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박 10일 이탈리아 로마, 이탈리아 여행 음식 후기다. 최대한 현지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했으나 최소한으로 먹었다. 너무 느끼했다. 패키지여행으로(가이드 포함 총 27명) 단체이기 때문에 식당 예약이 어려웠을 거라 짐작한다. 맛있으면 사진을 찍게 되는데 일단 사진을 찍은 음식이 별로 없다. 맛있게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행 중이라 감사하게는 먹었다. 내가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해주는 음식이 제일 맛있다는 것을 주부들은 공감할 거다.
시칠리아 아그리젠토 언덕 위 신전을 보면서 피자와 스파게티를 먹었는데 풍경을 반찬으로 먹었을 뿐 입맛에 맞지 않았다. 매 끼니마다 피자는 왜 그리 자주 나오고 스파게티는 빠지지 않는다. 마치 우리가 먹는 밥처럼 매번 나온다.
호텔 루프 탑 레스토랑에서 바다를 보며 먹는 조식도 기억에 남는다. 호텔 조식은 간단하게 계란, 과일, 빵, 커피, 주스가 전부지만 가장 입맛에 맞았다. 역시 바다를 보며 먹는 식사는 언제나 행복하다. 밥 먹기 전 풍경으로 맛을 대신했다. 이런 풍경이라면 음식이 맛이 없어도 항상 용서가 된다.
아침마다 모닝 산책이나 모닝 러닝을 남편과 하다가 카페가 나와서 커피를 마신 곳이다. 크로아쌍과 카푸치노 한 잔을 햇빛을 받으며 먹는 여유가 아주 좋았다. 남편은 그 찐한 에스프레소를 마셨다. 이탈리아에서는 이 정도 먹어줘야 한다면서. ㅎㅎ
여행하다가 자유시간이 주어지면 남편과 카페에 앉아서 사람들을 구경했다. 매일 하루 종일 걸었기 때문에 자유시간이 주어지면 카페에 앉아서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게 가장 좋았다. 특히 햇빛이 쏟아지는 야외 카페는 항상 부럽게 바라보곤 했다. 언제 이런 호사를 다시 누려보나 하면서 그 시간을 즐겼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유로운 시간이 지금 생각해도 어떤 유적지 구경보다 다시 가고 싶은 순간이다.
길거리에서 직접 짜주는 주스가 맛있었다. 오렌지, 석류, 자몽이 있었는데 남편은 빨간색이 나는 오렌지 주스를, 나는 석류주스를 먹었는데 참 달고 맛있었다. 요런 길거리 음식을 사 먹는 재미가 있다. 와인을 좋아하지 않지만 매 음식마다 느끼해서 계속 한두 잔씩 마셨다. 와인을 마치 김치처럼 느끼함이 가시도록 마셨다. 화이트와인의 느낌은 아직도 시원하고 달달하게 남아있다.
길거리 카페에서 마시는 에스프레소와 아이스크림, 평상시에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지 않지만 먹고 싶은 메뉴가 없어서 그냥 아이스크림으로 먹었다. 남편은 또 에스프레소다.
매 음식마다 먹었던 와인, 어떤 분이 가져오신 튜브 고추장도 보인다. 어떤 분은 작년 유럽 여행에서도 음식들이 느끼해서 튜브 고추장을 가져왔단다. 이해가 갔다. 1~2일은 버티겠으나 마지막 7~8일째는 한식이 그리웠다. 첫날과 마지막 날 한식을 먹긴 했다.
여행 중에 힘든 점은 음식과 화장실이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 겨우 조금씩 먹었고 그나마 조식이 있어서 잘 버틴 것 같다. 와인을 마시면서 버티기도 했다. 가능하면 현지 음식 문화를 즐겨보려고 했다. 화장실은 가이드가 잘 안내해 준 덕분에 요소요소마다 잘 다녀왔고 유료 화장실도 이용했지만 막연한 화장실에 대한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존재했다. 역시 한국 공공 화장실 시설은 세계 최고다.
9박 10일 이탈리아 여행 동안 음식은 입에 맞지 않았으나 그 또한 문화이기 때문에 이질적이지만 배웠다고 생각한다. 다녀와서 좋아하지 않은 라면도 2번 끓여 먹고 김치찌개도 평상시에 다르게 맛나게, 감사하게 먹었다. 화이트와인도 한 병 사서 이탈리아 분위기를 냈으나 그 맛과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느끼한 피자, 스파게티와 먹어야 제맛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