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바다, 진짜 바다
김민들레
바다 옆에 사는 바쁜 언니는 주말마다 바다로 간다
해수욕장 모래를 맨발로 밟으면 발자국 소리는 파도에 묻히고
일주일 스트레스가 발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단다
바다가 없는 나는 매일 아침 모래놀이터로 간다
공터에 모래를 쌓아두고 맨발로 밟으란다
바다도 없고 파도도 없지만 발자국 소리가 아스락 들리고
근처 나뭇잎 사사삭 소리가 파도소리처럼 들려온다
오늘따라 아침이슬을 머금은 모래는
바다인냥 아는 척을 해대고
질퍽거린 발바닥은 어쩔 줄 몰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