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 괴테의 파우스트 1,2를 조금씩 나눠서 3주간 읽고 나눔을 하려고 한다. 북클럽 하기 전에 미리 한 번 읽었는데, 시적인 표현들과 상징이 많아서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스토리라인을 따라 읽었다.
*독서 분량 :표지 ~87P(민음사)
<표지 그림>
표지 그림에 대해서 궁금해서 찾아봤다. 그림의 제목은 '로마 캄파냐에서의 괴테'인데 친구인 요한 하인리히 빌헬름 티슈바인이라는 화가가 그렸다.
캄파냐는 이탈리아 초원, 평야라는 뜻이 있다. 배경의 그림들은 무엇일까? 괴테는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전환기를 맞았는데 고대 문화에 대한 동경이 많았고 유적지를 배경으로 그렸다. 앉은 곳은 의자인 줄 알았는데 옛날 귀족들의 무덤으로 돌로 만든 석관이며 그 뒤 부조 조각은 로마인들이 서로 전쟁을 벌이는 장면으로 역사를 뜻한다. 석관은 시간과 역사와 죽음을 뜻하기도 해서 '파우스트'와 핵심 메시지가 연관되기도 하다.
괴테는 이 그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너무 이상적인 모습으로 자신을 그렸기 때문이다. 귀족처럼 그렸는데 파우스트가 지식인이며 박사이며 사색하는 인간의 숭고한 진리 탐구를 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이 표지로 쓰인 듯하다. 처음 이 그림을 봤을 때 참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하나하나 찾아보니 책과 딱 어울리는 찰떡궁합의 그림이다~^^
마침 지난달 여행했던 이탈리아가 괴테에게는 아주 중요한 유적지였다고 하니 더 공감하며 읽게 된다. 괴테가 다녀갔던 이탈리아의 콜로세움, 시칠리아 타오르미나, 아피아 가도, 판테온, 로마 포름에서 고대 문명을 통해 삶과 죽음, 시간과 역사, 영원성을 느꼈을 괴테를 상상해 본다.
괴테는 이탈리아의 타오르미나 극장을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자연이 극장을 위해 만들어 준 자리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괴테의 파우스트 희곡을 타오르미나 그리스 원형극장에서 공연하고 싶진 않았을까?
앞으로는 지중해와 설산인 에트나 산이 보이고 뒤로는 시칠리아 해변을 볼 수 있는 참 아름다운 산꼭대기 원형극장이었다.
<줄거리>
87p까지 읽은 줄거리는 하늘에서 신과 악마인 메피스토펠레스가 대화를 하면서 악마가 인간은 결국 타락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신은 인간이 어두운 충동 속에서도 올바른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한다.
착한 인간은 비록 어두운 충동 속에서도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잘 알고 있더군요
- 괴테 파우스트 29p -
인간은 선한가? 악한가? 서로 주장하는 것 같았다. 인간은 타락하는 존재일까? 올바른 길을 가는 존재일까?
올바른 길을 가지 않으면 양심에 찔리는 존재가 인간이다. 그 양심에 찔리면서도 좋지 않은 방법으로 부귀영화를 누리는 사람이 있긴 하겠지만 마음은 불편하지 않을까
파우스트는 여러 학문을 공부한 박사이면서도 스스로를 바보로 생각하며 세상을 통괄하고 작용과 근원을 통찰하려고 하는 지식인의 호기심과 욕망을 갖고 있다.
아! 나는 철학도 법학도, 의학도 심지어는 신학까지도 온갖 노력을 다 기울여 철저히 공부했다. 그러나, 지금 여기 서 있는 나는 가련한 바보, 전보다 똑똑해진 것은 하나도 없구나
- 괴테 파우스트 35p -
위 대화가 지난달 이야기책빵 북클럽에서 읽은 일본 20대 작가인 스즈키 유이의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소설에서도 나온다.
갑자기 궁금해진다. 왜 철학, 법학, 의학, 신학까지 다 배운 박사인데도 깨달음을 못 얻었을까? 책으로만, 지식으로만 아주 다양한 감정을 가진 사랑을 경험 없이 배울 수 있을까? 법 지식으로 누가 누구를 본질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신학 지식으로만 신을 만나고 사람을 구원할 수 있을까? 의학 지식으로 인간의 몸은 연구하지만 삶의 의미는 알 수 있을까? 이론만 공부했던 파우스트 박사가 직접 경험, 체험하면서 삶을 배우려고 했던 게 아닐까?
혼자서는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삶의 진리, 가치를 알지 못하는 파우스트가 그 당시 지식인들을 깨우려고 이런 소설을 쓴 게 아닐까. 직접 체험하고, 배우고, 성장하고 삶의 의미를 몸으로 부딪히면서 깨달으라고 말이다. 마침 악마인 메피스토펠레스와 만난다. 많이 배웠지만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지 못한 지식인이 바로 파우스트 박사다.
과연 다음 페이지에서 메피스토펠레스와 파우스트가 어떤 자세한 이야기로 계약을 맺을지 궁금해진다. 처음 읽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