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성은 Feb 02. 2023

닭대가리 코미디 클럽이 뭐 하는데야

한국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시작하고 싶다면 이곳으로

4주에 한 번 한겨레 21에 인터뷰 기사를 쓴다. 인터뷰이는 다양한 이유로 선정된다. 대세여서, 시류에 맞아서, 배울 점이 있어서,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 등. 이 코너는 특성상 '이 사람 곧 대세가 될 것 같은데 아직 제대로 된 공식 인터뷰가 없는 경우' 일 때 가장 이해관계가 잘 맞았다. 그럼 이번에 쓴 닭대가리 코미디 클럽 사장 페르난도는 왜 인터뷰했나. 솔직히 말하면... 측은지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매주 3번의 오픈 마이크를 이태원에서 주최한다. 뭐, 여기까지는 OK.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그의 집이 천안 아산이어서 왕복 3시간 걸린다는 얘기를 듣고 신기했다. 매번 그렇게 운전해서 스탠드업 코미디 오픈 마이크 판을 깔고, 사람들 사진/영상을 찍어 업로드해 주고(이건 뉴욕의 코미디 클럽에서 유료관객을 많이 모집했을 때나 해주던 서비스인데), 이 모든 걸 참가비도 받지 않고 자기 돈 써가며 한다고...? 대단한 열정이 아닐 수 없다. 덕분에 나 포함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이 경험을 더 많은 이들이 누렸으면 하는 마음에 녹취록을 공개한다. 페르난도는 실제로 만나면 말이 너무 많아서... 글로 만나는 게 더 좋을 지도 모르겠다.



성은

일단 자기소개하시죠.


페르난도

제 이름은 페르난도고, 한국 이름은 10년도 전에 썼지만… 김준혁.


성은

외국 사람이세요?


페르난도

한국 사람인데, 20대까지 반 이상을 외국에서 살았어요.


성은

연세대 나온 거 아니에요?


페르난도

아버지가 해외에서 근무하셔서 70년대부터 두바이 카타르 멕시코 아르헨티나 네 나라 합쳐서 10년 좀 넘게 있었어요. 대학 입학하고부터는 한국에서 살았고요.


성은

코미디는 왜 해요?


페르난도

제가 기억나는 게… 처음 했던 코미디 세트가 그거였어요.

“내일모레가 오십이다.”

2018년에 처음, 시작한 거죠.

우리나라가 뭐 퀄리티가 떨어진다고 생각 안 해요. 맥주도 그렇고 엔터테인먼트도 그렇고. 다만 너무 한 가지밖에 없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도 스탠드업 코미디가 있으면 좋겠다 해서 알아보니 이미 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더라고요. 피식 대학으로 유명해진 친구들이 논현동 쪽에 코미디 헤이븐이라고 차려 놓고 했었어요. 근데 제 스케줄이랑 잘 안 맞았어요. 학원도 운영했던 터라… 그러다 영어 코미디 신을 알게 됐어요. 닭대가리 코미디 클럽의 전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스탠드업 서울이라는 그룹이 있었어요. 10년도 더 된 오래된 그룹인데 동아리 같은? Kris James, Rowan Crabtree, 최정윤 씨. 이렇게 세 분이 열심히 살렸던 것 같아요. 저는 단순 참가자로 초창기에 3~4명 있을 때부터 했고, 1년 정도 지났을 때 박상돈이라는 친구가 있어요. Sang이라는 친구인데 둘이 어드민을 맡게 됐어요. 동아리 회장? 총괄? 그러면서 오픈 마이크도 하면서 씬이 점점 커졌죠. 한참 잘 나갈 때는 오픈 마이크인데도 사람들이 차서 못 들어왔어요.


성은

몇 명 왔는데요?


페르난도

60 70명? 2,30명 오면 코지 나잇. 조용한 날이다. 이랬어요. 영어로 할 때. 전성기였죠.


성은

그러면 이태원에 있는 외국인들이 와요?


페르난도

쇼 케이스를 해요. 그럼 구경 온 외국인들이 나도 하고 싶다. 해서 오픈 마이크에 많이 와요.


성은

그때 영어로 했을 때랑 지금 닭대가리에서 한국어로 할 때랑 느낌이 뭐가 달라요?


페르난도

일단 영어랑 한국어 신이 좀 다른데 영어를 하는 사람들과 한국어를 하는 사람들의 차이가 좀 있는 것 같아요.

