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후기
주말에는 책 1~2권 들고 카페에서 읽는 게 행복한 일상 중의 하나다. 가고 싶었던 오동 숲 속 도서관과 정릉 카페를 갔더니 주차가 여의치 않아 북한산이 있는 카페를 향했다. 예전에 갔었던 경치가 좋은 은평구 야외 테이블이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검색했지만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냥 한 곳을 찍고 갔더니 마침 찾고 있었던 그 카페였다. 다른 길로 우회해서 갔더니 와우~그곳이 나올 줄은 몰랐다. 그곳은 북한산을 볼 수 있는 파노라마 카페다. 6월에는 발목 골절 수술 후 집에만 있어서 갑갑했는데 주말에라도 차를 타고 대형카페만 찾아다닌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알게 된 곳이다. 사람도 많고 테이블도 많고 공간도 넓고 주차 공간도 충분해서 좋아하는 카페다.
역시 일요일이라 사람들이 가득했고 겨우 자리에 앉아서 커피와 빵을 주문하고 책을 읽기 시작한다. 남편은 사람들이 많아서 독서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고 했지만 나는 야외라 좋기만 하더라~^^
'김상욱의 과학 공부'와 '오직 독서뿐' 두 권을 들고 갔다.
종일 글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뻣뻣하게 굳은 채로 마음이 내달리게 될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잠시라도 여유롭게 지내면서 정신을 기른 뒤에 또 보아야 한다.
-양응수 '독서법' -
오직 독서뿐 103P
양응수 독서법 중의 하나인 긴장과 이완이다. 하루 종일 길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여유롭게 지내다가 다시 읽는 방법을 알려준다. 하루 종일 책만 읽은 날도 있었다. 손에서 뗄 수 없는 그런 책도 있다.
긴장과 이완의 필요성을 느낀다. 예전에는 책만 읽는 시간이 많았다면 지금은 운동, 독서, 글쓰기, 드로잉, 산책, 스트레칭, 다양한 독서, 음악, 전시 등 다양한 경험을 해보려고 한다. 하지만 모든 일은 기승전결 독서, 글쓰기를 위한 도구다. 결국은 독서가 삶과 연결되어 풍요로움과 여유, 조화, 유연성, 시너지 효과를 주기도 한다는 결론에 이르기도 했다.
집이나 도서관에서 읽는 독서와 야외 카페는 또 다른 감성을 준다. 많이 읽지는 못하고 한 페이지 읽고 사색하며 산 한 번 쳐다보고, 나무 한 번 쳐다보는 그런 여유 있는 독서가 주말 독서다. 매일 책을 읽기에 주말에는 쉬라고 하는데 나에게는 주말 독서야말로 힐링 독서다.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싶은 야외 장소에서 읽는 거야말로 힐링 중의 힐링이다. 책 내용에서 긴장과 이완이라는 내용이 나와서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 맞아 하면서 읽었다.
많이 읽지 않으면 그 뜻을 알 수 없고, 널리 보지 않고는 그 변화에 통달하지 못한다.
- 오직 독서뿐 129P -
많이 읽고, 널리 보라는 뜻이다. 많이 읽으면 뜻을 알 수 있고, 널리 보면 변화에 통달한다는 뜻이다. 반복 독서를 하면 뜻을 알 수 있고, 다독을 하면 변화에 통달한다는 말.
어려운 책도 반복 독서를 하면 이해가 된 경우가 많다. 특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첫 번째 읽다가 포기한 후 재독하면서 완독했다.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 필사를 하고 있다. 필사하니 조금씩 이해가 가고 니체의 사상을 알 수 있다. 천 번 읽으면 저절로 뜻이 드러난다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한 번만 보고 이해가 가는 책이 있고, 여러 번 읽어야 이해가 가는 책이 있다.
나만의 독서방법은 쉬운 책과 어려운 책을 교대로 읽는다. 어려운 책을 읽다가 쉬운 책을 읽다 보며 술술 읽힌다. 그리고 어려운 책도 읽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붙는다.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완독만 해도 뿌듯하다. 두 번째 볼 때는 의미가 또 달라지기 때문에 첫 번째 훑어만 봐도 도움이 된다. 1만 권 독서해야 글쓰기에 신기가 생긴다고 한다. 다독을 많이 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만큼 많이 읽어야 한다는 뜻.
다독을 할 때 다양한 책을 읽고 있는데 사고가 넓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독서 관련, 과학 관련, 경제 관련, 소설, 자기 계발서, 시 등을 읽는다. 경제와 과학이 어렵지만 일부러라도 읽으려고 한다. 경제와 과학이 서로 연관되어 있기도 하고, 자기 계발 도서와 경제는 또 긴밀한 연관관계가 있다. 과학과 철학이 연계되고, 과학과 경제가 연계되어 투자에도 도움이 된다. 철학과 시가 긴밀한 연관이 있다. 다양한 영역을 읽되 관심 있는 분야는 더 많이 읽으려고 한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읽고 쓰는 경험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새겨본다.
독서는 다만 본문의 의리를 추구해야지, 경솔하게 간추려서 별도의 뜻을 찾거나, 보태 부연하여 다른 주장을 펼쳐서는 안 된다.
-안정복 '잡록' -
오직 독서뿐 141P
저자의 마음을 만나는 일, 저자의 뜻과 메시지를 알려고 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내가 느낀 바를 쓰거나 나와 관련된 경험을 쓰곤 하는데 저자가 하고 싶은 의도, 저자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애써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책을 읽을 때 각자가 알고 있는 방법도 있지만 옛사람 9인의 독서법으로 새롭게 아는 방법도 있고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자신이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받아들이고 배우려고 한다. 양응수와 안정복의 독서 전략을 읽고 있는데 허균, 이익,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홍석주, 홍길주는 독서에 대해 또 어떤 메시지를 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