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야의 근황입니다. 얼마 전부터 뽀야는 신장 기능이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백내장 때문에 안타깝게도 시력을 잃고 말았죠. 처음에는 이곳저곳 부딪히며 보행이 꽤 어려웠습니다. 냄새만으로도 충분히 잘 다닐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갑자기 보이지 않게 됐으니 아무리 후각이 뛰어난 강아지라도 쉽지만은 않았겠죠.
개인적으로 아픈 가족 옆에서 유쾌함을 잃지 않는 힘이 가장 큰 위로가 될 거라 믿기 때문에 뽀야를 연민하거나 한숨 쉬는 태도로 바라보진 않았습니다. 두려움이나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 뽀야가 후각 보행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했죠.
그래도 다행인 건 항상 유쾌했던 뽀야가 그 활발함을 잃지 않고, (귀엽게도) 앞다리를 뻗어가며 걷는 기지를 발휘해 결국 부딪히지 않고 다니는 법을 터득했다는 것. 그리고 벽을 긁어 저를 부르는 방법을 알게 됐으며 팽팽하게 줄을 당겨 저와 연결됐다는 시그널을 이용해 산책을 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정말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그래도 결국은 살아가게 되는 모양입니다. 좋아하는 시가 있습니다. 뽀야 역시 어떤 연민 없이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난 자신에 대해 연민을 느끼는 야생의 것을 본 적이 없다. 겨울 나뭇가지 위에 얼어 죽어 떨어지는 작은 새 조차도 자기 자신을 동정하지 않는다." Self-Pity D.H. Law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