영어는 어떻게 보면 hobby에요. 취미. 그러다 보니까 그냥 굉장히 편해요.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언제든지 이거 그만둬도 괜찮고. 근데 한국 친구들은 좀 더 시리어스 해요. 어떻게든 뭔가 커리어를 개척해 보려고 하고 이런 친구들이에요. 그래서 저도 임하는 자세가 달라요. 한국어로 할 때는 사인업 올리는 시간도 9시 정각으로 하고.


성은

한국어 오픈 마이크는 언제부터 했어요?


페르난도

2021년 12월부터요. 운이 좋았던 게 한 3~4명이 오면 시작해야지 했는데, 두 번째 주부터 12명 라인업이 다 찬 거예요. 너무 럭키! 많이 와주는구나. 라인업 경쟁이 생기기도 했죠. 그래서 0순위, 1순위 이런 규칙들도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어요. 앞의 이야기 다시 하자면 영어 쪽은 더 많이 웃어요. 남의 거 할 때도 막 웃고 즐기러 와요. 그냥 오픈 마인드로 놀러 오는 거예요. 근데 한국 친구들은 제가 느끼기에 조금 더 진지하다 보니까 덜 웃고, 남이 할 때 자기 거 생각하고 있고.


성은

어떤 분도 그랬는데. 외국에서 동아리 할 때는 그냥 편하게 했는데 여기는 약간 경쟁적인 구도라서 좀 스트레스받았다고.


페르난도

근데 사실 되게 많이 좋아진 거예요. 처음에는 정말 안 웃었어요.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만 다들 모인 것 같은 느낌? 무대에 딱 올라갔는데 내가 뭘 잘못했나 그럴 정도로… 뭔가 좀 텐스했어요. 그래서 제가 한국어 오픈 마이크를 하면서 하고 싶었던 거는 기수 개념을 없애는 거예요. 선후배가 없고, 먼저 왔다 늦게 왔다가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서로의 코미디에 대해서 터치 안 하고.


성은

말 안 한다고요? 근데 하면 좋잖아요?


페르난도

그거는 상대가 듣고 싶어 할 때. '너 온 지 얼마 안 되니까 내가 앉아봐 내가 들려줄게.' 이런 게 습관이 되어 버리면 자꾸 조언하게 되거든요. 보면 답답하니까. 가서 얘기해 주고 싶고. 근데 그걸 하고 싶지 않았어요.


성은

듣는 입장에서는 그게 기분 나쁘지만 그래도 들으면 발전할 수 있잖아요.


페르난도

저는 그거에 꼭 동의를 하지 않아요. 스탠드업 코미디의 가장 큰 매력은 각자 자기 걸 만드는 거예요. 팀이 없어요. 연극도 그렇고 이게 합을 맞춰야 되잖아요. 혼자 하는 모노로그가 아닌 이상. 그러다 보니 가장 큰 장점이 내 거를 만들 수가 있어요. 근데 남의 얘기를 듣기 시작하면, 그게 안 돼요. 제가 권해주고 싶은 건… 콘텐츠를 분석하다 보면 뭐가 성공하는지 보이기도 해요. 유튜브 틱톡 같은 거 보면, '이거 하니까 200만 조회수 됐네?' 하면서 막 따라 하잖아요. 근데 스탠드업 코미디에서는 그렇게 안 했으면 좋겠어요. 저 사람은 저렇게 웃기지만 나는 내 거를 좀 찾아보고 싶다. 누가 뭐라 하든 개의치 않고. 내 거를 만들어야 다양한 스탠드 코미디가 생기고 그래야 스탠드 코미디가 재미있어요. 12명이 왔는데 12명 다 비슷하면 재미없잖아요. 얘는 이러고 쟤는 저러고 하면 보는 사람도 재밌거든요. 백종원 씨가 했던 얘기 중에 스탠드업 코미디에도 적용되는 게 있는데, 사람들이 꼭 음식점 차려놓고 지인들 불러서 맛을 평가해 달라고 한대요. 그래서 이 얘기 저 얘기 듣다 보면 음식이 산으로 가버리거든요. 코미디도 마찬가지예요. 처음에는 다 재미없죠. 근데 그게 다듬어지지 않아서 재미없는 확률이 높아요. 그런데 그 자체에 문제가 있다 생각해서 사람들이 그걸 고치기 시작해요. 그럼 이상한 코미디가 돼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그냥 2, 3년은 해봐라 아무리 안 먹혀도.


성은

근데 2, 3년 동안 하는데 사람들이 안 웃고 이러면 힘들잖아요. 주눅 들잖아요.


