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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영 May 03. 2024

엄마가 만만하게 봐도 되나? 중학 영문법

<중학영문법3800제>를 마치며

엄마의 영어공부는 가능한가요?

  

새벽 기상 미션이었던 중학생 영어문법 교재 <중학영문법3800제>를 한번 읽었습니다. 공부했다기보다는 읽었다고 해야겠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했는데 7개월 만에 한번 봤네요. 영어 문법을 안다는 의미보다는 한번 본다는 기분으로 매일 조금씩 책을 보았어요. 마치 독서를 하듯 했습니다. 일일 소요시간은 20여 분 정도였습니다.

 

책 소개를 하자면 중학생들이 필수로 보는 영어 문법책이고 2학년 수준의 책입니다. 아들이 중학생 때 보던 책입니다. 집에 있던 책으로 아들이 몇 챕터는 끄적였지만 비교적 깨끗했습니다. 아들이 끄적여놓은 부분을 볼 때는 아들 공부의 흔적을 느끼며 어떤 심정으로 공부했을까 그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책 차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1장 문장의 기초 의문문과 감탄문, 문장의 5 형식이 있습니다. 문장의 5 형식은 중학교 다닐 때 엄청 많이 외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2장은 현재, 과거, 미래, 진행, 현재완료 시제가 나옵니다. 3장은 조동사의 쓰임, 부정, 의문문, 종류입니다. must와 have to 차이를 공부했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4장은 수동태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어려운 화법입니다. 국문학자들이 지적하는 부분인데 영어에 익숙해서인지 글을 쓸 때 우리글을 수동태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글을 쓸 때 우리말은 우리글에 맞게 쓰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5장은 명사와 관사, 6장은 대명사입니다. 7장은 부정사의 명사적용법, 형용사적용법, 부사적용법 to부정사의 의미상 주어, 원형부정사입니다. 부정사도 문법적으로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문법입니다. 8장 동명사, 9장 분사, 10장 형용사, 11장 부사, 12장 가정법입니다. 동명사, 분사, 가정법도 영어 공부에서 어려운 용법입니다. 13장 비교구문, 14장 관계사가 있습니다. as 원급 as, less, than 등 비교급도 어렵고 관계대명사로 who, which, that, what 등의 사용도 외워서 알 수 있는 내용은 아닌 듯합니다. 15장 접속사, 16장 전치사, 17장 화법과 속담입니다.

 

각 장마다 소단원으로 문법이 한 쪽에 설명되어 있고 다음 쪽에는 문제 풀이가 되어 있습니다. 학습한 내용을 바로 풀어볼 수 있도록 10문제씩 출제되어 있습니다. 방금 공부한 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각 장을 마치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대비 문제가 30~60여 개 있습니다. 이 문제를 풀어봐야 제대로 아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필자는 시험은 치지 않을 거라 풀어보지는 않았습니다.

 

책은 중학교 2학년 수준이라 쉽고 익숙한 부분도 있고, 익숙한데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쉬운 듯 어렵고 어려운 듯 쉽습니다. 영어는 중학교 2학년 수준이면 된다고 하는데 막상 문제를 풀어보면 틀리거나 방금 한 내용도 기억이 안 납니다.


중학생이 아니라 늦은 나이에 영어 공부하니 좋은 점은 자주 접한 영어 덕에 문법을 모르고도 저절로 알고 있는 것도 꽤 됩니다. 예를 들면 전치사 at in on을 언제 써야 하는지 저절로 아는 거죠.

 




영어 문법을 해서 뭐 하나 하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마음을 비웠습니다.  ‘꾸준히 하다 보면 알겠지.’ 심정으로 매일 아침 기상 미션으로 했습니다.

영어 실력이 일취월장할 거라고 믿지는 않습니다. 한 장씩 풀다보다 본 쪽이 쌓이고 안 본 쪽보다 많아지니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공부란 ‘콩나물시루에 물 주기’다 생각합니다. ‘티끌 모아 태산’의 기적을 알기에 그냥 했습니다.

 

영어에 대한 갈망은 오래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성적을 위해서 필요했다면 요즘은 해외여행을 하고 영어원서 책을 읽으려면 영어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영어는 평생의 열망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세계화 시대에 영어는 필수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과거 영어 공부력을 소개하자면 언어로 영어를 잘하고 싶어서 영어 테이프를 사서 듣거나 회화책을 외우기도 했습니다. 영어 필사도 하였습니다. 아이를 육아할 때는 영어 노래와 영상, 영어 동화책도 많이 보았습니다. 엄마는 못 하지만 아이들은 영어를 잘하기 바랐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신통치는 못했습니다.

몇 년에 한 번씩 시도하는 영어 배우기는 성공한 적이 없습니다. 영어를 배우겠다는 처음 의지와는 달리 몇 개월을 지속하지 못했고, 실력은 늘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회화가 아니라 문법책을 한번 보았다고 영어 실력이 좋아질까요? 회화는 고사하고 영어책 읽기가 조금은 수월해질까요?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영어교육을 몇십 년 한 사람도 영어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영어권에서 생활한 사람은 몇 년을 영어만 파서 겨우 의사소통이 자유로워집니다. 그런데 이제 겨우 한 번 본 영어 문법책이 이후에 어떤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학생들 영어 공부하듯 외우고 읊고 해야 하는데 독서하듯 눈으로 휘리릭 본 것이라서 많은 기대는 할 수 없습니다.

예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질까요?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지금은 그동안 매일 아침 목표를 해냈다는 것에 만족하고 하루하루 조금씩 쌓이니 마칠 때가 있다는 성취감에 취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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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행복은여기에있단다_엄마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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