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광명역 평화 마라톤 대회, 하프 참가 후기


%EC%8A%A4%ED%81%AC%EB%A6%B0%EC%83%B7_2025-09-15_173445.png?type=w773 2025 ktx 광명역 평화 마라톤 대회, 광명시 사진 제공

어제 KTX 광명역 평화 마라톤 대회에 광명 마라톤 클럽 회원들과 하프 코스를 참가했다. 2022년 광명역 대회 참가 후 2회째 참가다. 2022년은 본격적으로 마라톤 클럽에 가입하고 훈련을 하기 시작한 즈음이라 이 대회가 무척이나 힘들었다.


평지만 뛰었는데 이 코스는 오르막 내리막이 다른 대회보다 심하다. 하프 반환 후 3~4개 오르막이 있기 때문에 더 힘들다. 그때는 오르막에서 걸었던 기억이 더 많았다. 남편은 그 당시 중1 아들과 5km 코스 참가했다. 하프를 2시간 38분으로 아주 힘겹게 완주했다.


ktx 광명역 마라톤 대회는 남편과 아들이 4학년일 때 셋이 2019년 처음 대회를 참가한 의미가 깊은 대회다. 우리 가족의 마라톤 역사의 첫 대회였다. 그 이후로 우리 가족의 마라톤은 발전하여 내가 5회 풀코스 완주, 남편은 1회 풀코스 완주, 아들은 10km 4~5회 정도 완주했고 두 딸은 11월 5km 도전한다.


SE-c0295d76-24be-4abc-8aa7-d7a99d94b692.jpg?type=w773 대회 전날 레디 샷

11월에는 풀코스 6회째 완주 도전하기 때문에, 지난주 32km 장거리 뛰었기 때문에 이번 대회는 천천히 훈련이라 생각하고 뛰기로 했다. 같은 대회지만 컨디션이 다르기 때문에 남편과는 따로 뛰기로 했다.


SE-66156b93-9ac4-4403-be7f-559eb652524a.jpg?type=w773 2025 ktx 광명역 평화 마라톤 대회

대회 시작 전에 미리 가서 대회 분위기를 둘러보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들의 준비하는 모습, 왁자지껄하면서 설렌 모습도 지나가는 모습도 대회 분위기는 잔칫날 같은 좋은 분위기다.


광명 마라톤 클럽 회원들과 오면 더 좋다. 혼자 뻘쭘하니 서 있는 것도 어색한데 같이 오면 이러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좋다. 처음 하프, 10km 뛰는 분들은 떨려서 잠도 못 잤다고 한다. 지금은 떨리지는 않지만 훨씬 일찍 일어났다. 긴장되거나 몸이 의식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숫가루를 먹고 왔지만 배가 고플 것 같아서 초코파이를 하나 더 먹어뒀다. 안 먹었으면 배고플 뻔했다. 이 초코파이를 너무 잘 먹어뒀다는 생각이 뛰는 내내 들었다. 아침 06에 시작해서 8시 30분에 끝나는 훈련이 많아서인지 배가 고프지가 않았는데 대회는 8시에 시작해서 10시 20분쯤 완주했기 때문에 중간에 배가 고팠다. 계산 착오였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상황에 대처를 빨리해야 한다.



5km가 넘어서면서부터 내리막길이 많다는 것을 몸으로 감지하고(예전 대회 코스는 까먹음) 반환 후를 위해서 에너지를 아껴야겠다는 생각으로 생각보다 천천히 뛰었다. 페이스를 조절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목표는 6분 30초 페이스로 2시간 15분으로 완주 목표를 세웠다. 08시 구름 낀 상태에서 출발했는데 9시가 되니 해가 뜨기 시작한다. 아직도 해가 뜨면 기온이 높아서 심적으로 부담을 느끼면서 뛰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5km마다 식수가 있었는데 작년 대회에 탈수 현상을 보인 사람이 많아서 2.5km마다 있었다. 식수대가 보일 때마다 조금씩 마셨다. 목이 마르기 전에 마셔야 힘이 달리지 않는다. 10km 식수대를 만나면서 에너지 젤을 먹었다. 배고픔이 조금 사라지는 듯하지만 이제부터는 언덕과의 싸움이다. 광명 마라톤 클럽 회원들은 씽씽 잘 달리기만 한다. 내가 아마 광명 마라톤 클럽 하프 코스 참가한 사람 중에서 꼴찌인 듯하다. 그런들 어떠하리. 나는 내 페이스에 뛴다.


12km쯤에 바나나와 초코파이가 있다. 식염 포도당과 함께 먹어둔다. 바나나는 두 조각을 먹으면서 빠른 걸음으로 향한다. 바나나를 먹으니 한결 포만감이 있어서 든든해졌다. 오르막의 오르막... 중간에는 언덕 오른 후 착각을 하고 15km 지점에서 다 왔다고 판단해서 스피드를 냈더니 아니었다. 이런 허무할 데가. 사막에서 오아시스인 줄 알았더니 신기루 만난 현상. 대회에는 많은 변수가 생긴다. 몸의 변수, 마음의 변수, 상황의 별순, 날씨의 변수 등등 나보다 앞선 00님이 보인다. 차근차근 지나쳤다. 첫 하프를 뛰는 00님에게는 이번 코스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지나니 남자 회원님이 나를 지나친다. 스피드가 없으니 왜 이렇게 지쳐 보이냐고 한 마디하고 가신다. 그러게나 말이다. 나름대로 훈련한다고 했는데 골골대고 있으니 나도 갑갑할 노릇이다. 18km 지점에서 낯익은 뒷모습이 보인다.