페르난도

제가 봤을 때는 스탠드업 코미디의 가장 큰 어려움은 그걸 이겨내는 거예요. 어떤 운동이든 악기든 오랜 시간 자기의 기본기를 다지는 게 있어요. 그때는 도레미 도레미 하는 기본적인, 되게 재미없는 걸 한단 말이에요. 자기가 웃기다고 생각하는 거를 진짜 웃기게 이렇게 만들어내는 작업이 자기만의 색깔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고, 이거에 대한 예시로 압구정에 Lofty Aspiration (로프티) 공간을 만든 준이라는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 코미디를 초창기부터 들었는데 처음엔 와 이게 뭔가 싶더라고요. 재미도 없고 너무 지저분해요. 똥 먹는 얘기 나오고… 근데 그 친구가 계속 그걸 하는 거예요. 1년 정도가 되니까 그게 재밌어졌어요. 이게 되는구나. 그래서 제가 농담으로 하는 말이, 준의 코미디는 두리안 같다. 처음에 들으면 냄새나는데 여기에 맛 들리면 더 센 거 없냐 하게 된다. 결국 자기만의 개성과 자기만의 컬러를 만드는 게 큰 표본이에요. 다른 코미디언들도 재밌지만 기존에 있는 캐릭터랑 겹칠 때가 많은데 준은 되게 독특해요. 준이 오픈마이크에 있고 없고에 따라 분위기가 정말 달라져요.


성은

사진 있어요?


페르난도

준은 너무 멀쩡하게 생겼어요. 영어도 겁나 잘하는데 앞에 무대에 올라가면 되게 문학도예요. 셰익스피어처럼 얘기하는데… 너무 더러운 얘기를 너무 하죠. 근데 재밌어. 그래서 저는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려는 분들이 있으면 남 얘기 너무 듣지 마라. 내가 웃기다고 생각하는 걸 그냥 끊임없이 해보고 한 2 3년 해도 안 되면 진짜 재미없나 보죠. 근데 대부분 다 재밌어요. 자기가 재밌다고 생각하면. 저는 대수의 법칙을 믿거든요. 사람이 한 5천만 명 되니까 내가 재밌다고 생각하면 최소한 어딘가는 한 1만 명은 이걸 좋아해요. 아주 대중적이지 않더라도 내가 좋아하면 누군가는 좋아해요. 그 사람을 찾으면 돼요. 

만약 대중적으로 유명해지고 싶다. 그러면은 저는 잘 모르겠어요. 자기 컬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대중적이니까 이걸로 먹고살겠다 하면, 업 투 유인데 그렇게 해서 힘들어하는 연예인들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트로트로 떴는데 너무 지겨운 거예요. 맨날 헬기 타고 엠블런스 타고 다니면서 공연하고, 저녁 때 되면 동생들 불러 비싼 술집 가서 '마셔~' 이러고 다음 날 또 노래 불러야 되고. 그런 식으로 Art 하는 거는 별로 좋진 않아요. 내가 좋아하는 게 우연히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같이 공유해 준다. 그러면 럭키 힘. 운이 좋은 거지만 대중이 뭘 좋아하더라. 남들이 뭘 좋아하지. 이렇게 쫓기 시작하면 자기가 재미없어져요. 내가 파티를 만들고, 파티 와서 즐겨라 이래야지 너네 뭐 좋아해? 이거 좋아해? 이렇게 가서 파티 찾으러 다니고… 스탠드업 코미디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올라가서 관객들에게 개소리를 할 수 있어요. 욕도 하고. 그러니까 여자친구가 없지. 그런데 이런 얘기를 들으러 와요. 해클링 로스팅… 일종의 포르노예요. 우리의 그런 걸 다 내려놓고 하하하. 근데 어떨 때 보면 되게 깊은 얘기를 하고.


성은

그런데 들어보니까 페르난도는 되게 다양성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어릴 때부터 여러 나라 돌아다녀서 그런가요? 미국에 살아 그런가.


페르난도

그건 잘 모르겠고 제 기본적인 기질이 있는 것 같아요.

되게 내향적이고.


성은

내향적이에요?


