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은
마음을 주기 전에 떨어지고
목련은
툭! 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
새들은 서둘러 날아가고
새들이 남겨놓은 하늘에
여름이
덩그러니 남아있다
-늦은 봄, 이순주 -
내 안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시집 필사 & 출간 9기에 <<홍대 입구 8번 출구>> 첫 시집을 출간하신
이순주 시인입니다.
20대 문학소녀의 꿈을 꾸었지만 접었고 다시 예순이 되어 시를 쓰게 되셨대요. 같이 시를 쓰면서 느낀 점은 삶의 경륜은 어디 가지 않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답니다. 시에 다 담겨져 나오더군요. 나이가 많을수록 시를 쓰기에 더없이 좋습니다.
필사, 출간 모임에 참여하시면서 문예지에 시인 등단도 하셨어요. 축하드립니다!
'비 온 뒤, 초여름' 시를 소개합니다.
비 온 뒤, 초여름
이순주
마지막 남은 봄꽃들이
초록에 자리를 내어주고
숲은 진초록의 군복을 입고
행군하는 군대처럼
여름을 향해 행진한다
봄꽃이 떨어진 자리에
작은 열매가 총알처럼 달려있다
등허리에 땀이 흐르고
조명탄같이 쨍한 햇빛이
나뭇잎에 쏟아진다
초여름
비 온 뒤 숲 속은
행군하는 군대 같다.
조명탄같이 쨍한 햇빛이 올여름 아주 많았기에 아주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여름이 가고 있는 시점에 이 시를 읽으니 초여름이 다시 그리워지려고 합니다. 계절은 우리들에게 감성을 주고 감사를 주고 인사이트를 주는 것 같아요.
시집 제목과 같은 제목인 '홍대 입구 8번 출구'를 소개합니다.
홍대 입구 8번 출구
이 순 주
오늘도 홍대 입구 8번 출구에 갔습니다.
어쩌면 당신을 만날지도 모르니까요.
그곳은
검은 계단 밑으로
사람들이 밀려가고 밀려옵니다.
사방을 비추는 LED 간판 불빛이
노을처럼 거리를 물들입니다
당신의 발자국이 추억처럼 찍혀있는
네모난 보도블록을 세며
이 길을 걷고 또 걸어 봅니다
길 건너편
내가 걸어보지 않은 길엔
눈길만 던집니다
휘돌아오는 바람에
그리움이 먼지처럼 일어납니다
먼저 때문에 눈물이 났습니다
그리움이 느껴지는 시입니다. 홍대 입구 근처에서 오래 사셔서 거리들이 모두 눈에 익겠지요. 그런데 당신의 발자국만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그리움을 시로 쓸 수 있고 마음을 표현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이순주 시인의 시 3편을 소개했습니다.
이번 주 일요일 9월 8일에 출간식을 합니다.
서로 축하할 수 있어 운영한 사람으로서 아주 행복하고 뿌듯합니다.
이순주 시인의 첫 시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내 안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시집 필사 & 출간 9기 3개월 과정 9월 2일 시작했어요. 나의 잠재력을 깨우는 시집 필사와 창작 시를 '함께'의 힘으로 써봐요.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