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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영 Mar 02. 2024

마흔에 글을 쓴다는 것

우리의 인생이 어둠을 지날 때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글을 쓰고 싶은 평범한 사람을 위한 책

 

글쓰기 관련 책은 작가마다 스타일이 다릅니다.

글쓰기 책은 아무리 많이 읽어도 작가만의 방식을 배울 수 있어서 좋습니다.

 

권수호 작가님은 #라라크루 대장님입니다.

지은책으로는 <버티고 있어도 당신은 슈퍼스타> <마흔에는 잘될 거예요> <맨땅에 캠핑>등이 있습니다. 작가님은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끌려다니던 일상이 바뀌고 눈 뜨고 잠들기까지 모는 순간이 명료해졌다고 합니다. 라이트라이팅 즉, 하루하루 살아가며 '빛나는 순간'을 발견하고 기록한다고 합니다. 특별할 것도 없고 새로울 것도 없는 일상이 글쓰기를 하면서 반짝거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어느 나이대나 글을 써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는 일이 글쓰기이다."

"글쓰기를 통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은 행동으로 행동은 삶의 변화로 이어집니다."

 

인간이 사는 동안 성장이란 죽을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면 글쓰기만큼 좋은 도구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글쓰기를 시작했는데 쉽지 않은 글쓰기 초보자를 위한 팁과 글럼프(글쓰기 권태기)가 왔을 때 극복 방법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시스템에 자기를 넣어서 사람들과 함께 쓰기를 권합니다. 잘 쓰려고 하지 말고 무조건 쓰기가 답이라고 말합니다.


글럼프가 왔을 때, 그래도 무엇이든 걍쓰고 일단 한 문장이라도 쓰라고 합니다. 그래도 안 써지 쉬어도 불안하지 않도록 하라 말합니다. 변주곡처럼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는 것이니까요.

 

2부에는 무엇을 쓸지 글감에 관한 고찰로 작가님의 예시글이 있습니다.

 작가님이 쓴 글을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작가님은 개미나 거미를 보고 이런 생각을 했구나. 진찰실이나 무인카페에서 이런 걸 배웠구나. 안대를 착용하면서도 새로운 생각을 하는구나. 어떻게 일상에서 이런 철학적 고찰을 할 수 있을까?’ 감탄이 절로 납니다. 일상에서 스쳐 지나갈 수많은 것에서 따뜻하고 행복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새벽 2시 더위에 깬 작가님.

거실에 에어컨을 틀고 자려는데 밖에 해가 들어 수면을 방해한다.

작가님은 암막커튼 대신 안대를 쓴다. 안대를 쓰고 나니 세상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 불안과 싫은 감정, 교만, 질투 위선, 비난, 욕심에도 안대를 쓰고자 한다.

“긍정적인 삶을 살겠다는 이 평범한, 그러나 실천하기 어려운 다짐을 이어가기 위해 나는 더 나은 가치에 신경을 쓰며 살아야 한다. 부정적인 감정에 빨려 들어가 허우적거리지 말고, 잽싸게 빠져나와 안대를 뒤집어쓰고 방어선을 구축하자. 매일 좋은 생각만 하며 살 수 없는 평범한 인간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쪽이 더 좋은 방향인 것 같다.

(나쁜 것들로부터) 눈을 가렸더니 행복해졌다.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생각만 하기. 그렇지 않은 것들은 나에게 닿기 전에 살포시 차단하기. 오늘 밤에도 안대를 쓰고 자야겠다. 비싸지도 않은 안대가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다시 보니 안대에 '스마일'표시가 붙어 있다. 그래. 세상은 험하지만 나는 웃으며 살고 싶다. 스마일. <169쪽>

 

 

태풍이 지나간 가을 산책을 하던 작가님.

거미를 발견한다. 거미는 거미줄에 나뭇잎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 먹이인 줄 알고 달려간다. 그러나 허탕이다. 거미줄 앞에 선 작가님

인생은 허탕의 연속이다. 삶의 대부분은 크고 작은 허탕으로 채워진다. 시도하고 허탕 치고, 또 시도하고 또 허탕 치고. 허탕은 나쁜 것이 아니었다. 거미 덕에 허탕의 의미를 다시금 따져보고 있다. 중략 <183쪽>

우리는, 허탕을 많이 쳐야 한다.

때로는 운동을 위해, 때로는 소재를 찾으려고 걸었던 점심 산책에서 매번 허탕을 치다 이제야 귀한 글감을 만났다. 그동안의 허탕은 오늘을 위한 오늘을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문득 글쓰기가 즐겁다. 빡빡한 일상을 빠져나와 주변으로 눈을 돌리고, 별것 아닌 소중함을 마주하는 이 순간이 나에게는 매우 큰 축복이다. 어디 나만 그럴까. 종류는 다르겠지만, 모두가 이런 '찰나의 행복'을 위해 매일매일 허탕 치며 사는 거 아니겠나.

거미처럼 살고 싶다. 바람이 불어와 집에 구멍이 뚫리더라도, 비가 내려 끊어지더라도, 먹을 수조차 없는 나뭇잎이 걸리더라도 묵묵히 거미줄을 치고 있는 녀석처럼 말이다. 나의 글도 그랬으면 좋겠다. <184쪽>

 



한때 개그맨을 꿈꿨다는 작가님. 작가님 글이 재밌다고 말하면 최고의 칭찬으로 안다는 작가님.


책은 재밌다. 술술 넘어갑니다. 쉽고 편하게 읽는 글쓰기 책을 찾는 사람,  글을 쓰고 싶은 사람 누구에게나 좋은 책이 될 것입니다.




 

#라라크루

#딸아행복은여기에있단다_엄마에세이

#간호사무드셀라증후군처럼_간호사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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