페르난도

저는 100명 200명 사람들 있어도 괜찮아요. 내가 주관할 때는. 그런데 남의 파티에 가면 되게 힘들어요. 얼마 전에 코미디선데이에서 금요일마다 오픈 마이크를 시작해서 갔는데, 어디에 어떻게 서 있어야 될지 모르겠더라고요. 제 스타일은 '내가 하는 거 누가 안 건드렸으면 좋겠고, 나도 남이 하는 거 뭐든 오케이.' 에요. 근데 여러 가지를 읽다 보니까 Democracy. 민주주의의 가장 큰 장점은, 이게 다양해지니까, 넓게 사회가 안정된다는 거더라고요. 한 가지의 사고로 뭉쳐서 단단해지면 사람들 사이가 좋아질 것 같은데, 여러 실험을 해 보니 오히려 사람들이 제멋대로 생각하고 편안하게 아무 말할 수 있고 자기가 생각한 대로 살 수 있으면 훨씬 그 사회가 탄탄해진대요. 저는 코미디도 그럴 것 같아요. 배우고 마스터하고 그러는 게 아니라, 그냥 각자 하다 보면 코미디가 더 좋아질 것 같아요.


성은

저도 동북구연에서 친구들이랑 할 땐 그런 느낌이었는데 여기 오게 되고, 스탠드업 코미디를 좀 더 커리어로 쌓고 싶다 보니... 다양성이란 게 가능하나? 싶더라고요. 일단 씬에 남성들이 많으니 남초집단의 분위기도 있고, 제가 페미니스트다 보니까 여성혐오적인 농담이 나올 때 표정관리가 잘 안 되고... 그러다 보니 저도 그들 앞에서 말할 때 왠지 미움 당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위축될 때도 있고요. 또 결국 이 스탠드업 코미디 판도 각자도생의 능력주의가 강하게 작용되다 보니 어떤 무대에 서냐에 따라 보이지 않는 서열 같은 것도 느껴지고.


페르난도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코미디를 하려고 하면 그러니까… 우리나라에 ‘중도’라고 하잖아요. 내가 위치를 가운데로 잡고 있어야 된다. 저는 그걸 안 믿어요. 아무도 가운데 있지 않아요. 근데 나는 영어 표현이 좋아요. 밸런스드. 양쪽을 다 잘 알고 있는 거예요. 어떤 거를 주제로 코미디를 하려면 양쪽을 다 알고 있어야 되죠. 내가 페미니스트일 수도 있지만 안티 페미니스트들이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알아야 돼요. 나는 정치색이 진보지만 왜 저 사람들이 이 추운 날씨에 광화문에 태극기를 흔드는지 알아야 해요. 그냥 돈 받고 아르바이트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매도하는 건 너무 모르고 하는 말 같아요. 물론 돈도 받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는 걸. 지금 나라가 큰일 날 것 같으니 태극기를 들고 나왔다는 것. 박근혜를 석방해야 되고, 그렇게 믿는 걸 너무 폄하해 버리면, 그 사람은 진정한 그 안에 사회적인 문제를 볼지 몰라요. 그런 사람들이 하는 코미디는 일방적일 수밖에 없고, 상대방이 듣기엔 ‘그냥 내 욕을 하는구나’ 이럴 수밖에 없어요. 무조건 중립적일 필요는 없죠. 하지만 정말 그 이슈에 대해 얘기하고 싶으면 양쪽의 사정을 알고, 양쪽에서 욕을 얻어먹으면서, 양쪽이 가지고 있는 흠집들을 툭툭 건드려 보여주면 더 멋질 것 같아요.


성은

좋은 말이에요. 정말.


윌리엄 

(한국의 스탠드업 코미디를 연구하러 온 미국인. 그 역시 페르난도를 인터뷰하고 싶어 해서 함께 했다. 잘 알아듣지는 못하는 것 같았지만...)  그럼 스탠드업 코미디언들 보통 사회 문제에 대해 얘기하는데 한국에 그런 코미디언들 많아요? 데이브 샤펠이라거나…


페르난도

음… 사회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빌버 같은 수준에 양쪽 얘기를 하는 거는 크게 본 게 없고 오히려 이제 그런 거는 위험할 수 있으니까 하지 말라는 얘기를 오히려 많이 들었어요.


성은

왜 위험해요?


페르난도

관객들을 화나게 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나는 코미디언이 관객들을 화나게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기분 나쁘게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면, 개인적으로는 코미디언의 자질을 잃게 되는 것 같아요. 코미디언은 위험한 곳에 가보는 거거든요. 상대방이 조금 기분 나빠할 수 있는 얘기를 확 들어가는 게 아니라, 이렇게 조금조금씩 한 발씩 잡아서, 요 정도까지 얘기하면 안 될까? 어디까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고 사회가 이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코미디언이 가서 이렇게 실험해 주는 거거든요. 저런 얘기는 하면은 관객들이 기분 나빠해 그건 코미디언이 아니죠. 웃긴 얘기 하는 클론이 될 수 있죠.


