이 다가왔다니 하나씩 변하고 있구나. 


최근에 자기 전 밤에, 피곤한데도 잠이 안 온다고 말했더니 남편은 좋았던 추억만을 기억하면 수술은 금방 지나갈 거라고 위로를 한다. 


갑자기 남편의 말을 들으니 라마즈 호흡법이 생각났다. 세 아이 자연분만으로 출산할 때 배웠는데 아주 유용한 방법이다. 라마즈 호흡법에는 연상법, 호흡법, 이완 법이 있는데 연상법이 좋았던 추억을 하면서 고통을 잊는 것이다. 출산의 고통은 있었지만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불안하고 걱정하며 수술 시간을 기다리기 보다 좋았던 시간, 순간을 생각하며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진통제 효과를 본다. 출산 고통보다 아이를 보는 기쁨을 생각하고 바닷가에서 모래를 밟았던 기억을 되살리곤 했다. 걱정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좋았던 추억을 생각해 보자.


호흡법은 가슴 호흡법, 복식 호흡법 여러 가지를 배웠던 기억이 난다. 깊은 호흡을 쉬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준다.


이완 법은 몸을 이완시키면 릴랙신 예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통증이 감소된다. 호흡을 깊게 하고 좋은 추억을 생각하며 몸에 힘을 빼며 명상음악을 들은 덕분에 잠이 들었다. 다 살아가는 방법은 터득하게 되는구나.


다행히 병실은 4인실이고 한 분은 1년 전 발등 수술을 하고 핀(?)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실 분이다. 이 분이 계셔서 도움의 말을 많이 듣는다.  수술 과정과 회복 과정, 핀 제거 과정이 비슷하다. 내가 더 심한 상황인 것 같긴 하다. 나는 세 군데나 되니까 말이다. 


수술 후 8시간 누워 있을 때가 가장 힘들고 2~3일이면 화장실은 혼자 다닐 수 있어서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1년이 지났지만 발이 자주 시려서 온찜질을 자주 해준다고 한다. 


퇴원 후 2개월 동안 집안일을 하지 않았다며 재활이 가장 중요하니 무리하게 집안일이든, 일을 하지 말라고 하신다. 퇴원하면서 구입한 보호대를 구입하여 3개월 동안 신고 다녔는데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한다. 퇴원할 때 병원에서 알려주신다고 한다. 


갑자기 집안에서는 누가 보호자로 있을 것인지 스케줄을 짜느라 부산하다. 남편은 수술 당일만 있기로 하고 나머지는 딸 둘이 교대로 시간을 맞추어 해주기로 했다. 혼자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보호자가 필수다.  팔에 주사를 꽂고 있어서 발목을 짚을 수가 없다. 아직은 발 닿기도 힘들어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가족의 도움을 받아야 할 시기다.


한 사람이 아프니 온 가족이 고생이다. 고생이 될 수도 있고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위기 속에서 가족이나 단체는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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