20091_10958_20250910214210.jpg?type=w773 2025 ktx 광명 평화 마라톤 대회 마지막 피니시 남편과 함께


남편이다. 어! 나보다 더 뒤에서 스타트했는데 앞서고 있었네. 러닝 폼을 보니 아주 지쳐 보였다. 여러 가지 질문을 한다. "아무 말도 하지 마, 힘없어!". 대답할 힘이 없으니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하고 뛰었다. 지금까지 훈련할 때마다 내가 앞서곤 했는데 이번 대회는 남편이 더 나은 컨디션인 것 같다.


오르막으로 터벅터벅 오른다. 걷지 말자는 생각으로 느리더라도 훈련의 힘을 믿고 나아간다. 남편이 뒤처진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내 갈 길을 간다. 여기서 챙기다가는 둘 다 걷기 마련이다. 마지막 피니시 500m 전 터널이 나왔다. 스피드를 내려했으나 힘이 달렸다.


남편이 나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같이 피니시를 했다. 마지막은 있는 힘껏 스퍼트를 하려 했으나 쥐가 찌르륵 올라올 기미가 보여서 다시 스피드를 낮췄다. 쥐가 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 그 고통은 생각하기도 싫다. 여러 번 경험했지만 매번 싫은 느낌이다.


900%EF%BC%BF20250915%EF%BC%BF095711.jpg?type=w773 완주 메달. 이쁘다, 북한, 중국, 러시아까지 기차와 평화가 관통하길

평균 페이스가 6분 41초 페이스로 2시간 19분 15초에 완주했다. 언덕이 많았지만 그래도 언덕에서 걷지 않았기 때문에 예전과 달리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광명 마라톤 클럽 회원들은 개인 기록을 깬 분들이 많았다. 코스 문제가 아니었다. 엥? 그럼 나는 뭐가 문제였지?


물론 24년 5월 발목 골절 수술하고, 재활하고, 철심 제거 수술하고 다시 재활하면서 8개월 정도 뛰지 못한 날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지난 주도 32km를 6분 30초에 완주했건만. 이유를 찾아보자. 일단, 오르막에 아주 약한 나를 발견했다. 나름대로 2022년보다 나았고 허벅지 근력도 스쿼트도 강화되었지만 나의 생각보다는 부족했다. 좀 더 가뿐하게 완주할 줄 알았는데 힘겹게 완주한 게 걸렸다.


대회 전에는 훈련하는 셈 치고 완주만 하자고 하던 생각이 완주하고 나니 좀 더 잘 할 수 없었을까 살펴보는 내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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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572f6f77-9ee8-47e8-8bd6-3980b631c390.png?type=w386 나와 남편의 하프 대회 기록

잘한 점

- 발목 철심 4월 수술 후 첫 하프 완주

- 6분 41초 평균 페이스 나쁘지 않음

-지난주 일요일 32km 장거리 러닝 후라서 기록 욕심 없이 뛰었음, 11월 풀코스 대회가 더 중요함

(나만의 페이스로 주위에 휩쓸리지 않고 대응함)

- 난이도 어려운 코스지만 언덕에서 걷지 않았음

- 계속 나를 코치하며 러닝함(속도 유지, 물 섭취, 잘하고 있어, 후반을 생각해, 오르막은 천천히 등 계속 나에게 코칭함)

- 완주 후 근육, 관절 통증 있는 곳이 하나도 없었음

-대회 전 이번 주 러닝 가볍게 주 2회로 체력 비축함

- 남편과 따로 출발(준비하는 과정이 달라서 따로 있어야 편함)

- 매일 근력운동 10분으로 허벅지에 근육이 있어서 힘이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었음


보완할 점

- 오르막 훈련을 더 할 것, 오르막 훈련에 어떤 운동이 필요한지 찾아볼 것

- 아침 식사 미숫가루 한 잔, 초코파이 하나로 부족함, 파워 젤 출발 전에 하나 먹을 것

-초반에 너무 스피드를 천천히 하지 말 것, 내리막길이라 스피드 조금 더 내도 좋았을 것 같음.

-하프 대회를 추가로 참가해 볼 것(대회와 혼자 뛰는 것은 다름, 혼자는 너무 여유롭게 뜀)


끝나고 나서 광명 마라톤 클럽 회원들과 식사하며서 조촐하게 서로를 축하해 주는 시간이 있었다. 남편과도 이동하면서 이런저런 내용을 들떠서 이야기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았다. 공통의 관심사, 공통의 경험은 대화를 하게 만든다. 남편은 내가 이번 대회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하고, 나는 남편에게 이번 대회에서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고 했다. 둘 중 하나라도 좋으니 다행이다. 매번 대회마다 다른 컨디션 다른 상황이 존재한다. 각본 없는 드라마가 마라톤 대회에서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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