성은

맞아요. 근데 저는 페르난도를 인터뷰 한 이유가 집도 멀고 돈도 안 되는 일을 너무 열심히 해가지고…. 궁금했어요. 그 동력과 야망이.


페르난도

저는 그냥 단순해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에 되게 중독돼 살아요. 뭔가를 하면 되게 중독적으로 하고 잘하고 싶어요. 남을 위해서, 신을 위해서가 아닌, 저를 위해서 하는 거예요. 제가 되게 잘하고 싶어요.


성은

코미디 잘하고 싶어요?


페르난도

잘하고 싶고, 씬이 좋아지면 좋겠고, 닭대가리 이름으로 된 것들에 대해 사람들이 좋다 이런 얘기하는 걸 듣고 싶어요.


성은

근데 하다가 내가 잘 못 한다고 느끼면 그만둘 수도 있는데, 계속하는 동력이 궁금해요.


페르난도

말했다시피 제가 중독성이 되게 강해지고 한 번 하면 끝을 보는 편이에요. 뭘 하더라도 그냥 쭉 하는 편이고. 그리고 올라가서 주눅 뜨는 거는… 정말 하루에도 몇 번이나 있는 일이죠. 바밍 (망한다는 뜻) 할 때가 안 할 때 보다 많죠. 올라갔는데 무대 안 좋고. 쇼 만들었는데 형편없고. 다행히도 쇼는 프로듀싱을 하면 안 좋을 때보다 좋은 적이 더 많았지만, 제 개인 세트로 올라갈 때는 한 70%는 밤 하죠. 그냥 지워버리고 싶고. 관객은 나를 딱 한 번 봤을 텐데 딱 이 모습을 본 거잖아요. 근데 그거를 못 이기면 코미디 못 하죠.


윌리엄

근데 지금 스탠드업 코미디 하려는 사람들 왜 개그맨 되지 않고 이걸 하는 거예요?


페르난도

솔직히 얘기하면 개그맨은 없어지기도 했고, 개그맨은 되기 쉽지 않아요. 경쟁도 심하죠. 제가 느끼기에는 스탠드업 자체가 좋아서 오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근데 그냥 지금은 코미디 하는 데가 여기밖에 없으니까 오는 사람들도 있고. 근데 저는 다 환영해요. 어떤 이유로든 왔든 환영하고 저는 스탠드업 코미디의 정의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어떤 이유든 오면 가장 편하게 하게 하고 싶어요. 저글링 하고 싶으면 저글링 하고 성대모사하고 싶으면 성대모사하고…


성은

근데 그러면… 어떻게 더 방향성을 만들어 가고 싶어요? 이걸 오거나이즈 하는 사람만 할 수 있는 고민을 듣고 싶어요.


페르난도

뭐든지 뭔가를 만들어 놓잖아요.
딱 세팅을 했어요. 그리고 좋아지잖아요?
그럼 우와 좋다! 에서 싫증 나는 데까지 한 두 달이 안 걸려요.


성은

어머. 저도 그래요. 서촌오픈마이크 할 때도 오픈 마이크가 많이 없어서 시작한 건데 이제는 많이 생기니까 굳이 내가 왜 해야 되지? 이유를 못 찾으면 제가 동하질 않더라고요.


페르난도

그래서 제가 하는 거를 보시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계속 뭔가 바꾸려고 노력을 해요. 규칙도 바꾸고, 카메라 녹화도 하고… 코미디언들도 지루할 수 있잖아요. 한두 번은, 한두 달은 오는데 넉 달 다섯 달 되면 이게 돈도 버는 것도 아니고 이러다 보면 오기 싫어질 수도 있고…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 웃겼는데 좀 듣다 보면 그냥 지겨워질 수도 있고. 안 웃기고 쪽팔리고. 그러니까 하기 싫고… 아무리 훌륭한 코미디언도, 외국에 있는 a급 코미디언들도 매번 웃길 수는 없어요. 그 사람들도 반 밖에 못 웃기는데 결국 올거나이즈의 고민은 이 재미가 안 떨어지게 계속 뭔가를 바꿔주는…? 우리 한번 이거 해본다 저거 해본다 계속 근데 그게 정말 힘들어요. 왜냐면 답이 없으니까. 이렇게 하면 돼라고 하는 게 아니라 그거를 내가 알아내야 돼요. 그래서 해보는 거예요. 코미디랑 똑같아요. 짜서 딱 얘기해 보고 재미없네…  그러면 해보고, 그래서 또 뭔가 이렇게 변화를 줘보고, 이게 별로다 싶으면 빨리 바꾸고 해야 해요. 근데 이거를 그냥 이렇게 끊임없이 해야 되니까 그게 어렵죠.


