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창작시 그날들, 다시 뛰어? 말어?


그날 들

김민들레

첫 10km 뛰고 어그적 걷던 날

다시 뛰지 않으려 다짐했다

첫 하프 뛰고 어그적 걷던 날

다시는 뛰지 않으려 다짐했다

첫 풀코스 뛰고 어그적 걷던 날

결코 다시는 뛰지 않으려 다짐했다

처음으로 뛰다가 넘어져서 어그적 걷던 날

절대로 다시는 뛰지 않으려 다짐했다

세 번째 풀코스 완주 후 쥐가 나서 어그적 걷던 날

이제 다시는 뛰지 않으려 다짐했다

다시는 이런 다짐 않으리





발목 골절 수술 전에 출간된 <<마라톤, 시처럼 아름답게>>시집 속 수록 시입니다.


마라톤 하면서 아플 때마다 다시 뛰지 않으리 다짐했는데도 1~2주 혹은 3개월 부상 회복 뒤에는 다시 뛰게 되더군요.


이 중에서 울릉도 마라톤 풀코스 뛰다가 넘어져서 1개월 무릎 치료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다행히 엑스레이를 어깨와 무릎 찍었는데 이상이 없어서 외상만 치료했어요. 무릎이 깊게 파인 상처라 한 달 쉰 후 뛰려니 넘어질까 봐 두렵더군요.


뛰면서 넘어진 트라우마는 뛰면서 극복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다시 뛰다 보니 잊히고 다시 풀코스를 도전한 기억이 납니다.


세 번째 풀코스에는 쥐가 나서 아주 고생했는데요, 다시 뛸 수 있을까 고민했더랬죠. 완주 후 온몸이 쥐로 휩싸였는데 온몸이 경련이 일어날 것 같았거든요. 다행히 페메해주신 분이 팔다리를 주물러 주셔서 고비를 넘겼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서 풀코스 뛰어야 하나 고민한 대회였습니다. 그리고 나서도 풀코스를 2회 더 뛰었으니 고비를 넘긴 거겠죠.


이제 발목 골절 수술로 다시 뛰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마음이 오락가락합니다.


지금까지 통증 중에 가장 큰 통증이어서 수술 후 통증은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부상과 회복 과정까지 마라톤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찌 꽃길만 뛰면서 완주하겠어요. 이 과정을 잘 이겨내서 다시 도전하고픈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마라톤은 몸이 풀코스로 뛸 만한 체력이 길러지기 위해서는 성장할 때마다 통증, 회복, 훈련이 반복되더군요. 통증 자체가 근육이 생기는 과정이기도 하고 무리가 되는 과정이기도 하니까요. 그 줄타기를 잘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20240525_062304.jpg?type=w773 집 근처 시민체육관



나름대로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훈련한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하지 않은 부상에 부딪혔습니다.


한 달을 누워서 지내보니 하루 한 시간 운동으로 하루의 활력을 얻었더군요. 물론 그때도 그런 생각으로 러닝 했는데요. 쉬어보니 그 한 시간이 없음으로 인해서 마음도 오락가락, 부정적으로 바뀔 때도 많아졌어요. 저는 활동하면서 힘을 얻은 성향임을 알게 되었어요.


이제는 부상 회복에만 전념하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러닝 할지 말지는 회복한 이후에 고민할 일이네요.




매거진의 이전글발목 골절 수술 3주 차 회복 과정, 외출도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