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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잡이 JINI May 18. 2024

툇마루

삶을 위한 기도 _ 기억하고 싶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저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자

초가지붕 밑으로 

조그마하니 뻗어있던

툇마루에 나와 앉아 낮잠을 잔다.

뒷마당으로 나와 있는 굴뚝으론

저녁밥 익는 연기가 피어나고,

외양간의 소들은 식사시간이 되었음을

그들만의 언어로 알린다.

"음~~ 머~~"


부엌에서는 군불을 지피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수건을 머리에 둘러싸고,

겨우내 짜 입은 털옷을 입으신 채

저녁을 짓고 계신다.


스산해지는 초저녁

나는 꿈인지도, 현실인지도 구분을 못한 채

저녁밥 먹으라는 어머니의 서두르는

재촉에 툇마루에서의 잠을 깬다.


꿈이었을까...?


반질반질하게 윤이 나도록 달은 툇마루의 끝

언저리에 앉아 있노라면

무수히 많은 시간의 흐름이 느껴진다.

부드러운 나무의 촉감과

향기로운 나무의 내음이 좋다.


이 되면 따스한 들판에 냉이를 캐러

대나무 바구니를 들고 논 뚝으로 나가곤 했지.

냉이의 은은한 향이

봄의 시작을 알렸고,


냇가에서 물놀이의 시작이

더운 여름을 알렸다.


추수의 뒷녁에 메뚜기를 잡아

간장조림으로 튀겨 먹곤 했다.

가을의 서늘함을 지나,


철사를 대어 만든 썰매를 타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돼지 오줌보에 힘겹게 바람을

불어넣은 공을 차느라

하루해가 가는 줄도 몰랐던

추웠던 겨울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그렇게, 세월이란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지난날의 어린 시절 추억을 생각할 때면

나는 어김없이 시골집 툇마루에서

따스한 봄볕을 맞으며

곤히 낮잠을 자던 시간으로 돌아가곤 한다.




추억을 마음에 담고,

기억하고자,

어린 시절 추억을 적어 봅니다.


- jini's sto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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