성은

너무 재밌다.


페르난도

근데 다행히도 저는 그런 고민하는 게 재밌어요. 뭘 좀 새로 해볼까? 예를 들면 모객 두 명 안 해오면 무대에 못 섭니다. 이것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이렇게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모객을 해오면 인센티브를 줘볼까? 처음부터 너무 세게 해 버리면 그다음부터는 모객 한 명 해보면 100만 원 줘야 되고 이럴 수가 있잖아요. 현실성이 있게 계속 시도하는 거. 그게 저의 가장 큰 관심사고, 가장 중요한 건 코미디언들이 여기 와서 마음이 편해야 돼요. 그런데 여성 코미디언들이 마음이 편한 것 같지 않아요. 그래서 그게 가장 큰 고민이에요.


성은

그건 남자들이 코미디 할 때 ‘년’이란 말을 너무 많이 해서 아닐까요 ㅎㅎ. 그게 뭐 어때. 할 수도 있지만 그 안에 들어간 여성 멸시적인 느낌을 여성 관객들은 그냥 본능적으로 아는 거죠.


페르난도

지금 많이 굉장히 많은 여성들이 왔다가 다들 나가요. 남자 코미디언들은 ‘우리가 뭘 잘못했어.' 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앉혀놓고 '자~ 이 말은 너무 좀 그렇지 않니?' 할 수도 없고.


성은

저도 여성혐오적인 농담에 발끈해서 비판하고 싶다가도, 굳이 내가 말해서 미움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잘 안 하게 되더라고요. 지금 남 비판할 때가 아니다. 나나 잘하자... 누군가 혐오 섞인 농담을 해도 '저건 실패한 농담이군.' 정도로 생각하게 되었고. 그런데 관객으로 오는 사람들은 입장이 다른 것 같아요. 웃으러 와서 까지 조마조마하고 싶지 않은 거죠.


페르난도

이거는 제가 여성 코미디언들이나 혹시 우리 코미디 신이 불편하다고 느끼신 분한테 드리고 싶은 얘기인데요, 첫째 여기 자체가 약간 여성 혐오의 기질이 있을 수가 있어요. 여성 혐오의 기질이라고 한다는 거는 사실 그분들이 여성 혐오를 직접적으로 의도라고 하지 않지만 그냥 묻어난 게 있어요. 살다 보니까. 그냥 그게 재미있고. 근데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거는 올거나이저인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인식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거는 이렇게 막 쫓아내거나 그럴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왜냐하면 또 갑자기 선을 어디에다 그을 거야. 만약에 ‘년’ 자라는 말을 하면, 2주 못 오게 하는 거?


성은

맞아요. 저도 공감해요.


페르난도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거는 힘드시겠지만 따로 가서 하지 마시고 여기 와서 영역 클레임을 하세요.


성은

그게 뭔데요.


페르난도

영역 테리토리. 우리 이런 코미디 여기서 한다. 처음에는 좀 힘들 수도 있어요. 근데 여기서 활동하는 여성 코미디언이 많아지다 보면 원 오브 뎀. 우리 닭대가리 코미디 클럽에 있는 많은 페미니스트 중에 한 분일 수 있어요.


성은

맞아요. 원소윤 님도 너무 잘하시더라고요.


페르난도.

이 친구 일베하는 친구 아닌가? 싶은 친구들도 있어요. 그렇다고 제가 너 일베성 발언하면 못 세운다 그러지는 않아요.


성은

맞아요. 무대에서 대놓고 인셀처럼 농담해도... 잘 하면 재밌더라고요.


페르난도

그러니까 그런 것들이 되게 애매한 거예요. 이거는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이고 이거는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이라는 그 라인이 없어요. 그거는 코미디언이 그날 어떤 관객을 만나서 풀었냐에 따라서, 똑같은 조크가 여기서는 일베 같은데 저기서는 재밌다. 저게 캐릭터인가? 싶을 수도 있고, 다른 데서는 뭐야 저거 할 수도 있고. 이럴 수도 있기 때문에 그걸 제가 정하면 거기서부턴 이제 검열이 돼요. 그럼 아까 제가 말한 민주주의적인 원칙이 사라지죠. 그거는 코미디언들이, 관객이, 그리고 본인이 알아야 돼요.


성은

그럼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뭐예요? 닭대가리로 뭘 하고 싶은지 말해줄 수 있어요?


