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는 진달래답게 피고

자서전 함께 쓰기 프로젝트

by 하민영

<에필로그>


진달래는 진달래답게 피고,

민들레는 민들레답게 피면 된다.

- 법정스님 -



기억 파편을 모아 삶을 돌아보며 자서전을 써 내려갔다. 처음에는 생각나는 대로 나만의 노트에 썼다. 어느 부분은 선명하고 또 어느 부분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 점도 있었다. 내용을 정리하여 브런치에 업로드했다. 나만 보는 자서전이 아니라 독자가 있는 자서전으로 남겼다. 처음 쓰기 시작할 때는 막막했으나 어떻게든 한두 줄 쓰다 보니 어느새 완성되었다. 미흡한 부분은 추후에 더 보충하기로 하고 50여 년의 인생 자서전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자서전 쓰기는 나를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이었다.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과거의 생각은 무엇이었으며, 어떤 철학을 가졌는지 살폈다. 어려움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극복했는지도 알아보았다. 나를 추동하는 힘은 무엇이었는지 한계는 어떤 것이었는지도 생각했다. 과거 남아 있던 상처나 해묵은 감정도 있었고, 사랑하고 감사할 일도 있었다. 전체 삶에서 군데군데 어려움은 있었지만 잘 극복하였고, 힘들었던 점보다는 좋았던 일이 더 기억에 남았다. 삶의 과정에서 좋은 것은 좋은 것대로, 아쉬움은 아쉬움대로 남기기로 했다. 과거는 훨훨 툴툴 ~~ 날려버려~~


자서전 쓰기는 과거를 회고하는 것에만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삼게 되었다. 자서전을 쓰며 자신의 강점과 단점, 철학과 가치관을 살펴봄으로써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도 설계하게 되었다. 과거를 되돌아보며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좋은 점들은 잘 발전시켜 가기로 했다. 나를 추동하게 했던 것 중 가장 큰 것은 사랑이었다고 감히 말하련다. 정의, 의미, 가치 등은 사랑의 출발이었다. 사랑은 나를 뛰어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나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 다수 대중을 위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부분도 있다.

불안이나 걱정도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었다. 부정적이라고 여겨지는 두려움 때문에 미래를 준비하고 대비하며 공부하고 아끼며 사랑했다. 부정적인 것 속에 긍정성이 있었다. 차별받는 것이 싫어서 평등세상을 꿈꿨고,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것 대신 민주적인 방식을 선호했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믿고 도전했고, 끈기와 인내를 가졌으며, 용기 낼 수 있었다.

아직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오십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과거와 비슷한 불안과 걱정이 있다. 이전의 삶이 만만치 않았던 것처럼 이후의 삶도 그에 못지않을 것이다. 하지만 미래에 어떤 두려움이나 어려움도 이겨내 갈 자신이 생겼다. 이후 삶도 사랑하고 감사하며, 사람들과 협동하고 나누며, 보다 자유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련다. 건강하고 지혜롭고 당당하게~~~


자서전은 자녀에게 엄마의 삶을 보여 줄 유산으로서 충분한 선물이 될 것 같다. 자녀들이 그때 엄마는 어땠느냐고 물으면 '~라때는 말이야'라고 말하지 않고 '쓱' 이 자서전을 건네면 될 것 같다. "엄마가 살면서 가졌던 어려움과 극복 방법, 용기와 노력, 끈기와 인내, 사랑과 열정을 이 책에 담았어!"라고 말하며.


더불어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자서전 쓰기를 권한다. 자서전을 쓰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자서전 쓰기 좋은 시기는 어느 때든 어느 나이 든 좋다. 특히 삶의 전환점을 찾고 있는 사람들, 과거 속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 은퇴와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써보기 바란다. 또 다른 지혜의 눈을 갖게 될 것이다.





자서전 쓰기는 하나만 회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자서전 쓰기를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함께 쓰기를 권한다. 혼자서 쓰기에는 고달픈 작업이다.

자서전 쓰기는 하나만 회원 중 한 명이 '자서전 쓰고 싶다'는 작은 소망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일기 쓰기, 블로그 쓰기, 책 쓰기는 해 보았으나 자서전 쓰기는 처음이라 어떻게 써야 할지 몰랐다. 몇 권의 책을 읽고 토론을 하고, 방향성을 잡았다. 자서전에 참고할 만한 자료로 경력증명서, 졸업증명서, 주민등록초본 등을 발급하고, 어린 시절 사진, 학창 시절 사진, 졸업 앨범 등을 뒤졌다. 사진첩에 모아 둔 의미 있는 사진을 찾아내고 오래된 일기장도 펼쳤다. 연보와 연표를 작성했고, 자신의 일대기를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자서전을 왜 쓰려고 하는지 자서전 쓰기의 의미는 무엇인지도 생각했다. 자서전을 다 썼다고 상상하며 프롤로그도 작성했다.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시작했으나 자서전 쓰기 준비 과정을 통해서 반드시 자서전을 꼭 써야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본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매달 자서전 주제 네 가지 정도를 정했다. 한번 쓰면 후루룩 써지다가도 한동안 멍하니 글을 쓰지 못할 때도 있었다. 어떤 회원은 과거의 상처가 올라와서 울기도 했다고 한다. 과거 오류나 부끄러운 일에는 후회했고, 자신의 성취와 좋은 결과에는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가족과 지인에게 '고맙다'거나 '미안하다'는 말을 건넸다. 글쓰기 방식은 연대기로 쓰면서 의미 있는 주제를 추가로 배치했다. 출생, 유아기, 학창 시절, 대학, 이십 대, 삼십 대, 사십 대, 오십 대 이런 순으로 써나갔다. 대학, 결혼, 출산 등 생의 전환점이나 의미 있는 일은 좀 더 깊이 있게 다뤘다.


한 달에 두 번은 온라인에서 만나 각자 자신의 자서전을 낭독하며 공유했다. 자서전을 공유하면서 모두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었고,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회원들이 살아온 인생에 감명받고 같이 울기도 했으며 때로는 위로받았다. 쉬운 인생은 하나도 없었다. 나만 힘들고 나만 애쓰고 사는 줄 알았더니 모두가 나름의 고통과 아픔, 어려움이 있었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살았음을 알 수 있었다. 열심히 살아온 모두에게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법정스님 말씀대로 '진달래는 진달래처럼 피고, 민들레는 민들레처럼 피는 것'처럼 각자 자기 색깔대로 살아온 인생에 경외감을 갖게 되었다.


자서전 함께 쓰기 프로젝트에 동참해 준 하나만 회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하나만이 있었기 때문에 자서전 쓰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아울러 '좋아요'를 눌러주시고 읽어주신 작가님과 독자님께도 감사드린다. 덕분에 힘을 내고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자서전 쓰기를 마무리하고 조만간 새로운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나만 #라라크루

#딸아행복은여기에있단다_엄마에세이

#간호사무드셀라증후군처럼_간호사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