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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서 리뷰

김상욱의 '떨림과 울림' 독서리뷰


20251009_143924.jpg?type=w773 김상욱 울림과 떨림

물리학에 이중성이라는 개념이 탄생하던 1920년대, 예술에서는 '초현실주의'운동이 시작되었다. 이는 인간의 무의식을 예술로 표현하는 것으로, 프로이트의 심리학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르네 마그리트의 '표절'같은 그림을 보면 집 안에 있는 나무 내부에 집 밖의 풍경이 그려져 있다. 공존할 수 없는 개념의 공존은 새 시대의 새로운 사고방식인지도 모른다.

- 울림과 떨림 134P -


물리학에서 이중성은 상보성이라고도 한다. 양자역학에서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두 개념이 혼재하는 게 자연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129P). 상보성의 중요한 예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를 소개하는데 이것은 물체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빛은 파동이면서도 입자의 성질을 갖는다고 한다. 여기에서 이중성의 용어가 탄 행했다고 한다.


김상욱의 '울림과 떨림'을 읽고 있는 중이다. 물리학의 이중성 개념을 소개하면서 르네 마그리트의 '표절'그림을 소개해서 찾아보았다.


%EC%8A%A4%ED%81%AC%EB%A6%B0%EC%83%B7_2025-10-14_142157.png?type=w773 르네 마그리트 표절


초현실주의 작가인 르네 마그리트는 집 안에서 있으면서 집 밖의 풍경을 그린 화가다. 창문으로 본 게 아니고 나무의 틀을 이용해서 밖을 내다본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볼 수 없기에 초현실주의다. 물리학에서 두 개념이 혼재하는 게 자연의 본질이라고 하지만 설명하기는 참 어렵다.

SE-421400f0-f073-48c6-b61c-9eae6268e7f7.png?type=w773 르네 마그리트 골콩드(겨울비)


르네 마그리트 그림을 처음 만난 건 '골콩드'그림이다. 사람이 비처럼 떨어지는 그림이다. 있을 수 없는 개념, 상상력, 창의력을 발현한 그림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작품이다. 초현실적인 그림이라서 어리둥절하게 오래 보았던 기억이 있다. 어떤 생각으로 이 그림을 그렸을까, 어떤 무의식이 있길래 작가는 하늘에서 겨울비처럼 사람이 쏟아진다고 생각했을까?


20251009_143849.jpg?type=w773 김상욱 울림과 떨림

빛과 전자는 왜 입자성과 파동성을 동시에 갖는 것일까. 이 두 성질은 물리적으로 결코 양립할 수 없다고 한다. 무선 통신할 때 빛은 파동으로 행동하고, 광전효과 실험에서 빛은 입자로 행동한다고 하는데 이해는 가지 않는다. 이 두 실험은 동시에 할 수는 없어서 상보성이라고 한다. 여기에 있으며 저기에도 있고 옳으면서도 옳지 않다고 하는 선문답 같은 이중성의 개념이 동양철학에 있다.


이것 또한 저것이면 저것 또한 이것이 나는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는 것을 동양철학, 불교, 경전에 많이 등장한다. 상보성 개념을 제안했던 보어가 중국 태극문양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상극이지만 서로 조화롭고 서로 보완이 가능한 무늬였기 때문이다. 대립적인 것은 상보적인 것이라는 라틴어 문구를 귀족 예복에 새겼다고 하는데 그만큼 영감을 준 문양이다.


물리학에서 이중성, 상보성, 불확정성의 원리는 참 어려운 개념이고 설명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동시에 일어날 수 없는 일, 극과 극은 서로 다를 것 같으나 통한다는 것, 두 개념을 동시에 설명하기 어려운 것을 말할 때 쓰는 말이다. 역시 철학과 과학을 같이 읽어야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양자 역학은 도대체 뭘까?

양자는 에너지의 가장 작은 입자 단위이고, 역학은 물체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힘이 작용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예전 고전 역학은 큰 물체 운동(공이나 자동차, 행성)에 대해 움직임과 힘을 연구했다면 지금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입자, 파동의 움직임과 힘을 연구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김상욱 작가가 '떨림과 울림'으로 책 제목을 지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양자 역학은 거시적인 물리학이 아니라 아주 미시적인 물리학이라고 하면 되겠다.



양자역학은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과학 이론 가운데 가장 정밀한 결과를 준다. 더구나 20세기의 첨단과학은 대부분 양자역학의 자식이다. 양자역학은 그 자신의 원리만큼이나 이중적이다.

- 울림과 떨림 138p -


이런 이중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니 양자역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어렵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양자 역학이 현실에서는 많이 실용화되고 있다. 양자역학은 기술, 에너지, 의료 혁신 부문에 눈에 띄게 다음과 같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1. 원자, 분자, 입자로 설명 - 반도체, 레이저, 초전도체 기반을 제공한다.


2. 전자공학 - 트랜지스터: 컴퓨터, 스마트폰

- 의료 MRI

- 양자 컴퓨팅 : 슈퍼컴퓨터


3. 파동 입자의 이중성 - 태양광 패널, 양자 센서


4. 불확정성의 원리(하이젠베르크 원리)- 나노기술, 정밀 측정


5. 양자 얽힘 - 양자 암호통신, 양자 인터넷


원자, 분자, 입자의 설명, 파동 입자의 이중성, 불확정성의 원리 등 이해는 어려우나 관련 기술과 연관 지어 보니 현실에서 많이 기술이 계발되고 활용하고 있으며 향후 더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영역이다.


휴~ 어렵지만 꾸역꾸역 읽고 있는 떨림과 울림, 새롭게 알게 된 용어, 어휘가 넘 많아서 비명 지르며 읽고 있다~^^ 더군다나 오늘은 르네 마그리트 그림까지 알게 되었으니 더 반갑다. 다른 영역이지만 표현하는 방법이 다를 뿐 모두 사람과 자연이 하는 일이라 다르지만 서로 통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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