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으로 뭘 그릴까?
오늘은 동온디지털 모임에서 왼손으로 드로잉을 하는 날, 뭘 그리지?
그래, 어제 러닝 하다가 든 생각을 그림과 시로 표현해 보자
왼손이니 간단하게 그릴 대상을 찾아보니 도로와 내 모습만 그리기로 결정.
다 그릴 수 없다.
선택하기. 결정하기. 그리기.
먼저 도로를 그리고, 점선도 그려주고 문제는 사람 그리기다.
초보자들은 사람 그리기가 참 어렵고도 어렵다.
세세하게 그리지 말고 뭉뚱그려 그리자고 했는데 느~무 맘에 들게 그려졌다.
사람을 그리면 꼭 동물그림이 되는데 오늘은 꽤 괜찮다.
앗싸~
소 뒷걸음치다가 문고리 잡은 격, 모자는 흰색을 썼지만 옷이 검정이라 빨강으로 변경. 장갑도, 신발도 빨강으로 변경. 마음대로 색상을 정하니 재밌다.
뜨거운 열정을 빨강으로 표현. 모든 글에 의미가 있듯이, 그림에도 모든 게 의미가 있다. 색깔도, 구도도, 명암도, 그림자도...
이제 지난날, 영하 6도 러닝에 느낌을 가져왔다.
러닝하고 보니 머리도 얼고, 넥 워머도 얼었던 것. 그러나 마음만은 아주 푸근해졌고 말랑말랑해져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써 내려갔다.
그림자 추가도 해야겠다. 드로잉은 완료.
시 초안에는 '냉랭했던 내 마음은 사르르 녹았다' 이 부분은 쓰지 않았는데 자꾸 볼수록, 어제 러닝을 생각할수록 마음이 푸근해졌다는 표현을 하고 싶어졌다.
얼었다의 반대 표현인 '녹았다'는 단어를 생각하는 순간 '이거다'하고... 반전의 묘미도 있고... 썼더니 마음에 든다.
30편을 써도 내 맘에 들기가 쉽지 않은 창작 시다.
러닝 + 드로잉+ 시가 찰떡궁합처럼 딱 떨어진 것 같다. 거기다가 왼손 드로잉 날이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