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긷는 사람

마르지 않는 마음

by 아토

그는 나에게
물이 부족해 보인다고 하였다.
끝없이 이어지는 생각의 고리 속에서
타오른 열에 모든 것이 증발해 버린 듯
불면의 밤을 겪고 난 뒤엔 항상
바짝 메마른 살갗만이 남아있었다.

그는 나에게
밤낮으로 물을 길어다 주었다.
양 어깨에 진 물동이의 무게에 짓눌려
자기가 파묻히는 줄도 모르고
그저 묵묵히 물을 길어다 주었다.
바보같이, 우직하게, 하염없이.

그를 파묻히게 만든 건
애꿎은 물동이들이 아니라,
깊게 뿌리내리지 못했던 나였음을
너무 뒤늦게 깨닫는다.




https://m.youtube.com/watch?si=5Otg9E2udEDVjHVO&v=j7G3aRd0KWk&feature=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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