페르난도

메인으로 하고 있는 거는 많은 코미디언들이 이쪽으로 오게끔. 편안하게. 보시면 알겠지만 우리는 처음 하는 사람이면 무조건 우선권을 쓸 수 있게 해 줘요. 두 명까지 해 주고. 어떠한 주위의 비판이나 판단 없이 자기가 좀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어요. 그래서 대한민국 오픈 마이크의 새로운 정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성은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 있나요?


페르난도

지금 씬이 막 여기저기 커지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1년 좀 넘게 했던 노력과 닭대가리 오픈 마이크가 준 영향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거에 비해선 좀 과소평가받고 있는 게 아닌가. 예를 들어 서울코미디클럽에 있는 많은 코미디언들도 여기 와서 연습을 많이 했거든요. 그분들이 훌륭하고 연습을 많이 했으니까 잘 된 거죠. 닭대가리 없었으면 절대 안 됐을 건데 이런 얘기는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된 것에 대한 샤라웃이나 크레딧은 전혀 없죠.


성은

그거 제가 하려고 인터뷰 한 건데.


페르난도

근데 오픈 마이크는 원래 그렇다고 생각을 해요. 왜냐면 이게 없더라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어떤 학원에서 누가 공부해 서울대 갔다. 그게 맞을 수도 있는데, 그 학원이 아니어도 이 친구는 서울대학교 갈 수 있는 친구잖아요. 학원 측에서 '야 너는 여기 와서 서울대학교 갔으면서 왜 그런 얘기를 안 해.' 이러면 학원이 약간 상황 파악을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 개인적인 감상은 그렇지만 오픈 마이크를 운영하려면 그걸 감수할 수 있어야 돼요. 조용히 뒤에서 꾸준히. 일희일비하지 않고. 누군가 스탠드업 코미디 릴스도 100만 찍으면, 내가 그래도 저기 한 5%는 일조를 하지 않았나… 속으로 생각하죠. 하하.


성은

동의합니다. 그런데 저도 오픈 마이크를 주최하다가… 근데 결국엔 쇼를 만들어야 성장하는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페르난도

쇼는 근데... 너무 많아요. 제 생각에는 실제로 오픈 마이크나 이런 신인 발굴이나 이렇게 새로운 조크를 짜는 속도에 비해 쇼가 너무 많은 거 같아.


성은

그래요? 정기적으로 쇼 하는 곳은 서울코미디클럽 밖에 모르는데…


페르난도

그것도 있고 코미디선데이도 있고.


성은

코미디선데이는 오픈 마이크랑 다르나요?


페르난도

다르죠. 거기는 이제 미리 섭외된 코미디언들이 올라가는 곳이에요. 많은 시도들이 나오고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다만 저는 아직 쇼 보다는 정말 제대로 된 오픈 마이크를 하고 싶은 거죠. 관객들에 대한 예의를 챙기는 차원에서 올라가는 사람들을 조금 정리하는 오픈 마이크 쇼도 많아요. 펀치라인스 같은. 그런 곳들이 더 분위기가 좋을 수도 있죠. 대신 닭대가리는 올라가는 사람들을 통제 안 해요. 그냥 알고리즘으로 만들어 놨어요. 규칙에 의해서. 빨리 신청하고, 먼저 신청하는 사람이 올라갈 수 있게. '이 사람들만 있으면 재미없을 텐데...' 그런 걸 전혀 신경 안 써요. 관객이 너무 재미없어서 오든 말든 그거는 오픈마이크에서 신경을 쓸 건 아니에요. 코미디언들이 편하게 할 수 있게 해주는 거에만 집중하려 해요.


성은

페르난도는 진짜 좋은 오픈 마이크를 만들고 싶어 하네요?


페르난도

스탠드업 코미디 하고 싶어서 갔더니 뭔가 서열이 느껴진다거나, 불편한 마음이 들면 안 되니까요. 이게 누가 나쁜 마음을 품어서가 아니라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서로에 대한 뭐라고 그러지? 관심이 그렇게 표출돼요. '내가 선배야~' 가 아닌, '그냥 저 친구 잘했으면 좋겠다.' 이런 의도로 하는 건데도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게 느껴질 때가 있죠. 자기 무대 망한 거 자체만으로도 힘들어 죽겠는데 또 누가 와서 챙겨준다고 이런저런 얘기하는 게... 물론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피드백하는 걸. 그런 사람들은 그냥 개인적으로 ‘성은 님 혹시 보시기에 어땠어요?’ 그러면 그냥 그때 얘기해 주는 거죠. 근데 사실 저도 남에게 조언할 때 있어요. 저도 모르게. 말하고 나면 후회해요.


