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그렇게 지나갔다. 글쎄. 창밖으로 어느 건물 벽면에 천조각이 나부낀다. 흐린 바람. 흠...
알래스카 같은 차갑고 어두운 바람은 잿빛이고 도시의 풍경은 각자의 창문 속으로 숨어버렸다.
글쎄.
‘이제 우린 밖으로 나갈 순 없는 일인가’
당신이 말했고 나는 의자에 앉아서 듣기만 했다.
저 건물 위에 안테나 보이지? 그걸로 듣고 바깥세상을 창문 속으로 들여오는 거야.
그럼 저건 더듬이다! 배시시 웃는다. 차를 마시고 소파에 눕는다.
난 거대한 회색 빌딩. 아니, 벌레 한 마리를 본다.
더듬이. 붉은 안테나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