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젊고 아이를, 결혼을 원한다. 하지만 나는 그대에게 묻는다. 그대는 아이를 원해도 될 만한 인간인가?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20p 민음사 -
아이를 원해도 될 만한 인간인가?라는 질문에 말문이 탁 막힌다. 니체는 자기를 극복하고 자신의 덕의 주인인지 묻는다. 이런 사람이 아이를 원하라는 우회적인 표현이다. 자기 자신을 매일 극복하는 초인, 자신의 덕의 주인이며 주도적인 인간, 관능을 지배하는 자라면 아이를 원하라는 말이다.
이렇게 따지면 낳은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배우면 된다. 물론 세 아이를 낳은 후이기 하지만 지금이라도, 조금이라도 책을 읽고 필사하면서 깨닫고 나아지면 되는 게 아닌가.
필사하면서 반성이 되고 부끄러워졌다... 니체가 말하는 결혼은 무엇일까?
창조한 자들보다 더 나은 한 사람을 창조하려는 두 사람의 의지, 이것을 나는 결혼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의지를 실천하려는 상대방에 대한 외경심을 나는 결혼이라고 부른다.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21p 민음사 -
결혼은 창조한 자보다 더 나은 사람을 창조하려는 의지, 이 의지를 실천하려는 상대방에 대한 외경심을 결혼이라고 니체는 정의한다. 창조한 자가 '신'인지, 결혼하려고 하는 자인지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보다 나은 자를 낳고 기르려고 하는 의지와 배우자에 대한 외경심을 결혼으로 니체는 말한다. 모든 부모가 자신보다 나은 아이가 되기를 원한다. 과욕을 넘어서서 너무 기대를 하기 때문에 방황하는 아이들이 생기곤 한다. 가장 어려운 일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든다.
배우자에 대한 외경심은 또 어떤가? 나는 배우자를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인 외경심을 가지고 있는가? 동갑이라 친구처럼 대하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고 때론 고맙기도 한 존재이기는 하지만 공경하고 있을까? 반성이 되는 부분이다.
니체는 자신을 존경하라고 했는데 배우자도 존경하라고 한다. 인간 자체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라는 말이기도 하다. 반성은 변화의 시작이니 배우자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로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이란 그대들이 나아갈
보다 고귀한 길을 비추는 횃불이어야 한다.
언젠가는 자신을 넘어서서
사랑해야 한다.
창조하는 자의 목마름,
초인을 향한 화살과 동경,
말하라, 형제여,
이것이 결혼에 대한 그대의
의지인가?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23p -
니체가 말하는 사랑의 정의는 '그대들이 나아갈 보다 고귀한 길을 비추는 횃불'이라고 한다. 앞으로 나아가는 고귀한 길을 비추는 횃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불을 밝혀주는 횃불이 사랑이라.... 나는 그렇게 하고 있을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상대방에게 횃불을 비추고 있을까?
오래전부터 부부는 서로의 성장을 도와주는 관계여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결혼을 하면서 성장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성장을 도와줄 수 있는 배우자가 되자고 말한 적이 있다.
남편은 나로 인해 결혼 후 성장했을까?
나는 남편으로 인해 결혼 후 성장했을까?
성장은 자신이 원해야 하고, 노력하지만 배우자의 지원과 응원, 격려 또한 필수적인 요소다. 아이 셋을 키우느라 둘 다 정신없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두 아이가 성인이고 막내가 고등학생이라 여유가 있다. 지금이야말로 성장할 수 있는 시기다.
나 자신도 자신을 극복하는 초인이 되어야 하고 남편도 자신을 극복하는 초인이 되어야 한다. 초인을 동경하고 초인이 되려는 의지 또한 중요하다. 그러려면 몸과 영혼을 반듯하게 세우라고 니체는 말한다.
몸과 영혼을 어떻게 반듯하게 세울 수 있을까? 철학자답게 철학적인 내용만 쏟아놓고 설명이 없다.
몸을 반듯하게 세우는 방법은 운동이다. 특히 니체는 몸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몸이야말로 거대한 이성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만큼 몸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영혼은 어떻게 반듯하게 세울까?
자신을 극복하고, 자신을 매일 넘어서는 초인을 강조한다. 신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의 조화를 중요시하고 항상 창조하는 삶을 살라고 한다. 창조하는 삶이야말로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서 배워야 할 부분과 새로운 것을 만드는 능력이 아닐까
니체의 말로 초인, 창의, 관능의 지배자, 힘에의 의지라는 말로 표현하지만 우리가 아는 내용이다. 초인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 창의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일, 관능의 지배자는 욕망을 절제하는 일, 힘에의 의지는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의지를 말한다. 특히 니체는 실패를 살의 필수적인 요소로 받아들이라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모두가 실패, 실수를 피하려 하지만 실패, 실수가 삶의 필수 요소고 당연히 필요하다고 전제하는 순간 실패의 정의가 달라진다. 니체가 말한 결혼 속에서도 니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다 숨어 있었다. 삶의 지배자, 초인, 창의, 힘에의 의지, 신체와 영혼의 조화, 자기 극복, 덕의 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