성은

그럼 좋은 오픈 마이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게 필요할 것 같아요?



좋은 오픈 마이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진짜 오픈되어 있어야 돼요.
그게 제가 볼 때는 전부인 것 같아요.
오픈 돼 있고, 되게 편안하고, 언제든지 올 수 있고,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고.



성은

근데 제가 시카고의 코미디 극단 ‘세컨드 시티’ 관련한 Improv 책에서,


다양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인종과 성별, 성적 기호에 상관없이 누구나 대환영’
이라고 적힌 간판 하나 달랑 내거는 것보다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는 문구를 봤거든요. 닭대가리에서도 이곳에 더 다양한 사람이 오게끔 노력하는 장치가 있나요?


페르난도

나이 많은 사람들을 위한 코미디 오픈 마이크도 기획 중이에요. 2월에 시작할 거고, 그 외에도... 개인적인 바람일 뿐인데 일단 여성분들도 더 많이 왔으면 좋겠고 퀴어, 나이 든 사람, 어린 사람, 여러 가지 직업군에 있는 사람, 변호사 등 뭐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오면 좋겠어요.


성은

스탠드업 코미디다 보니 웃겨야 한다는 강박에 진입장벽이 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안 웃긴데도 올라가서 말하면 흥미로운 이야기들 있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더 끌어들이면 좋을 것 같아요.


페르난도

그러면 항상 이 질문을 해요.


What is funny?
무엇이 사람을 웃게 만드느냐.
그게 항상 조크는 아니거든요.


‘낙태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가 막 웃기지는 않지만 그런 것에 공감을 끌어낼 수 있으면, 그게 웃음이 될 수 있거든요. 여기가 테드톡은 아니니 너무 진지할 수는 없어요. 근데 진지한 얘기라도 웃음을 끌어낼 수 있으면, 그럼 여기서 스탠드업 코미디 아트를 같이 하는 거예요. 그게 깔깔 웃음일 필요는 없어요. 내가 5분 얘기를 들었는데 마지막에 한두 번 히히 그게 되게 재밌을 수 있는 거예요. 그걸 되게 잘하는 친구가 트래버 노아예요. 트래버 노아 같은 경우에는 어떨 때는 5분 동안 웃긴 말이 없어요. 근데도 사람이 집중해 들어요. 그리고 맨 마지막에 한마디 딱 하면 릴리스… 그리고 저는 시사를 하지 않는 코미디언이 정치 얘기하는 거는 굉장히 좋은 습관인 것 같아요. 이미 80년대 후반부터는 미국의 대부분의 시사는 코미디언들한테 많이 들었어요.


성은

우리나라는 정치색이 확실한 사람들이 주로 했잖아요. 김제동 같은.


페르난도

맞아요. 근데 너무 한쪽 얘기만 하죠. 양쪽으로 다 웃기긴 쉽지 않지만... 미국에 대부분 사람들은 코미디를 통해서 시사를 접하고 있어요. cnn이나 뉴스 아닌 SNL이나 매일 하는 토크쇼 같은 걸로. 거기서 오늘 하루 무슨 일이 있었다. 하거든요. 우리나라도 빨리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거죠. 코미디언은 뭔가를 증명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이 똥이 더럽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똥을 그냥 보여주는 거예요. 옛 다 똥이다. 어때? 별로 안 더러운데? 할 수도 있고, 똥이 더럽다는 걸 교육시키는 사람이 아니에요.


성은

'코미디언은 증명하는 사람이 아니다'를 조금만 더 설명해 줄 수 없어요.

뭔가 알겠는데 정확히 모르겠어요.


페르난도

그러니까 그런 상황이 있는 걸 보여주는 거죠. 뭐든지 판단이 잘 안 될 때는, 극단적으로 그 상황을 극화시키면 이게 좀 보여요. 뭐가 문제가 있는지. 잘 안 보이는 것도 현미경 들이대면 크게 보이잖아요. 코미디언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지금 이 사회가 어떤 이상한 말로 사람들을 억압하고 있는지를 사람들한테 보여줄 수 있는 능력.


성은

그럼 마지막으로 닭대가리 코미디 클럽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페르난도

그분들이 뭐 특별히 할 건 없고, 우리가 잘해야죠.

코미디 하는 사람이 잘하고. 저는 오히려 관심을 가져주세요 하면 코미디를 배려요.

오히려 나는 관객들한테 더 냉정하게 우리를 판단해 주세요.

재미없으면 보지 마세요. 그래야 코미디언들이 알아요.

아, 아직 재미없구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