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자연과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전원주택에 살면서 나무가 풀과 꽃과 함께 하고 싶죠. 특히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자연이 더없이 좋은 영감의 원천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전원주택에 사는 남편 친구가 초대를 했어요. 야외 테이블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자고 하면서요. 시골에서 자랐고, 시댁이 시골이라 농사를 짓지만 전원주택은 또 다른 분위기였어요. 나들이 겸 부부 모임을 하게 되었어요. 2층 집과 잔디밭, 그리고 텃밭이 있었죠. 텃밭을 정리하느라 오전 내내 했는데도 다 하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2년 차 전원주택에 살고 있는데 생각보다 힘들다고 했어요.
마당에 들어설 때마다 30분씩 쪼그려 앉아서 잡초를 뽑고는 집안에 들어갈 수 있대요. 일주일만 여행 다녀와도 풀이 무성하고 할 일이 엄청 많아요. 곳곳에 집주인의 손길이 닿은 곳들은 보기에 아주 이뻐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아주 많은 날들의 수고로움이 있었던 거죠.
특히 나무는 자연의 신비로움이 아니고 자연의 무서움을 경험했답니다. 나무가 우거지고 가을이 되니 마당에 낙엽이 그득해서 치워도 치워도 끝이 안 나더래요. 보기에는 창밖에 쌓인 낙엽을 보면서 음악 들으며 커피를 우아하게 마실 것 같았는데 현실은 낙엽 치우느라 힘들었다고 합니다. 가지가 무성하게 자라는 것과 떨어지는 낙엽이 무서웠다고 해요.
결국은 가지치기를 많이 해서 하늘 가득 메웠던 가지들은 없어지고 기둥만 몇몇 가지만 뾰족뾰족하게 솟아오른 상태였어요. 저는 지붕 위에 높게 자란 키 큰 나무가 한 그루 있는 게 참 인상 깊게 봤거든요. 그런 나무는 관리하기가 어렵다고 하니 이상과 현실이네요.
텃밭에서 키우는 배추, 상추, 고추, 가지, 참외, 오이, 호박들은 팔기에는 양이 적고 한 가족이 먹기에는 양이 많아서 주변에 나눠주는 게 일이죠. 야채, 과일을 뚝 따서 옷으로 쓱싹 닦고 먹어도 괜찮아요. 농약을 하지 않으니까요. 그 대신 벌레가 반은 먹습니다. ㅎㅎ
가지, 호박, 고추, 상추, 깻잎을 한 아름 주셔서 갖고 왔어요. 누구에게는 넘치는 야채들이고, 누구에게는 싱싱한 먹거리 야채가 되는 거죠. 남편은 시골 출신이라 전원주택에 살고 싶다고 하면 관리할 게 너무 많아서 난색을 표하곤 했어요. 왜 그런지 오늘 절실하게 느꼈어요. 그 대신 장점이 뭐냐고 물어봤어요.
풀멍이 가능하대요. 불멍, 물멍 외에 풀멍도 있네요. 하루 종일 풀을 보고 있는 게 그게 명상이 되는 거죠. 금방 금방 자라서 베어도 베어도 계속 자라서 매일 풀만 보고 사는 것 같다고 합니다.ㅎㅎ 자연에 있으니 시간이 느리게 흐리고, 조급한 마음이 없어진대요. 그 대신 엄청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만 집 밖이 깔끔하고 사람이 살 수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풀이 집을 삼켜버린대요. 이런 땅만 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또 그런 애로사항이 있네요.
안양천을 러닝 하거나 산책할 때마다 우리는 이렇게 넓은 정원을 손질도 안 하고 깔끔한 상태에서 뛰니 너무 좋다고 남편과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계절마다 다른 꽃을 심어주고, 풀도 깎아주고, 도로도 단정하게 보수해 주니 얼마나 좋냐고 하면서요. 거기다가 너무도 넓은 정원이라 아주 시원하죠.
하지만 자신의 집과 정원의 소유는 그만의 매력이 있어요. 매일 가꾸는 재미, 매일 자연과 나누는 대화, 여유로움, 자연이 주는 야채, 과일들이 노동만큼 얻어지는 선물이 되기도 합니다. 여러 장단점이 있지만 직접 전원주택에서 사는 경험하고 싶은 1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