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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 태교 일기장을 꺼내 아이들을 다시 보다


SE-7cb23ad5-2003-4a33-8c73-948cfb54567b.jpg?type=w773 세 아이 태교 일기장



책을 꺼내다가 책꽂이에 꽂혀있는 태교일기장을 보게 되었다. 세 아이 태교 일기장이다. 태교라고 하기엔 쑥스러운 그냥 임신했을 때의 기록이다.


아이를 기다리는 엄마의 마음과 앞으로의 고민, 아가를 기다리는 마음, 그 상태의 마음을 썼다. 임신했을 때 태교가 중요하다는 책을 읽고 좋은 말, 좋은 행동, 좋은 음식을 먹기 위해 애쓴 기억이 있다. 커피도 아이스크림도 먹지 않았다. 그 덕분인지 아이들은 건강하게 태어났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SE-b439e2a8-3c13-4b6c-9e36-4669b2b554ec.jpg?type=w773 세 아이 태교 일기장



연년생 두 아이는 친구처럼 서로 싸우기도 하고 서로 기대기도 하는 사이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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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가 초등 1, 2학년 때 셋째를 임신했다. 태교 일기장을 쓸까 말까 고민했더니 두 아이 모두 써야 한다며 말한 적이 있다. 아이들은 잊어버렸을 테지만 난 일기장에 기록해 뒀다.


가끔씩 읽으면 엄마가 많이 사랑하는구나를 느낀다고 했었다. 결국 셋째까지 쓰게 되었다. 그때는 정말 건강하게 태어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다가 자랄수록 뭔가 조금씩 더 잘하기를, 열심히 배우기를 바랐던 적도 있다.


아이들은 고등학생이 되면서 스스로 뭐든지 잘 해냈다.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열심히 했던 과정만큼은 인정한다. 지금까지도 그 습관은 여전하고 나름대로 하나씩 성장하고 있음을 옆에서 지켜보곤 한다.



20250423_122106.jpg?type=w773 잠 못 자던 셋째 4개월 되던 시기



특히 막내는 아직도 갓난아기 시절이 많이 생각난다. 고등학생이 되어도 여전히 아장아장 걸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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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는 어느새 엄마 키를 훌쩍 넘어 아빠 키를 넘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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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번쩍번쩍 들 때는 왠지 낯선 느낌까지 들기도 한다.


중간중간 태교 일기장에 글을 남긴다. 몇 년에 한 번씩 남기기도 하는데 어제도 글을 첨가했다. 쓰고 싶은 날이 어제였다.


결혼할 즈음, 독립할 즈음 주려고 계획 중이다. 자기들이 한 번씩 보기도 하고 같이 볼 때도 있다. 그 당시 글솜씨는 없었지만 마음만은 아가들을 향한 사랑이 그득하고 나 자신에 대한 불안도 있더라. 아이들을 키우는 일에 대한 두려움, 일하고 싶은 욕망과 갈등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돌아보니 모두 잘한 일이었고 잘 커줘서 감사할 뿐이다. 이렇게 나는 아이들이 자란 후에 글을 쓰고, 북클럽을 운영하고 시집 필사 출간 모임도 하고, 마라톤도 하다 보니 그동안의 고민이 헛되지는 않은 것 같다. 자양분이 되어 지금의 내가 되었다.


이제야말로 날개 돋친 듯 내가 펄럭일 때가 아닌가 한다. 태교 일기장이 내 삶의 한 기록이 되었던 것이 나를 독서와 글쓰기로 안내한 첫걸음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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