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 넌 이미 바다였어
김민들레
어느 골짜기에서 왔느냐고 물어보지 마라
우린 강에서 우연히 만나 바다로 갈 뿐이다
어느 바윗돌에 상처를 받았는지 물어보지 마라
굽이굽이 그 많은 자갈과 바위를 잊은지 오래될 뿐이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냐고 물어보지 마라
물소리와 빗소리에 울음을 숨기며 흘러갈 뿐이다
나는 넓은 바다로 갈 거야
짠물에 상처가 아물고 나의 흔적이 희미해지는 깊은 바다로
그때부터 나를 바다라 불러다오
*시집 필사 & 출간 모임 33일 차입니다. 흐르는 강물을 보고 있노라니 강물이 바다로 가고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