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자서전 쓰기 프로젝트
프롤로그(prologue)란 책의 머리말이라고도 하고 서문이라고도 한다. 서문은 작품에 대한 소개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책의 집필 동기나 배경, 책 내용 개괄, 글을 쓸 때 도움을 준 사람에 대한 감사 인사등을 쓴다. 프롤로그에 담길 내용도 원칙은 없으며 작가가 원하는 내용을 담으면 된다. 프롤로그의 분량도 작가의 마음대로 쓰면 된다. 길든 짧든 상관없다. '백범일지' 서문은 12줄 정도로 짧지만, 유시민의 '나의 한국현대사'는 6쪽으로 꽤 길다. 프롤로그의 길이도 다양하고 형식과 내용도 작가마다 다 다르다. 따라서 프롤로그는 형식과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작가가 자유롭게 기록하면 된다. 어느 책이나 서문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이나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찾아서 읽고 작성하면 된다.
<나의 인생 이야기 자서전 쓰기>에서는 프롤로그에 담을 내용으로 다음을 제시했다.
1. 자서전을 쓰게 된 동기
2. 자서전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3. 취재, 집필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4. 어려웠던 점과 즐거웠던 덤
5.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
6. 감사 인사를 전할 대상과 인사말
<나의 인생 이야기 자서전 쓰기>에는 예시 글(141~114쪽)이 있으니 참조하여 작성하면 어렵지 않게 작성할 수 있다. 하나만 글모임에서는 자서전을 쓰게 된 동기, 자서전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등을 중심으로 쓰기로 했다.
자서전을 본격적으로 쓰기 전에 작성하는 프롤로그이다 보니 하고 싶은 말도 많았다. 자서전을 쓰게 된 배경을 정리하고, 리더로서의 마음가짐도 다졌다. 자서전 쓰기 의미를 작성하고 나니 자서전을 꼭 쓰고 싶어졌다. 프롤로그를 작성할 때는 자서전을 완성하여 출간을 앞두고 있다고 상상하면 훨씬 수월하다. 프롤로그를 쓰고 나면 자서전이 손안에 이미 있는 것 같아 마음까지 설렌다.
<프롤로그>
함께 하는 힘으로 완성한 자서전
자서전 쓰기는 글모임 하나만에서 프로젝트로 진행하였다. 하나만 회원인 행복숲님은 모임에 처음 들어올 때 자서전을 쓰고 싶다고 했다. 하나만에서는 3년간 일기 쓰기를 같이 했고, 블로그 쓰기도 1년 넘게 지속하고 있으며, 문집을 발간하여 출판 경험도 했다. 그동안 글쓰기를 통해서 글쓰기에 대한 부담이 사라졌고, 글을 발행하는 어려움이 줄어들었다. 일기 쓰기로 자기 치유와 정화 효과를 거두었고, 블로그 쓰기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글을 보여주는데 부끄러움이 사라졌다.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었으며 소소하고 작은 성취감도 맛보았다. 3년간 함께 한 글쓰기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도 새로운 시도를 해도 될 만큼의 연습은 되었다.
자서전 쓰기는 처음이라 어떻게 써야 할지 몰랐지만 시중에 출간된 책들이 많아서 좋은 길잡이가 되었다. 하나만에서 함께 하는 일이니 해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혼자라면 마음만 있을 뿐 시작도 못하거나 시작했더라도 중도에 포기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 어렵다는 이유, 지금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 등을 들어 중도에 그만둘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여럿이 함께라 빠져나갈 길이 없었다. 글이 잘 안 써지고 게으름을 피우고 싶을 때는 과제를 수행한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기도 했다.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회원들의 글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되었다.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모를 때는 회원들의 글을 보며 방향을 찾았다. 하나만 회원의 어깨에 기대어 나아갔고, 서로의 응원에 힘입어 마음을 다잡았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혼자보다는 함께 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다. 집단의 힘이 확실히 성공적이다.
시작은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시작했으나 연보와 연표를 작성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프롤로그를 작성하면서 자서전 쓰기가 나를 돌아보고 나를 이해하며 나를 사랑하는 나를 위한 작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백세인생에서 반환점을 돌아온 시점에서 지난날을 회고하는 일은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 중요한 작업이라는 것을 알았다.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를 어떻게 살 것인지와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할지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길어진 노후와 약해진 노년의 시간에 대한 막연한 불안보다는 미래를 위한 준비로 감상적인 회고를 넘어서 입체적이고 총체적으로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회고의 과정을 통해서 앞날을 내다보고 현재 무엇을 준비할지 설계할 수 있었다. 행복한 노년을 위한 준비로 자서전 쓰기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자서전에는 출생부터 어린 시절, 학창 시절, 대학생활 등을 통해 배우고 익힌 것을 기록했다. 사회생활, 결혼과 출산, 육아와 교육, 아이들의 성장, 중년기 등을 회고하였다. 즐겁고 행복했던 일, 삶의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성과뿐만 아니라 어렵고 힘들었던 점, 아쉬움과 미숙했던 일, 실수와 실패 등도 솔직하고 담대하게 기록했다. 가능한 사실에 입각하여 기록하려 애썼다.
인생은 찰나와 같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아직도 마음은 청춘인데 벌써 오십 대 중반이다. 동고동락했던 친구들은 몇몇을 빼고는 멀어지고 부모와 형제 중 일부는 떠나기도 했다. 흐르는 물처럼 빠져나간 세월이 아쉽고 붙잡을 수 없어서 안타깝다. 자서전을 쓰면서 다시 깨달은 것은 인생이라는 여행은 삶 자체가 선물이라는 것이다. 매 순간이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고, 매일 눈을 뜰 수 있어서 다행이며, 여기 함께 하는 모든 것이 감사한 일이라는 것이다. 알면서도 잊고 살고, 잊고 살다가도 또다시 깨닫는다.
자서전은 나를 위한 글쓰기이지만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엄마의 삶이 궁금할 때 읽었으면 좋겠다. 엄마의 삶에서 아쉬운 점은 아쉬운 대로, 자랑스러운 일은 자랑스러운 대로 아이들에게 반면교사가 되기를 바란다. 모쪼록 옛날이야기를 듣듯 재미있게 읽어주길 바란다. 잠이 오지 않을 때 엄마의 옛날이야기를 벗 삼아 잠들기 바란다.
길잡이가 되어 준 여러 선대 작가님들이 없었다면 자서전 쓰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시공간을 넘나들며 책을 만나게 해 준 선대 작가님과 출판사에 감사한다. 특히 교재로 사용한 조성일, 백범 김구, 유시민, 벤자민 프랭클린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자서전 쓰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하나만 회원들께도 감사드린다. 함께 해준 행복숲, 혜령, 니아, 달팽이천사, 어게인채, 정아님이 있어서 자서전을 완성할 수 있었다. 우리는 역시 시작하면 끝을 보는 사람이다. 끝으로 항상 곁에서 지지해 주고 응원해 준 남편, 딸과 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25년 5월 31일
하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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