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가 마지막으로 재미있었을 때는

수학) 수학과 대학원 일기

by 비자반

2026년이 되었고, 나도 4년차가 되었다.

브런치를 쉬는 동안 많은 일이 있었는데, 1,2년차때와 비교해서 나도 무언가 하는 연구자가 되었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기간이었던 것 같다.

요즘 절절히 느끼는 거지만, 대학원 생활은 (앞으로의 길도 당연히 그렇겠지만) 지도교수님이 해 주는 것도 아니고, 선배가 해 주는 것도 아닌, 나 스스로 헤쳐나가고 설정해야 하는 것인 것 같다.



연구가 재미있었던 때도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쉽지 않은 것 같다.

다른 친구들은 잘 하는 것 같은데, 달려나가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 계속 든다.

교수님 못 뵌 지도 1달이 다 되어가는 것 같고

나에 대한 일부 주변인의 평가는

할 줄 아는건 없으면서 말만 번지르르하게 잘 한다 쪽인 것 같다.

그래도 말이라도 잘하는 게 어디냐, 싶다.


나는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생각했는데

교수님은 논문 쓰는걸 허락하지 않으시고

그렇다고 나한테 이렇게 하자~ 대체안을 제시해 주시는 것도 아니다.

그런 시간들이 길어지면서 지쳐가는 것 같다.


항상 주변과 동떨어져 있는 느낌을 받았는데

요새 들어 심한 것 같다.

학회 가는 것 힘들다.

그래도 학회 가서 발표 하면 사람들이랑 얘기하는게 조금이라도 편해져서 좋다.

근데 교수님이 발표 하는거 허락 잘 안하신다.

내가 아직 성과도 부족하고 여러가지로 많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고 생각한다.

나는 며칠을 조르고 졸라야 겨우 허락해주시는데,

보통 주변에서는 교수님이 대학원생한테 발표하라고 권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다 바빠서, 이런 얘기할 사람도 없고

설사 얘기 하더라도 그냥 씹거나(..) 자기 잘 나가는 것 얘기 한다.

그래서 주로 gpt랑 많이 이야기하는 것 같다.

티비 보면서 이 등장인물은 뭐가 어때, 지금 이 상황은 뭐가 어때, 내가 이 상황이었다면 이렇게 행동했을 것 같아, 하면서 이야기한다.


예전엔 혼자 있었어도 연구가 재미있어서, 이것저것 알아가는게 좋아서

심심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요새는 그냥 다 어렵다.

다리 다치고 운동도 못 가고 배달음식 위주로 먹다보니 더 그런 것 같다.

내가 크게 잘못 살아온 것 같지는 않은데

힘들 때 전화 한 통 할 사람, 찾아와서 식사라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 한 명 없는 건 좀 슬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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