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마라톤 도전하다
풀코스 완주만 하고 그만 달려야지 했는데 아파서인지 더 달리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사람은 항상 가지지 못한 부분에 대한 욕망이 있으니까요. 2~3주 만에 다시 달리기를 하려고 나섰습니다.
달리기 전 아침 하늘
7시 30분이 다 되어가는데도 해는 아직 떠오르지 않고 붉은색으로 해의 등장만 알리고 있습니다. 언제 보아도 멋진 장면입니다.
왜 멋지다고 하지?
문득 생각해 보니 일찍 일어난 자만 잠시 볼 수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합니다. 언제나 상시 보고 있으면 그 감흥은 줄어들기 마련이니까요.
날씨가 추우니 일단 거실에서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하고 몸을 데운 후 나섭니다.
무릎 통증 회복이 덜 되어서 아프지 않을 정도까지만 달려보려고 합니다.
밖은 춥지만 두껍게 입을 수는 없습니다. 조금만 달리면 더워질 게 뻔하니까요.
긴 팔 옷과 얇은 점퍼를 입고 나갑니다.
장갑을 꼈는데도 손이 시립니다.
" 이 맛에 달리지!"
광명 안양천
1km도 달리지 않아서 추위는 가셨는데 몸이 무거워졌음을 알아차립니다. 2~3주만 안 달려도 몸은 금방 알아차리니까요. 폴짝폴짝 뛰던 몸이 퍽퍽 뛰는 느낌입니다.
지금은 회복 중이니 속도보다는 천천히 달려보려고 합니다.
여전히 2~3km 초반에는 힘이 든다고 느낍니다. 4년을 달려도 '이번에 쉽네'라고 생각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매번 도전하는지도 모릅니다. 쉬우면 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초반에 벌써 걸을까 하고 내면과 협상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이런.......
벌써?
고개를 흔들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무릎이 괜찮다면 10km를 달리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달리기는 몸과의 싸움이 아니라 마음과의 싸움에서 이기는가가 제일 중요합니다.
5km 지나지 묵직한 무거움이 올라옵니다. 통증 오기 전 단계입니다. 이럴 때는 달리지 말고 멈추라는 김 00 철인 마라토너 의사쌤 처방에 따릅니다. 천천히 걸으면서 귀가하다 보니 다시 추워지기 시작합니다.
뛸 수도 멈출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걷기로 합니다.
2022년 2월에는 영하의 날씨에도 달리기를 한 기억이 있습니다. 오직 풀코스 완주라는 목표가 있었기에 추운 날도, 더운 날도 달려서 달성했는데 무릎 통증이라는 훈장도 받았죠.
목표가 나를 이끄는 힘입니다. 시간관리, 목표관리 코치인 제가 강의하면서 목표의 힘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통증은 초보러너의 훈련 부족, 30km 장거리 훈련 부족이 원인입니다.
기꺼이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있지만 불편합니다.
5km 달리기
달리고 나서는 항상 기분이 개운합니다.
새로운 풀코스 도전을 위해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었습니다.
km 구간 기록도 8분으로 아주 늦습니다. 5km 정도 달릴 때는 6분 30초도 가능했는데 기록도 야속하네요.
기록이 중요하지 않고 회복이 더 중요하니까요. 내가 예전에~, 왕년에~, 라떼는~ 이런 말을 하기 시작하면 부정적으로 시선을 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이 뭔지 생각하고 실천하는 게 지혜로운 일이니까요.
잡생각을 하면서 어지러웠던 마음이 정리가 되고 몸도 훨씬 가벼워짐을 느낍니다.
무엇보다도 추운 날 달리기한 자신이 멋져 보입니다.
-루이스 헤이-
걱정하고 번잡하고 두려웠던 일이 물러나고 자신감을 다시 회복한 달리기였습니다.
운동 후에는 항상 해냈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게 가장 큰 이득이죠.
첫 풀코스 완주 후 얻은 것도 자신감이었습니다.
자신감이라는 무기 하나 장착한다면 두려울 게 없습니다.
든든한 한 끼 먹듯이, 든든한 자신감 먹고 하루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