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

행복이란 무엇인가. 그건 일상에서 느껴지는 펀더멘탈이다. 가끔 가는 식당이나 기념일의 이벤트에서 느껴지는 흥분감이 아니라 해 질 녘의 뿌듯한 기분, 사랑받는다는 안도감, 순조로운 하루의 만족감 같은 것이다. 그건 체질로 만들어지고 사건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다. 그건 자신이 몰두하는 것과 가치를 두고 있는 기준점의 일이다. 불 꺼진 거실에 앉아, 이른 오후 어질러진 물건들을 바라보며 이 생각을 한다. 나는 행복한가. 난 기쁘게 저녁을 지어먹을 아름다운 힘이 있으며 이 콘크리트 공간을 행복으로 채울 건강한 감정이 있는가. 그건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내가 쟁취하는 것인가. 세상이 불행하다고 하는 말들을 자주 본다. 주위에 무례한 사람들과 이기적인 행동들. 분노를 섞어 경적을 울리는 사람들과 허울 좋은 말들로 사람을 속이는 동료들. 이런 환경에서의 행복이란 무엇인가. 나도 모르겠다. 단지 깊게 고민해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