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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자반 Dec 31. 2020

돈과 바꿀 수 없는 것

영화 리뷰)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 글에는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대한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번째 단락은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하니 영화를 이미 보신 분들은 2번째 단락부터 읽기를 권합니다.*




이 영화는 세계 제일의 초콜릿 공장 사장인 윌리 웡카의 과거에서부터 시작한다. 과거의 어느 날, 돈에 욕심이 많은 윌리 웡카의 직원 중 하나가 초콜릿 만드는 비법을 경쟁사에 넘기게 되었다. 그 이후로 윌리 웡카는 모든 직원들을 내쫓고 로봇과 다른 종족들로 공장을 운영하여 다시는 그 누구도 공장에 들어올 수 없도록 한다.


골든 티켓의 모습

그러던 어느 날, 윌리 웡카는 자신의 공장을 견학할 수 있는 '골든 티켓' 단 5장을 초콜릿에 넣어 판매하기 시작했고 가난한 소년 찰리가 그 행운을 거머쥐게 된다. 공장 견학 도중 4명의 아이들이 윌리 웡카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이상한 모습으로 변한다. 마지막 남은 아이인 찰리는 윌리 웡카의 초콜릿 공장을 상속받고 가족들과 함께 초콜릿 공장에서 지내게 된다.




나는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바를 '돈과 바꿀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가난한 집에서 자라는 찰리가 순전히 운으로 초콜릿 안에서 골든 티켓을 뽑자, 처음에 찰리는 그것을 팔려고 한다. 골든 티켓은 큰돈에 팔 수 있으니 그것으로 가족 다 같이 맛있는 식사를 먹을 수 있지 않냐고. 그러자 찰리의 할아버지가 말한다.


돈은 매일 찍어내지만 이 티켓은 단 5장뿐이야.
돈처럼 흔한 것 때문에 이 귀한 것을 포기해?


그렇다면 돈으로 바꿀 수 없는 '이 귀한 티켓'은 무엇일까? 나는 순수한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윌리 웡카가 초콜릿에 대해 가졌던 것처럼. 그러나 윌리 웡카는 초콜릿을 돈으로 보는 사람 때문에 배신을 당했고 그것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은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을 초대한 것이다.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순수한 열정을 보고 싶어서. 그리고 그 순수한 열정을 가장 잘 보여준 아이가 바로 찰리였던 것이다.




찰리는 돈으로 바꿀 수 없는 또 다른 한 가지의 것, 가족의 사랑 역시 보여준다. 


찰리가 초콜릿 공장을 상속받기로 결정 난 후, 찰리는 묻는다. 

"공장은 사람들이 들어올 수 없는데, 그럼 저는 제 가족을 다시는 볼 수 없는 건가요?" 

윌리 웡카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전 초콜릿 공장 안 할래요."

윌리 웡카는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 윌리 웡카에게 가족은 초콜릿 공장을 세우기 위해 '떠나야만'하는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히려 찰리는 가족을 위해 초콜릿 공장을 떠나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이처럼 반대되듯이 보이는 두 사람이 돈과 명성을 내던지고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순수한 열정'(찰리에겐 가족, 윌리 웡카에게는 초콜릿)을 선택하는 모습은 참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내가 던지고 싶은 질문은 이것이다.


돈이나 현실적인 것에 굴하지 않고
어떤 무언가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이 영화는 단순히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과녁을 향해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날아가는 화살처럼, 나는 어떤 무언가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가져본 적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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