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낭송하고 시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느낌은 어떨까요?
유영숙님의 가을 바다입니다. 가을엔 바다가 둘이라는 시입니다. 하늘에 구름 배도 있고, 유영도 합니다. 그리움을 싣고서요.
요즘엔 하늘 바다가 참 멋질 때가 많습니다. 바다 같은 하늘바다. 시이기 때문에 만날 수 있는 문장입니다. 친구들이 가을엔 하늘이 둘이라고 했더니 멋진 표현이라고 했다는군요. 이런 친구, 이런 멋진 표현을 하는 친구 옆에 두고 싶지 않으신가요? 귀 호강하는 친구분들이 부럽군요. 참, 저도 읽고 나눴으니 귀 호강했습니다. 좋은 글, 좋은 문장, 좋은 책을 접하는 기적 같은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노트에 필사한 시를 소개했습니다. 신경림 시인의 '싹'입니다.
어쩌면 이렇게 싹의 입장에서 삶을 표현했을까요?
씨앗 입장에서는 어둠의 흙 세상, 햇볕에 내어 말리는 상처, 뜨거운 눈물이 빗물로 어루만져지겠지요. '재재발거린다'는 처음 봤지만 비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맞이하러 가는 느낌입니다. 이 시로 치유가 되는 느낌입니다. 언어 샤워를 제대로 했습니다.
이문재님의 '어떤 경우'입니다. 김 00님이 소개해 주신 시입니다. 우리는 그저 한 사람이지만 누구에게는 세상 전부일 때가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엄마는 세상의 전부입니다. 배우자가 , 부모가 세상의 전부일 때가 있죠. 그러나 우리는 한 사람이고 한 세상이란 것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자신에 대한 존중도, 타인에 대한 존중이 필요한 까닭입니다.
매일 세상 일을 겪다 보면 자신의 존재가 모래알같이 작게 보일 때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에 한 세상이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살아가야 할 이유가 생기니까요. 그래야 힘이 나니까요.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은 저의 시입니다. 몇 번이나 생각하고 돌고 돌아 세상을 향해 엮어내는 일이 시인 것 같고 글인 것 같습니다. 매일 끝없이 해내는 고귀한 일이 글을 쓰는 일이라면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뭔가 해소할 수 있는 도구가 있고, 해소할 공간이 있다는 것은 다시 담을 수 있는 그릇이기도 하니까요.
화풀이를 '글풀이'로 표현하셨대요. 글로 풀 수 있어서 안쓰러운 자신을 위로하는 글인 것 같기도 합니다. 세상일을 쫓는 당신은 무엇으로 화풀이를 하고 계시나요? 글풀이 어떠신가요?
산책길에 우연히 발길을 향했던 예전 집입니다. 어쩌다가 가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예전 기억이 스스륵 스륵 다 떠오르더군요. 한 편을 다 풀어헤쳤더니 개운해졌습니다.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었었나 봅니다. '어쩌다 발길로 들켜버렸다' 부분이 좋다고 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자잘한 칭찬은 글을 쓰는 데에 자신감을 주거든요. 시 나눔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유영숙님의 '지혜'입니다. 멋지게 과거로 흘러들어갈 현재를 잘 보내고 계시나요? 보이지 않는 미래, 지난 과거, 다가오는 미래, 과거로 흘러들어갈 현재.... 한글 표현들이 참 멋집니다. 단어를 조합해서 만드는 퍼즐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글 장난을 매일 한답니다.
저의 '자화상 그리기'입니다. 화가들은 자화상 그리기가 어렵고, 작가들은 자서전 쓰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힘들었기 때문에, 많은 일을 한 장의 도화지에, 한 권의 책에 다 담을 수 없기 때문이겠지요.
저도 아직은 때가 아닌가 봅니다.
이렇게 여러 시를 나누다 보니 삶을 나누게 되었어요. 삶의 자세를 배우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지혜를 배우게 되었어요. 시 한 편이 한 권의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만의 생각으로, 나만의 경험으로, 나만의 글로 시를 쓴다는 것은 삶을 귀한 일로 만드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