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제 강아지 뽀야에 대해서 말이죠. 아마도 5년 정도가 지난 것 같습니다. 제가 힘들었던 어느 시절에 뽀야에 대한 글을 쓰며 제 마음을 위로했었던지라... 다시금 이렇게 글을 쓰는 지금 그간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건강한 힘으로 이 글을 쓰기까지 고군분투했던 5년의 시간이 말입니다.
어쩌면 조금 무서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뽀야가 혹시 하늘나라로 가는 건 아닐까. 지금 이런 기록을 다시 시작하는 건 너무 늦어버린 건 아닐까. 어쨌든.
뽀야는 그 사이 14살이 되었습니다. 1년 전 즈음부터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노환 때문은 아니고 스케일링을 하다가 구강 마취 부작용이지만) 산책 중에 뛰는 일이 적어졌습니다. 동공의 색이 희미해졌고 잠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다행인 건, 뽀야답게도 활력은 여전하고 유쾌하며 여전히 건강하고 까만 코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침을 역이용하여 대화를 하고 (이를테면 기침으로 밥을 요구한다거나) 소형견답지 않은 중성적인 목소리로 월월월 짖곤 합니다. 앞발 댄스를 추고 여전히 왕성한 호기심으로 산책을 합니다. 여전히 애기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곤 하죠.
뽀야의 14살을 기념하며. 짧지만 소식을 남깁니다. 그리고 또다시 글을 쓰려고 하는 내 고군분투의 결과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뽀야 소식을 꾸준히 남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보기만 해도 흐뭇한 뽀야가 있고 제 에너지가 점점 좋아진다면 차차 뽀야 이야기를 이어갈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러길 바랍니다. 뽀야와 저는 그렇게 5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