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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ephantmatch Production May 21. 2022

2022년 5월 21일 토요일

5월 21일 토요일. 지금은 새벽 한 시지만 엄밀히 말하면 날짜가 바뀐 것이니 지금의 날짜를 먼저 적는다. 달력이라는 것 기준으로 봤을 때 난 20일 9시에 잠이 들어 21일 새벽 1시 30분. 강아지의 보챔에 눈을 떴다. 이런 경우, 요즘은 통 다시 잠들지 못하고 하루가 시작된다. 그래도… 지금은 어제의 기운이 여태 남아있다. 아직 야근을 하고 있는 사무실 불빛, 배달을 끝내지 못한 트럭 기사의 화난 경적 소리, 아직도 시끄러운 도로의 차 소리. 아직도 어제의 일이 작동 중인 도시는 시간의 문턱을 끝내 넘지 못한다. 당신이여. 난 지금 뭔가에 쫓기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 실체를 나로선 아직 잘 모르겠다. 난 퇴사 후 한동안 이런 식의 고난을 겪고 지냈다.

*

난 사람을 모으는데 항상 실패하곤 한다.

*

오늘 아침 포리지라는 요리는 실패하고 말았다.  

*

미용실에서는 잠이 왔다. 약을 먹은 탓에. 손님으로 온 갓 돌 지난 아기의 부모는 자기 아기에 대한 자랑이 대단했다. 모두가 그들의 아기를 볼 거라 확신하는 거 같았지만 내가 보는 모든 직원들은 억지로 이쁘다 이쁘다를 연발하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이 마치 비현실적인 영화를 보는 듯했다. 잠이 왔다. 약을 너무 많이 먹었다. 반면, 그들은 활기차고 기뻐 보였다. 아빠가 아이를 휘이이 하면서 하늘로 들어 올렸다. 아이를 안고 음악에 춤을 췄다. 그러면 그 모습에 만족한 엄마는 마음에도 없는 소리로 ‘아 피곤하다 정말’ 이란 말을 했다. 그들은 이곳을 장악했다. 우월했다. 연출은 꽤 즐거웠던 것 같다. 그들이 나간다. 아마도 돌아가는 차 안에서, 구경해주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그들은 혹시 우울해지고 조용해지진 않을까 생각했다. 그들의 외출은 뭔가 작위적인 느낌이 드는 아쉬운 연극 같았다.      

*

저녁엔 술을 마셔야겠다. 약을 먹으면서 술을 참아왔다. 그게 옳지. 그런데 그냥, 옳고 그름이 지겹다 오늘만큼은. 당신이여. 난 지금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겨낼 거라 믿어보지만 힘이 부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세상은 항상 이렇게 공평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완벽한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부자건 가난한 자건 누구에게나 불행은 그들의 시간 속으로 스며든다. 어쩌면... 행복은 허상일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생각되는 것이다. 행복은 믿음이고 의지다. 행복은 그런 종류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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