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시집 필사 출간 모임 12기를 진행하고 있어요. 3개월 과정인데요. 그 첫 달 5월 줌 나눔을 했어요. 25일 동안 필사한 시와 창작한 시를 나누는 시간이에요. 본인이 쓴 창작 시 중 한편을 골라서 소개했어요.
Emglish님의 '곡예사의 하루'입니다. 낭송 후 먼저 다른 사람들이 시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하고 직접 지은 분은 나중에 지을 때의 상황이나 느낌을 이야기했어요. 창작한 사람이 먼저 말해버리면 듣는 사람들도 그 느낌에만 동의하게 되거든요.
'곡예사의 하루'에 대한 두 사람의 소감은 인생이 덧없다, 하루하루 삶의 무게가 가볍지 않음을 느낄 수가 있다고 했죠. 발끝에 실린 삶의 무게가 아주 아슬아슬해요. 그럼에도 마지막 행에는 희망을 노래해요.
Emlglish님은 시의 메시지가 잘 전달되었다고 하시네요. 나의 시를 누군가 같은 감성으로 읽어주고
느낀다는 것은 시를 쓰는 사람으로서 아주 흐뭇한 일이거든요. 삶이 쉽지 않지만 매일 성실하게 사시는 분의 삶을 엿보게 됩니다.
'풀꽃처럼 2'는 유영숙 님의 창작 시입니다. 이 시에서는 삶이 풀꽃이 아닌가 합니다. 삶도 이름 없이 저물어가는 건 아닌지. 지나간 시간들이, 누군가 잠시 기억해 준다면 행복한 풀꽃이 되겠죠. 우리 삶과 비유됩니다. 햇살이 머무는 짧은 순간처럼 삶도 짧은 것을 안다면 삶의 태도가 달라지겠지요. 본인을 위로하는 시가 읽는 이를 위로하는 시로 바뀝니다.
저는 제 시중 '양 한 마리'를 골라서 소개했어요. '양'이라는 동물에 대해서 각자 쓰기로 했는데 저는 이 시를 썼어요. 양의 특징이 눈이 좋지 않아 목동의 이끌어주는 대로 가는 성향이 있어요. 아둔하다고도 하고
순하다고 표현하기도 하죠. 양에 대한 특징을 조사한 후 양에 대한 이야기보다 제 경험을 쓰고 싶었어요.
잠이 안 올 때 아무리 양을 세어도 잠이 오지 않았어요. Emglish님도 오히려 잠이 오지 않은 같은 경험이 있었대요. ㅎ
분침이 목동이고 시침이 양으로 표현했어요. 분침으로 시침을 몰고 가니 말 잘 듣는 양을 시침에 비유하고 싶었어요. 순한 양처럼 아침은 변함없이 돌아오더라고요.
유영숙 님 창작 시 중에서 이 시를 제가 골라서 소개했어요. 유영숙 님은 강원도 사시기 때문에 자연에 대한 시가 많은데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어서 드디어 시의 소재를 다양하게 바꾸고 있어서 선정했어요. 아이들과 지내는 교실이 무대, 아이들 눈빛이 조명, 문득 찾아온 아이들의 커튼콜이라는 표현이 아주 찰떡 비유입니다.
3명 모두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가르쳐본 경험들이 많아서 모두 공감하며 읽었답니다. 아이들과 보낸 순간은 매일 시 한 편의 하루라고 하셨어요. 아이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시의 소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음엔 어떤 시가 나올지 기대돼요. 아이들은 아주 다이내믹하니까요.
Emglish님의 '바람이 스민다' 시는 바람 따라 시선을 옮기게 됩니다. 바람은 가슴으로, 하얀 탑에, 바위에,
그릇에, 담장에도요. 특히 '시간이 고인 그릇'이라는 표현이 아주 시적 표현이고 멋진 표현입니다. 따뜻함이 느껴진다고 하셨어요.
두 분 다 저의 시 중 '허영의 바다'를 골라주셨어요. 니체와 헤세의 바다도 아름답지만 어머니의 바다와
저의 꿈꾸는 바다가 보인대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읽는 도중에 바다를 '허영의 바다',
'공작 중의 공작'이라는 표현에서 시를 쓰고 싶었어요. 거기다가 헤르만 헤세 시에서 파도를 '거품의 관'으로 표현했더군요. 어머니의 바다도 생각났고 나는 바다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생각하면서 썼어요.
3연은 제가 꿈꾸는 바다인데 다른 분들이 저의 모습이 보인다고 하셔서 다 들켰구나 생각했어요~^^
그 외에도 여러 시를 서로 나눴습니다. 시를 쓰는 꿀팁도 3가지 나눴고요. 한 달에 줌 1 회지만 나누면서 더 배우게 된다고 하시네요. 저도 그래요. 누군가 나의 시를 읽고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도 아주 동기부여가 됩니다. 6월 줌이 있는 날까지 또 1개월 열심히 창작 시를 쓰고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동행하시는 영숙 님, Emglish 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