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의 성장 일기
교실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언제나 예측 불가능합니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위탁 학생들은 예민한 시기인 만큼, 작은 갈등도 큰 싸움으로 번지곤 하죠. 소풍을 다녀와서 한 달이 지났을 때였을 겁니다. 교실에서 벌어진 두 남학생의 싸움은 저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되었습니다.
사소한 말다툼으로 시작된 싸움은 순식간에 주먹다짐으로 번졌습니다. 아이들의 거친 숨소리와 고함, 그리고 부딪히는 소리는 교실을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저는 급히 달려가 아이들을 떼어놓고, 흥분한 아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분노의 그림자, 그 속에 숨겨진 상처
싸움을 말린 후, 저는 두 학생을 따로 불러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이들은 서로에게 쏟아냈던 격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여전히 날 선 말을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눈빛에는 분노뿐만 아니라, 깊은 상처와 후회도 담겨 있었죠. 뭐... 한 번쯤 싸워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싸움이 끝나면 항상 후회가 남기 마련입니다.
아이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서로에 대한 오해와 서운함을 이야기했습니다. 싸움이라는 것이 항상 그렇듯이 사소한 오해가 쌓이고 쌓여, 결국 감정의 폭발로 이어진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과 행동을 주고받은 것에 후회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그것도 남학생들이 눈물을 보인다는 것은 솔직히 좀 의외였습니다. 그만큼 아직은 순수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다그치고 혼내기 보다는 이야기를 들어주며, 감정을 공감하고 위로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오해를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은 저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마음을 열고 서로에게 그동안 쌓였던 말들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화해의 무지개, 갈등을 넘어선 성장
속에 있던 말들을 모두 꺼내 오해를 풀며 아이들은 서로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화해의 악수를 나눴습니다. 굳었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고, 교실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죠. 아이들은 싸움을 통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싸움 이후, 서로에게 더욱 친절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작은 일에도 서로를 챙겨주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함께 고민하며 해결책을 찾아나갔습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면 약간 낯간지럽기까지 하더군요. 그래도 보기는 좋았습니다. 아이들은 싸움을 통해 더욱 성숙해졌고, 서로에게 든든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싸움을 통해 갈등을 극복하고,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요즘 무서운 범죄를 저지르는 학생, 나쁜짓만 골라서 하는 학생 등 뉴스에 나오는 학생들 때문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 사라지는 소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저에게 갈등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잘 마무리 되었을 때 이야기겠지만요.
함께 만들어가는 성장 일기
교실에서 벌어진 두 남학생의 싸움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은 싸움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며 한층 성장했고, 저는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며,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은 앞으로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인생을 살면서 다양한 갈등과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번 싸움을 통해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조금이라도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하고 더욱 성장해 나아가길 바랍니다.
교실 안에서 벌어지는 작은 사건들은 하나하나가 모두 아이들의 성장 일기라고 할 수 있죠. 아이들은 매일매일 새로운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꿈을 향해 노력합니다.
이런 아이들의 노력이 허사가 되지 않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사회에 나왔을 때 좌절과 실망이 아닌 꿈을 향해 이루고자 하는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더 노력해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