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이 책 어때, 서평

by 하민영

흔들리는 현대인에게 철학 한 스푼

로마 제국의 16대 황제이자 스토아 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이다. 하버드대, 옥스퍼드대, 시카고대 필독 고전이라고 한다.

1800여 년 전에 쓰인 책이 지금도 읽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랍다. 책에는 우주의 원리, 자연의 이치, 죽음을 대하는 태도, 이성적이고 윤리적인 삶을 영위해 나가는 방법, 삶의 가치 평가나 동기 등 구체적인 삶의 지혜가 가득하다.

명상록은 한 번쯤 읽어야 할 필독서로서 읽어볼 수는 있지만, 끝까지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이라 구성이 조금은 지루한 편이다.

한 번은 끝까지 읽고 매일 조금씩 필사하거나 매일 한 꼭지씩 읽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주옥같은 문장이 많지만 몇몇만 간추려 보았다.




<시간이 덧없을 때>

설령 네가 삼천 년, 아니 삼만 년을 살 수 있다고 할지라도, 지나가는 것은 오직 지금 살고 있는 삶이고, 너는 지나가는 삶 이외에 어떤 다른 삶을 사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너의 인생이 아무리 짧거나 아무리 길어도, 이것은 변함이 없다.

현재라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같고 지나간다는 것도 누구에게나 같다. 지나가는 것은 언제나 순간이다. 과거나 미래가 지금 네게서 지나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뺏길 수 있겠는가.


<불행하다고 느낄 때>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난 것은 내게 불운이다”라고 말하지 말고, 도리어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났는데도 여전히 나는 현재 일어난 일 때문에 망가지지도 않고, 미래에 일어날 일도 두렵지 않으며, 이렇게 아무런 해악도 입지 않고 멀쩡한 것은 내게 행운이다”라고 말하라


<온갖 유형의 사람들이 다르게 행동할 때>

온갖 유형의 사람들이 서로 다르게 행동하는 것은 본성에 따른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일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본성과 다르게 행동하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무화과나무에서 얼얼하고 매운 즙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죽음이 두려울 때>

죽는 것은 태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신비다. 원소들이 결합되는 것이 출생이고 해체되는 것이 죽음이기 때문에, 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전혀 아니다. 죽는 것은 사고력을 지닌 존재와 부합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그런 존재의 이성과 부합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신이 너에게 네가 내일 아니면 모레 반드시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면, 너는 아주 쪼잔한 사람이라면 몰라도 하루 차이는 차이도 아니라고 여겨서 내일 죽든 모레 죽든 상관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너는 수십 년 후에 죽든 내일 죽든 그런 것은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모든 인간에게 가장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죽음이다.


<인생이 덧없을 때>

네가 알고 지냈던 사람들 중에서 이미 죽은 사람들을 하나하나 떠올려보라. 한 사람은 자신의 친구의 눈을 감겨준 후에 얼마 안 있어 자기도 눈을 감았고, 다른 사람은 그 사람을 묻어주고서 얼마 후에 자기도 묻혔다. 이 모든 일이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났다.

그러므로 올리브 열매가 다 익으면 자기를 낳아준 대지를 찬양하고 자기를 길러준 나무에 감사하며 떨어지는 것처럼, 너도 이 짧은 인생을 본성에 따라 살아가다가 인생 여정을 끝낸 후에는 기쁜 마음으로 떠나는 것이 마땅하다.

<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때>

판단을 하지 마라. 그러면 네가 피해를 입었다는 생각이 사라질 것이다. 그런 생각이 사라지면, 피해도 사라질 것이다. 본성적으로 유익한 것은 반드시 유익한 쪽으로 작용하게 되어 있다.

누가 너에게 강요하는 대로, 또는 누가 네게 원하는 대로 어떤 것을 보지 말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라.

헤매거나 주저하지 말고, 네 속에서 어떤 충동이 일어나거든 정의의 요구만을 들어주고, 네 안에서 어떤 상념이 떠오르거든 확실하고 분명한 것만을 붙잡아라.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싫을 때>

“나는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일어나는 것이다. 나는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해 일어나는 것이다.

나는 그 일을 위해 태어났고, 그 일을 위해 세상에 왔는데, 그런데도 여전히 불평하고 못마땅해하는 것인가. 나는 침상에서 이불을 덮어쓰고서 따뜻한 온기를 즐기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지 않느냐.”


<내게 어떤 능력이 있는지 고민할 때>

“내게 우주의 원리를 담고 있으며 늘 활활 타오르게 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는데, 내가 어쩔 줄 몰라하며 고민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나의 그런 판단 능력밖에 있는 모든 것들은 내가 판단할 소관이 아니다.”


<이성의 길이 흔들릴 때>

어떤 사람들이 네가 바른 이성의 길을 따라 나아가는 것을 방해할지라도, 너로 하여금 바른 행동에서 벗어나 빗나가게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네가 그들에게 질려서 그들에 대한 너의 선의를 거두게 하는 것도 할 수 없게 하라.

그들에 대한 선의를 거두고 그들에게 분노하는 것은 그들을 두려워하여 그들의 압력에 굴복해서 바른 행동을 그만두는 것만큼이나 너의 나약함을 공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좋은 것만을 구하려고 할 때>

건강한 눈은 그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보아야 하고, “나는 오직 녹색만을 보겠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그 눈이 병들었음을 보여주는 징후다.

마찬가지로, 건강한 귀와 코도 당연히 들을 수 있는 모든 소리를 듣고 맡을 수 있는 모든 냄새를 맡으려고 해야 한다. 방아에 찧을 수 있는 것을 넣으면 그것이 무엇이든 다 찧듯이, 건강한 위도 소화시킬 수 있는 것이며 무엇이든 다 소화시키는 것이 마땅하다. 따라서 바른 마음은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뻔뻔스러운 사람에게 화가 날 때>

어떤 사람이 뻔뻔스러운 짓을 저질러서 화가 날 때마다, 그 즉시 “이 세상에 뻔뻔스러운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네 자신에게 자문해 보라.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불가능한 일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네가 방금 겪은 그 사람도 이 세상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뻔뻔스러운 사람들 중 한 사람일 뿐이다.


<호의를 베풀 때>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거나 호의를 베푼 경우에는 보답을 기대한다. 포도나무가 때가 되면 또다시 새롭게 포도송이를 맺듯이, 그런 사람들도 한 가지 선행을 마친 후에는 말없이 또 다른 선행에 착수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본성에 따라 그 소임을 다할 때 그 자체로 이미 충분한 보상을 받은 것이듯이, 선행을 베풀어서 사람들을 유익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은 자신의 본성을 따라 다른 사람들이나 공동체에 유익한 행동을 할 때 이미 보상을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마르쿠스는 철학을 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철학은 우리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망각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를 호위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안내해 줄 것인가. 오직 한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철학이다.

철학은 우리 안에 있는 신성이 침해를 당하거나 해악을 입지 않게 지켜주고, 쾌락과 고통을 이기게 해 주며, 목적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게 해 주고, 거짓과 위선으로 행하지 않게 해 주며 남들이 무슨 짓을 해도 그런 것들에 흔들리지 않게 해 주고, 우리에게 일어나거나 안배된 모든 것들을 우리 자신이 기원한 바로 그곳에서 온 것으로 알고 받아들이게 해 주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죽음은 모든 살아 있는 피조물들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들이 해체되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서 기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게 해 준다.”


어쩌면 흔들리는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철학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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